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정자교 붕괴… 시설물 유지관리업 부활 시급”
“분당 정자교 붕괴… 시설물 유지관리업 부활 시급”
  • 신용승 기자
  • 승인 2023.04.12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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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김병욱 의원 (국토교통위원회 , 더불어민주당 성남분당구을)주최, '노후 시설물 안전 확보 긴급 토론회'

■ 진행-정지승 한국구조물유지관리공학회 부회장
■ 주제발표-최명기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교수
■ 전문가 토론-가나다 順
김광년 국토일보 편집국장
김양중 PS 특수건설기술연구소 대표이사
유덕용 국토안전관리원 호남지사 지사장
이재훈 한국교량및구조공학회 회장
조경식 토목구조기술사회 회장
사진 좌측부터 김광년 국토일보 편집국장, 유덕용 국토안전관리원 호남지사 지사장, 정지승 한국구조물유지관리공학회 부회장, 최명기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교수, 김병욱 국회의원, 이재훈 한국교랑및구조공학회 회장, 김양중 PS 특수건설기술연구소 대표이사, 조경식 토목구조기술사회 회장.
김병욱 국토교통위원회 위원.
김병욱 국토교통위원회 위원(더불어민주당 분당구을).

김병욱 의원 “30년 지난 분당 신도시 재건축 속도 높일 것”

[국토일보 신용승 기자]지난 5일 경기 성남시 분당 정자교 보행로 붕괴사고로 행인 2명이 탄천으로 추락, 1명이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김병욱 국토교통위원회 위원(더불어민주당 분당구을)은 11일 국회의원회관 제9간담회실에서 사고와 관련 노후시설물 안전 확보 긴급 토론회를 개최, 각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발 빠르게 청취했다. 

김병욱 위원은 인사말에서 "경기도는 노후교량 비중이 28%로 전국에서 가장 높다"며 "천당 아래 분당이라는 명성에 걸맞도록 30년이 지난 분당 신도시의 안전진단과 재건축 논의의 속도를 올려 살기 좋은 도시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또 “안전진단 B‧C 등급도 붕괴되는 현상이 일어나는 만큼 등급에 대한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 마련과 함께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법 제도 개선과 예산의 뒷받침이 필요하다”며 “급격한 도시화 속에서 수십 년 전 건설된 건축물은 위험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점검 및 진단 그리고 유지‧관리에 좀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최명기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교수.
최명기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교수.

  "예산 일정비율 의무적 확보해 안전 투입해야"

▲최명기 교수-정자교 붕괴와 같은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 먼저 시설물 안전점검·진단 등의 예산 확보 및 저가수주 방지가 선행돼야 합니다.

관리주체가 공공인지 민간인지를 떠나 법적으로 예산을 확보할 수 있는 장치 마련이 시급합니다.

예산 확보를 위해선 기관의 장 또는 의회의 승인이 필요한데 이들은 고용, 복지 등 생산성 위주의 가시성 있는 정책에 예산을 집중 투입하고 가장 중요한 국민 안전은 보여주기식의 행정으로 방치하고 있습니다.

만약 성남시 1년 예산이 100인 경우 그중 몇 프로를 실제 안전 관련된 예산으로 의무적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합니다.

다음으로 안전점검 및 진단 실시 대상과 시기를 단축하는 등 안전관리 평가 제도에 대한 내실화가 필요합니다.

현재 시설물 안전법은 2종·3종 시설물의 안전진단에 대해 손을 놓고 있는 상황이지만 앞으로는 이러한 시설물에 대해서도 정밀안전진단을 의무화해야 합니다.

또 진단 과정에 초급 기술자들을 제외하고 구조적인 측면까지 깊이 있게 점검할 수 있는 구조기술사들의 투입이 보장돼야 합니다.

공중이용시설에 대한 대상을 확대하고 중대재해처벌법 처벌 기준도 강화해야 합니다.

