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기자리뷰] 뜨거운 감자 ‘불소’
[전문기자리뷰] 뜨거운 감자 ‘불소’
  • 선병규 기자
  • 승인 2022.04.22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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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일보 선병규 기자] 최근 오염토양 정화업계에 불소기준 규제 완화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는 중이다.

관계 부처에서 올 1월에 이어 3월에 전문가 회의를 갖고, 불소 기준 재조정을 추진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통상 개발사업시 불소, 중금속, 유류 등 오염토가 발생할 경우 토양환경보전법에 의거해 토양오염 조사와 함께 오염 토양에 대해서는 법정 기준치 이내로 정화 처리해야 한다.

그런데 문제는 불소 항목에 대한 처리기준이다.

1996년 환경부에서 토양환경보전법 제정이후 2002년 토양오염 억제를 위해 불소(1지역/2지역 400mg/kg)를 추가 정화대상으로 지정했다.

한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토양 중 불소 배경농도는 평균 250mg/kg정도로 알려져 있다. 

그동안 재개발-재건축 업계에서는 불소정화 기준치가 높아 개발사업의 복병이 된다는 하소연도 적지않았다.

현장 공사나 건물을 세우기 위해 땅을 파다보면 불소가 기준치 이상 나오는 경우가 부지기수이며, 이로인해 정화사업을 하면 재정이 투입되고 사업도 지연되기도 한다.

사업자는 이를 피하기 위해 관할구청에 제출해야하는 오염조사 결과를 최소한으로 낮추는 꼼수를 부리거나, 조사결과를 조작해 정화사업을 피해 나가는 사례도 빈번하게 적발됐다.

더군다나 차기정부에서 부동산 문제 해결을 위해 재개발-재건축 활성화를 모색하고 있는 만큼 불소기준이 수술대 위에 올려질 가능성이 높다.

토양 중 불소오염은 자연기원이든 인위적인 오염이든 일정 농도 이상일 경우, 인간의 생명과 건강을 위협하는 유해물질로 판단해서 환경부가 정화대상으로 삼은 것이다.

유력 소식통에 따르면 평균 배경농도의 2.5배에서 3배까지 불소 기준 완화를 조정할 수 있다는 전언이다. 

토양오염 정화대상 항목이 20가지가 넘는데 유독 불소만 다룬다는 것은 특정한 목적이 숨어있다는 의심을 피할 수 없다.

토양정화 전문가들은 “환경규제완화와 국민건강은 맞바꿀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라며 “이해 관계자 및 전문가들의 충분한 컨센서스와 타당성 조사용역, 선진국 사례 등을 면밀히 비교분석해 기준완화가 바람직한 것인지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현재 추진중인 불소 기준완화 흐름이  ‘번갯불에 콩구워 먹는식 같다’는 비판적 시선도 뒤따른다.

정부 관계자는 아직 전문가들의 의견을 두루 경청하는 초기 단계라고 하지만, 대략적인 결론을 정해놓고 추진하는 간담회나 포럼은 요식행위 비춰질 수 있으며, 환경단체의 큰 반발에 직면할 수 있다.

설익거나 급히 먹는 밥은 체하기 십상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환경도 살리고, 경제도 살리는 최선의 정책마련이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