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사특집] 수력발전, 에너지전환 가속화 역할 주목
[창사특집] 수력발전, 에너지전환 가속화 역할 주목
  • 조성구 기자
  • 승인 2023.03.29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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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동성 보완해 재생에너지 저장장치 기능 
최근 양수발전 집중 조명···수력 기능 극대화
국내 양수발전 4.7GW 설치, 1.75GW 확충 계획
전력계통 안정적 운영 장점, “글로벌 위상 강화”

예천양수발전 상부댐 전경.
예천양수발전 상부댐 전경.

[국토일보 조성구 기자] 수력발전은 재생에너지 중에서 가장 먼저 상용화된 기술로 평가된다. 2021년 기준, 전 세계 발전원 중 세 번째로 설비용량(1,186GW ,14.8%)도 많다. 재생에너지 중에서도 수력발전은 설비용량의 40%, 발전량의 54%를 차지할 만큼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국내 상황은 다르다. 설비용량이나 발전량 비중은 낮고, 일반 수력발전의 개발 잠재량도 크진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최근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에너지 전환의 가속화로 양수발전의 건설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어 국내 수력산업의 미래는 긍정적이란 평가가 나오고 있다. 

정부는 최근 제5차 신재생에너지 기본계획에 에너지저장 기술 중점 투자 분야로 ‘양수 발전’을 포함하고 양수발전 사업에 드라이브를 건다는 계획을 세웠다. 

산업부는 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도 ‘재생에너지 확대에 대응하기 위한 장주기 에너지 저장장치’로서 양수발전 1.75GW 설비 확중을 신규 반영했다. 신규 양수발전 사업자를 상반기(6월) 중 선정할 계획도 구체화했다.

현재 국내 양수발전 용량은 4.7GW로 집계된다. 향후 ‘제10차 전기본’에 반영된 신규 양수발전소와 ‘제9차 전기본’에 따라 인허가 추진 중인 3개 양수발전소 건설이 모두 완료되면 양수발전 설비용량은 8.25GW까지 늘어 현재 대비 76% 증가할 전망이다.

■ 수력발전, 일정한 출력으로 전력 생산
    기동성 높아···재생에너지 변동성 보안

수력발전은 재생에너지임에도 풍력이나 태양광 발전과 다르게 일정한 출력으로 전기를 생산힐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수력발전기는 기동성이 좋아 필요할 땐 언제든 출력을 조절할 수 있어 풍력과 태양광 등 소위 가변성 재생에너지의 변동성을 보완할 수 있다.

특히 발전 시 공해와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깨끗한 전기를 공급하는 장점도 있다. 수력발전 시설은 생활용수ㆍ농업용수ㆍ공업용수 등 우리가 필요로 하는 물을 공급해주는 원천이 될 뿐만 아니라 홍수 시에는 물로부터 우리를 보호해 주는 방패 역할도 가능하다.

이와 같은 특징으로 해외에서는 수력발전 시설을 관광 및 레크리에이션의 자원으로 널리 활용하고 있고, 수상 운송에 활용하는 경우도 많다. 

최근 수력발전 중 양수발전의 특장점이 주목받고 있다. 이 발전방식은 수력발전의 기능을 극대화한 기술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양수발전은 주파수 조정, 속응성 예비력 제공, 블랙스타트(전 계통 정전기 기동전력 공급) 등의 계통운영에 필요한 제반 서비스를 가장 효과적으로 제공하는 설비로, 전 세계 전력계통 운영기관의 실무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발전설비로 평가된다.

■ 에너지저장장치의 기능 장착 
   수력(양수)발전 적극 개발 필요

양수발전은 명칭에서도 ‘에너지 저장장치’의 쓰임을 나타낸다. 양수발전은 영어로는 ‘Pumped Storage Hydropower’라고 명명한다. 이미 storage 즉 저장장치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셈이다.

양수발전은 전력수요가 적고 전력시장 가격이 싼 시간에 전기를 이용해 위치가 낮은 하부저수지의 물을 높은 곳의 상부저수지로 퍼 올려 위치에너지의 형태로 저장했다가 전력수요가 많고 가격이 비쌀 때 저장된 물을 하부저수지로 낙차를 이용해 방류하면서 수차를 돌려 발전하는 기술이다.

양수발전을 위해서는 높이가 서로 다른 두 개의 대형 저수지와 이들을 연결하는 터널, 중간에 발전소 공간(powerhouse)을 건설하고, 펌프수차, 전동발전기, 변압기 등의 기계·전기설비 등의 발전설비를 설치해야 한다. 

양수발전은 1907년에 스위스에서 처음 상용화됐다. 당시에는 단순히 댐 아래의 물을 댐 위로 퍼 올려 수자원의 활용성을 높이는 목적이었는데, 원전·석탄발전과 같은 기저전원이 확대되면서 양수발전도 같이 늘어났다. 

한국수력산업협회 관계자는 “기저발전기를 최고 효율의 출력으로 고정시켜 운전하면서 계통망에 필요한 주파수 유지와 계통 안정화 문제를 양수발전으로 해결함으로써 전력공급 비용을 줄일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 및 공공기관들의 관심으로 에너지 업계에서는 국내 수력발전의 성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약 10조 원 규모의 시장이 형성돼 있을 뿐 아니라 향후에도 에너지 전환을 위해 더 많은 양수발전소 건설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200기 이상의 수많은 기존 수력 및 양수발전소 중에서 매년 상당한 설비보강 및 현대화 사업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해외에서는 수력발전의 발전 가능성을 더욱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50년에도 수력발전이 태양광, 풍력에 이어 3위의 전력공급원으로서 위상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는 “글로벌 기후변화로 과거와 같이 더 이상 석탄과 가스발전을 확대하기 어렵게 됨에 따라 태양광, 풍력과 함께 수력 및 양수발전을 확대할 수밖에 없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제적 시각에서 보면 현재 국내 수력의 비중이 매우 낮은 편에 속하지만, 효과적인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양수발전은 물론 개발 가능한 수력자원을 지금부터라도 적극적으로 개발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