성숙된 국회 모습이 그립다
성숙된 국회 모습이 그립다
  • 하종숙 기자
  • 승인 2008.10.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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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년 칼럼] 본보 편집국장

2008년 10월 9일.
정권이 바뀌고 7개월이 지나는 동안 일대 회오리가 휩쓸고 지나간 자리 마냥 그런 황량한 기분이 드는 아침이다.


새 정부가 출범해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다방면에 걸쳐 새 부대에 담으려는 의지가 강력하게 돋보이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일게다. 어느 누가 정권을 잡든 간에 아마도 이는 불가피한 선택이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유독 실감할 수 있는 곳이 국정감사 현장이다.
여당과 야당 서로 한 치의 양도도 없이 치열한 기 싸움에 이미 정책감사는 물 건너 간 것 같다. 그러나 결코 그리 되어서는 안 될 일이기에 지면을 통해 국회 상임위원회 감사위원들의 분투를 주문하고자 한다.


특히 국토해양위원회는 더욱 그렇다. 국민생활과 가장 밀접한 주택과 부동산, 도로,철도 등 사회간접자본 시설, 교통, 해양정책 등 대다수 서민들의 삶과 직결되는 사안들을 놓고 대 정부 견제를 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가 소홀해서는 안 된다는 시대적 사명감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피감기관 역시 과거의 시종일관 '모르쇠'  또는 무성의한 자세에서 벗어나 진정 국익을 위한 정책감사임을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에게 확인시켜주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번 국감은 여야 간 정쟁대결 구도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중론이다. 그도 그럴것이 지난 두 정권 동안 깊숙이 자리잡고 있던 굵직한 문제들이 도마위에 오를 채비를 끝냈을 것이며 이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야당의 집중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결국 상임위별 국감이 정치적 계산에 의해 상당수 퇴색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실정이긴 하나 서민생활의 근간인 기초적인 문제들은 이번 국감에서 산뜻하게 매듭을 지어 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국토위는 특히 두 개 부처가 통합되면서 거대한 조직을 20일이라는 짧은 시간내에 감사를 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그저 시간 없어서 업무보고만 받고 끝낼 국감이라면 차라리 조용한 때 정책질의를 통해 수시감사를 해도 부족함이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하루에 7개 기관을 감사해야 하는 스케줄로 진정 내실있는 감사를 할 수 있겠는가?
그냥 피감기관장 얼굴 한번 보고 보고받는 것으로 만족해야 하는 식의 국정감사는 그 누구에게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30여명의 의원들이 질의를 하는 시간만 해도 하루가 간다. 진정 알찬 감사가 되기 위해선 일문일답식의 진행이 돼야 하는데 일방적으로 질타하고 일방적인 답변으로 일관하고 있는 작금의 국감 방식… 이제 벗어나야 할 때다.


피감기관 대상은 중앙부처 및 산하 투자기관 정도로 국한하는 것이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국정감사로 승화되지 않겠느냐는 것이 대다수 국민들의 판단일 것이다.


앞으로 피감기관 선정에 있어서도 대상기관만 늘려 놓을 게 아니라 양적 보다는 질적으로 국정감사에 임하는 편이 훨씬 효율적이라는 지적을 하고 싶다.


제18대 정기국회 국정감사에 즈음하여 전문기자로서의 느낌과 기대는 사뭇 다르다.


지금까지 한건주의에 물들어 확인되지 않은 정보와 사실왜곡으로 온 사회를 혼란속에 빠뜨린 경우를 지겹도록 봐 왔다. 이제 국민, 정치, 사회, 문화 등 전반적으로 생각과 시각의 판단기준이 확 달라졌다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아무튼 2008 국정감사는 비록 짧은 기간 동안이지만 여야가 최선을 다 한 값진 감사였다는 사실이 국민 대다수로부터 평가받길 기대한다.
knk@cdaily.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