기존 20m 교량에서 2m 이상으로 확대하고 도로의 포트홀, 방음터널 등 도로나 철도에서 발생한 사고도 중대시민재해로 인정하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노후 시설물 안전 관리 업체 인력의 역량 향상 방안이 필요합니다.

아무리 좋은 업체에 진단을 맡겼다 한들 결국 실질적인 점검은 사람이 하는 것입니다. 즉 그 사람의 역량이 가장 중요한 요소이므로 안전점검 책임기술자의 자격이 강화돼야 합니다.

현재 초급 책임기술자의 자격을 중급 또는 고급으로 상향하고 5년마다 실시하는 보수교육을 2년으로 단축하는 등 투입 인력에 대한 역량 강화가 이뤄져야 합니다.

정지승 한국구조물유지관리공학회 부회장
정지승 한국구조물유지관리공학회 부회장

-진행- 정지승 부회장 - 최근 분당 정자교 붕괴 사고로 인명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이러한 유형의 사고가 난 것은 굉장히 부끄러운 일입니다. 김병욱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의원이 마련한 이번 토론을 계기로 일상생활 속 국민의 안전을 지킬 수 있는 최소한의 방안을 모색하길 희망합니다. 각 기관을 대표하며 그 분야의 최고 전문가인 다섯 분을 모시고 토론 시작하겠습니다.

이재훈 한국교량및구조공학회 회장.
이재훈 한국교량및구조공학회 회장.

 “비용 절감 등 예산 감축돼 우수한 안전진단 인력 유출”

▲이재훈 회장-한국교랑및구조공학회에서는 매일 6명 내지 9명 정도 되는 전문가들이 화상회의를 실시해 그날 있었던 일을 모니터링하고 문제점 및 사안을 정리합니다.

이번 분당 정자교 붕괴와 관련 성남시에 기술적인 지식을 제공하는 것은 우리 학회가 해야 할 일이고 지금도 실시 중이지만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추측성 내용이 무분별하게 보도되는 것에 먼저 우려를 표합니다.

사건에 대해 정확하게 원인 조사가 끝나고 기술적으로 모든 게 밝혀졌을 때 이에 대해 피드백이 이뤄져야 하지만 지금처럼 추측성 원인들이 나오면 성남시와 일반 시민들에게 큰 혼란으로 다가옵니다.

현장에 방문조차 해보지 않은 전문가들이 각자의 주장을 제기하고 언론은 이를 보도하기 때문입니다.

분당 정자교의 경우 교량에 가해진 힘이 한계치를 초과해 무너졌습니다. 전국의 노후화된 교량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선 보도블록과 모래 등을 걷어내 발생하는 힘을 줄이거나 지지대를 설치하는 등 저항할 수 있는 힘을 늘려야만 하는 상황입니다.

성남시는 사고 후 유사하게 시공된 교량에 대한 임시 구조물 보강 공사를 맞췄지만 여러 가지 걱정스러운 부분이 있습니다.

먼저 지지대 위치가 불안정합니다. 지지대가 한 줄로 된 곳이 있고 두 줄로 된 곳이 있어 기준이 모호하고 물이 흐르는 곳은 설치조차 못했습니다.

지지대를 어디에 설치해야 하는지에 대한 전문적인 구조검토가 이뤄지지 못한 것입니다. 구체적인 시스템이 구성되지 않은 가시설의 경우 압력 등의 문제로 바람과 같은 영향을 받을 수 있어 굉장히 불안한 상태입니다.

따라서 지지대 건설에 구조기술사, 전문가 등의 참여가 이뤄져야 하며 성남시에서는 긴급조치 후 구체적인 사후 대책을 세워주길 기대합니다.

5~60년이 지난 건축물의 경우 내부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어려워 가장 전문적인 집단이 진단을 해야 합니다. 외국의 경우 박사과정 이상 또는 구조기술사 등이 진단을 실시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비용 절감 등의 이유로 예산이 감축돼 가장 우수한 인력을 투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또 우리나라는 내진 보강, 진단업체를 공개 입찰식으로 계약해 실력 있는 회사들이 저비용의 문제로 공사를 거부하는 경우 최저가를 부르는 전문성을 갖추지 못한 기타 업체가 최종 선정 돠는 구조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안전과 관련된 국가의 예산을 확대하고 우수 업체 선정 등 정확한 진단과 대비책이 마련되길 희망합니다.

