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의 날 특집] “ITS산업 위기… 정부 예산 확충 시급합니다”
[도로의 날 특집] “ITS산업 위기… 정부 예산 확충 시급합니다”
  • 이경옥 기자
  • 승인 2012.07.09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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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 한국지능형교통체계협회 심 두 보 부회장

 

 

국내 지능형교통체계 시장 위축… 해외 진출 늘려야
지능형교통체계 국도 13%, 도시구도로 4%~8% 그쳐
현재 정부 예산 3~4천억, 매년 1조원 이상 예산 필요

“도로는 우리나라 경제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습니다. 도로 확충이 안됐다면 경제 발전도 없었겠지요. 앞으로도 도로의 역할은 중요하며, 지능형교통체계(ITS) 확충이 시급하다고 생각합니다”

심두보 한국지능형교통체계 부회장은 도로의 날을 맞아 국내 경제에 없어서는 안 되는 도로의 역할과 지능형교통체계 확충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심두보 부회장을 통해 한국지능형교통체계 산업의 현황과 향후 전망, 한국지능형교통체계협회의 중점사업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 취임하신지 100일이 지났습니다. 소감은.
▲ 전반적으로 국내 지능형교통체계 시장이 위축돼 있는 현재 상황에서 정부의 지능형교통체계 정책수립을 지원하고 민간부분의 지능형교통체계 기술개발과 사업 참여를 유도하는 역할을 하는 한국지능형교통체계협회의 부회장이라는 직책을 맡게 돼 어깨가 무겁습니다. 아직도 업무파악과 지능형교통체계산업의 미래 구상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이 자리에 있는 동안 우리나라가 미국, 유럽, 일본 등 지능형교통체계 선진국을 뛰어넘는 강국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저의 모든 역량을 집중할 생각입니다.

- 지능형교통체계 산업 현황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 건설경기 위축에 따라 지능형교통체계 시장도 같이 위축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앞으로 지능형교통체계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신기술, 신서비스 개발 및 보급이 절실한 상황이지요.
국내에서 지능형교통체계 시장이 위축돼 있기 때문에 기술력을 강화해서 해외로 지능형교통체계 기술을 수출하는 방향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중국, 태국, 인도 등 ITS 후발 국가들도 빠른 속도로 우리나라 지능형교통체계 기술을 따라잡고 있는 실정입니다. 글로벌 지능형교통체계 시장에서 기술 우위에 서지 않으면 해외 진출도 쉽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내수기반으로 자체적인 평가를 통해 기술력을 높여야합니다.