조경식 토목구조기술사회 회장.
조경식 토목구조기술사회 회장.

  “건축물 특성 반영된 평가항목 마련해야”

▲조경식 회장-붕괴 사고가 발생한 정자교는 1년에 2번 정기점검을, 2년에 1번 정밀안전점검을 실시합니다. 지난 2015년 5월 정밀안전점검에서는 교량 노면 등 일부 부지의 보수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습니다.

이 지적을 고수한 지난해 12월 안전점검에서는 양호 등급을 받아 안전성에 위험을 초래할 만한 손상이나 중대 결함이 확인되지 않는다고 평가됐습니다.

시설물 안전 등급 기준에 양호는 보조 구조의 경미한 결함이 발생했으나 기능 발휘에는 지장이 없고 내후성 증진을 위해 일부의 보수가 필요한 상태로 이용에는 전혀 문제가 없는 상태입니다.

하지만 양호 판정을 받은 교량이 몇 개월 사이에 무너져 내리고 말았습니다. 지난 2001년부터 20년 넘게 정자교에 대한 비슷한 점검 결과가 나온 점을 미뤄볼 때 점검 내용에 오류가 있다고 생각되진 않습니다.

결국 점검 내용보다는 이 점검을 가지고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가 중요한 문제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몇 가지 실천 과제가 필요합니다.

먼저 위험 부제를 세분화해 중요도를 높여야 합니다. 정자교의 경우 다른 교량에 비해 캔틸레버가 상당히 긴 특성을 가지고 있는 만큼 진단 시 중점적으로 점검돼야 합니다.

이처럼 중요한 문제에 대해 좀 더 가중치를 둬 단일 항목으로 평가하지 말고 세분화해 정확한 진단 결과를 도출해야 합니다.

다음으로 교량 점검 시 교량 보조 전문가의 참여가 필수적입니다. 위험 소재를 세분화해서 가중치를 높이는 방법은 사실상 지금 전 교량에 대해 적용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지금 당장은 교량 구조 전문가들이 1·2종 교량 검사 시 직접 참여해 직접 부재별 중요도 등을 수동으로 분류해야 합니다.

김광년 국토일보 편집국장.
김광년 국토일보 편집국장.

  “시설물업역 일방적 폐지 건설적폐 1호... 유지관리업 원상복구 부활해야”

▲김광년 편집국장-또 다시 후진국형 안전사고가 터졌습니다. 성수대교, 삼풍 백화점 붕괴 이후 터무니 없는 인재로 사망사고가  발생한 것은 전적으로 정부책임입니다.

즉 현재 대한민국에는 유지관리 정책이 존재하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지난 사반세기 국민안전을 책임져 온 시특법과 건산법 등 차제에 대폭적 제도혁신을 단행해야 합니다.

국토부의 시설물 유지관리 정책의 부재, 즉 2019년 6월부터 이미 시설물 유지관리법은 폐지 돼 실질적으로 없는 거나 마찬가지로 이번 정자교는 이것에 대한 마지막 경고라고 단호하게 주장합니다.

20년 세계 유수 국가들이 대한민국 시설물 유지관리 정책과 기술을 배우겠다며 관계자들이 방한했을 때 최고의 기술력을 자랑하던 그 당시 우리나라 시설물 전문기업들의 실력과 기술이 대단한 수준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러한 업종을 일방적으로 정부가 앞장서 페지해버린 것입니다.

현재는 물론 미래는 신축건설이 아니라 유지관리가 대세를 이루는 시대입니다.

건설 산업이 국가 GDP의 15%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중요하지만 이보다 더 중대한 국정과제는 기존 시설물의 효율적 관리기술이라는 사실 간과하지 말아야 합니다.

재삼 강조합니다. 올 연말 폐지되는 시설물 유지관리업을 살려야 합니다. 정부의 미래지향적 결단을 촉구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안전사고는 불가피하다고 보며 건설 전문기자로서 바라는 것은 우리나라 건설산업의 진흥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우선시 돼야 하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정책에 더 큰 관심을 촉구합니다.

김양중 PS 특수건설기술연구소 대표이사.
김양중 PS 특수건설기술연구소 대표이사.

 “국토부, 시설물 유지관리업 업종 전환 정책...7,000업체 폐업 내몰아”

▲김양중 대표이사-일산과 분당 등 5개 신도시를 건설할 당시 건축 자재를 원활히 구할 수 없는 현실이었습니다. 바다에서 건진 모래를 세척할 시간도 없이 사용했고 철근도 부족해 나이지리아산을 수입, 국내에서 생산될 수 있는 시멘트 양도 한정돼 있어 중국산을 들여왔습니다.

공사는 빠르게 진행해야 하니 제대로 된 감리를 할 수 없던 것이 그 당시 실정입니다. 즉 80년대 중후반에 이뤄진 대부분의 공사들은 5개 신도시뿐만 아니라 동일한 문제를 안고 있다고 봐야 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는 시설물 유지관리업의 업역을 폐지하고 업종을 전환을 하라는 입장인데 종합건설 등으로 전환을 한다 한들 몇 년 동안 구축된 인프라 없이 적자가나 결국 많은 업체들이 폐업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이 같은 재정적인 문제와 낙찰받은 업체의 재하청 문제, 비싸다는 이유로 발주자가 무경험 비경력자의 업체에게 일을 맡겨 유지 관리 진단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또 우리나라 설계의 경우 토목이든 건축이든 전부 다 가려지는 방식으로 마감이 됩니다.

특히 건축의 경우 별의별 인테리어를 통해 내부를 확인할 수 없을 정도로 가려버리는데 유럽의 경우 설계 시 항상 유지 관리를 하기 쉬운 방향이 주를 이룹니다.

이번 붕괴의 경우 구조적인 위험이 계속해서 발생해 균열이 생기고 추후 붕괴에 이르게 됐는데 그런 기회를 수시로 관찰할 수 있는 오픈시스템으로 설계가 변경돼야 합니다.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오픈 시스템에 유지관리를 위한 설계 기법이 도입돼야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구조를 감시하고 개선하지 않으면 조만간 또 다른 큰 사고가 우리들 앞에 나타나지 않을까 하는 염려로 발표 마치겠습니다.

유덕용 국토안전관리원 호남지사 지사장.
유덕용 국토안전관리원 호남지사 지사장.

 “40대 대장 내시경 하듯 노후 건축물 최상위 정밀 안전진단 필요”

▲유덕용 지사장-있어서는 안 되는 사고가 발생을 했기 때문에 국가 안전을 책임지는 관계자로서 무한책임을 느낍니다. 시설물 유지 안전 관리에 관한 특별법이 1994년 성수대교 사고를 계기로 입법 발의 돼 올해 28년째입니다.

법정 시설물에는 1종·2종·3종 시설물이 있고 전체 개수를 다 합치면 16만 2,000개 정도로 이 중 0.2% 즉 148개의 시설물을 국토안전관리원이 관리하고 있습니다.

지난 28년 동안 국토안전관리원이 관리한 시설물에서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이번 사건이 발생한 분당 정자교의 경우 국토안전관리원이 시설물 사고 조사를 자체적으로 운행해 원인을 분석하고 문제점을 파악하겠습니다.

사람이 40대 정도 되면 대장 내시경을 하듯이 건축물에도 새로운 최상위의 정밀 안전진단 방법을 마련해 추후 3~40년은 더 쓸 수 있는 그러한 기기를 만들 필요와 특별관리를 할 수 있는 제도적인 부분이 마련되길 희망합니다.

-진행-정지승 부회장-장시간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오늘 노후 시설물 국민안전 확보를 위한 각계 의견들이 정책에 반영되고 더 큰 발전으로 이어지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