- 한국지능형교통체계협회의 역할도 더 커질 것 같습니다.
▲ 맞습니다. 지능형교통체계 해외진출을 활성화하기 위해 관련 외국 주요 단체와 협력 관계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협회와 회원사 간의 긴밀한 협조로 해외 진출을 활성화하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서 외교채널을 통해 해외로드쇼 등에 국내 지능형교통체계 기술력을 소개하는 기회를 마련코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 현재까지 진행된 지능형교통체계 수출 성과를 말씀하신다면.
▲ 콜롬비아, 말레이시아, 뉴질랜드, 몽골, 아제르바이잔, 카자흐스탄, 중국 등에 국내 지능형교통체계 기술력을 수출했습니다.
지난 2006년 LG CNS가 중국 베이징에 자동운임징수시스템을 구축한 이래 eB카드가 2007년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교통카드시스템을 구축했죠. SK C&C는 2008년 아제르바이잔 바쿠에 교통정보·교통관리·버스정보시스템, 교통정보센터 등을 구축했고, 같은 해 몽골 울란바토르 시에 교통정보·신호제어시스템, 교통정보센터 등을 수출했습니다.
한국스마트카드와 LG CNS는 2008년, 2010년에 뉴질랜드 웰링턴·오클랜드에서 교통카드시스템과 유통결제 인프라를 구축했고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교통카드시스템, 유통결제 인프라를 각각 구축했습니다. 최근에는 LG CNS가 콜롬비아 보고타 버스정보·교통카드시스템을 구축키로 했습니다.
한국지능형교통체계협회는 해외에 한국 지능형교통체계 관련 기업들의 경쟁력을 홍보하고, 측면지원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 10월에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지능형교통체계 세계대회가 열린다고 들었습니다.
▲ 네. 한국지능형교통체계협회도 비엔나 세계대회 참가 준비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한국기업들이 최대한 많이 참석하도록 유도해 해외시장 개척에 일조하고자 합니다.
비엔나 지능형교통체계 세계대회는 오는 10월 22일부터 26일까지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Smarter on the way'를 주제로 열립니다. 이 대회에는 65개국 1만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며 제출논문 수만 47개국 총 1,100편입니다.
그리고 이번 세계대회를 계기로 러시아 시장에 우리나라의 지능형교통체계 기술력을 알릴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 우리나라 지능형교통체계 분야의 전체적인 기술 수준은 국제적인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데 어느 정도 수준인지요.
▲ 우리나라는 미국, 유럽, 일본 등 소위 지능형교통체계 선진국에 비해 10년 이상 지능형교통체계 도입이 늦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전세계적으로 국내 지능형교통체계 기술수준은 세계 9위권, 서비스 제공수준은 5위권에 들어섰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 국내 지능형교통체계 도입 현황은 어떻습니까.
▲ 고속도로는 지능형교통체계 시스템을 100% 도입했습니다. 하지만 국도는 13%, 도시구도로는 4%~8%정도밖에 도입이 안됐죠.
침수가 나거나, 사고가 나서 교통대란이 나는 경우가 많죠? 그런 경우는 바로 도로에 지능형교통체계 시스템이 적용돼있지 않아 발생하는 겁니다. 만성적인 교통문제 뒤에는 지능형교통체계 서비스 확충이 시급하다는 과제가 있는 셈이죠.

- 국내 지능형교통체계 환경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데 원인과 타개책은.
▲ 2005년 이후 국내시장 규모는 민간과 공공을 합해 연간 약 5,000억원에서 머물러 있습니다. 대부분의 지자체와 고속도로에서 현재까지 상용화된 ITS 관련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어 더 이상 신규로 대규모의 사업이 발주되기는 어려운 실정입니다.
우리나라는 1994년에 지능형교통체계 기술이 첫 도입돼 2002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스템 적용을 했습니다. 벌써 10년 정도 지났죠. 처음 시스템을 도입했던 대전, 전주, 제주도 등 첨단모델도시엔 이미 지능형교통체계 노후화가 시작됐다고 봐야지요. 하지만 보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죠.
국내 지능형교통체계산업이 자생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실질적으로 매년 1조원 이상의 예산이 필요한데, 현재 3~4천억원 정도에 그치고 있습니다. 교통·물류비 가운데 낭비되는 비용이 30조 가까이 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물류비용 절감을 위해 지능형교통체계 확충에 대한 인식과 정부의 지원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 임기동안 꼭 이뤄냈으면 하는 과제 및 지능형교통체계 산업 발전을 위해 한 말씀해주신다면.
우선 국내 지능형교통체계 시장 규모를 지금의 2배 내지 3배 확대시키고 싶습니다. 앞서 말씀드린바와 같이 지금의 시장 규모로는 기업에서 지능형교통체계 기술개발에 투자하기 어려운 환경입니다. 시장규모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생활밀착형 대민서비스 개선을 위주로 시스템이나 서비스를 개발해야만 합니다.
또한, 기존의 지능형교통체계 관련 연구개발 과제가 이론적 연구에 그치지 않고 실제로 적용 가능하도록 개발해야합니다. 예를 들어 현재의 돌발상황 대처 알고리즘은 현장에 적용할 수 없습니다. 터널에서 교통사고 발생시 40초 내에 모든 상황이 종료돼야 하는데 현재 개발된 기술력으로는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한국지능형교통체계협회의 업무에 많은 관심과 격려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