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지하수 산업 발전을 위한 제언/(주)지오그린21 이명재 대표
국내 지하수 산업 발전을 위한 제언/(주)지오그린21 이명재 대표
  • 선병규 기자
  • 승인 2021.02.01 09: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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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수 바라보는 국민인식 중요
-지하수 활용 위한 정책 강화 및 기술개발 시급

[전문가 기고] (주)지오그린21 이명재 대표이사

수자원장기종합계획 제3차 수정계획(2016~2020)에 수록된 수자원 총량은 남한의 국토면적에 연평균강수량을 곱하고 북한지역 유입량을 더해 산정됐다.

이명재 대표
이명재 대표

강수량을 이용해 산정한 유출량으로 이용 가능한 수자원량을 구하고, 손실량은 수자원 총량의 차이로 구해진다.

총이용량은 생활, 공업, 농업용수 이용량과 하천유지용수량을 더하여 구하고 나머지는 바다로 유실된 것으로 산정하는데 계획이 수립된 2016년 이전 통계자료를 바탕으로 한 지하수 이용량은 연간 41억톤으로 총이용량 372톤의 약 11%이며, 용수이용량 251톤 기준으로는 약 16%다.

가장 최근에 발행된 2019년 지하수조사연보에 따르면 지하수 이용량은 2015년 이래 감소해 2018년에는 29억톤이나 이용량에 산정되지 않은 염지하수 등을 고려하면 여전히 우리나라 수자원의 중요한 공급원이다.

그런데, 수자원장기종합계획에서 산정한 수자원 총량은 강수량을 기반으로 한 총량으로 이미 저장돼 있는 지하수 자원은 포함하지 않은 양이다.

지구에 있는 담수 중 30%, 남극, 북극의 빙하를 제외하면 사실 상 대부분의 담수는 지하수다.

그러나 땅 속의 모든 지하수를 이용할 수 없고,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해서는 자연 회복이 가능한 수준에서 이용해야 한다.

지하수기본관리계획 수정계획(2017~2026)에서 산정한 우리나라 지하수 함양량은 200억톤이고, 보수적으로 산정한 개발가능량은 130억톤이다.

이는 우리나라 수자원 총이용량의 약 35%에 해당되는 양이며, 용수이용량의 절반이 넘는 양이다.

21세기에 들어오면서 국내외 수자원 정책의 화두는 단연 기후변화 대응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2011년 발표된 수자원장기종합계획 제2차 수정계획에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물 확보 방안을 언급했으며, 정부 다부처회의에서도 지속적으로 다루고 있다.

여기에 기후변화에 따른 가뭄 빈도 및 강도 증대, 상습 가뭄 피해 지역에 대한 물 공급 안정 등을 대비할 수 있는 유용한 방법으로 지하수가 중요하게 언급되고 있다.

이는 지하수의 물 저장 능력이 집중호우나 가뭄 등 기상 이변적 변화를 완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여러 가지 환경문제, 국가안보문제와 연계된 물안보 차원에서 수자원의 다변화, 분산화에도 지하수는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강변여과수 개발, 지하수댐(저류지), 인공함양 등 물순환체계에서 균형을 깨지 않고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있으며, 현무암, 석회암 지역 등 지하수를 대량을 개발할 수 있는 유망지를 발굴해 공공기반의 이용도 가능하다.

공공분야에서 지하수의 활용 증대는 상대적으로 다른 수자원에 비해 사적 소유 개념이 큰 지하수의 공동자원 인식 확대에도 영향을 줄 수 있고, 이는 지하수 산업 전반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일례로 국내 지하수 정화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은 이유는 현실적으로 법· 제도상의 문제도 있지만 지하수를 어떻게 바라보는지에 대한 국민적인 인식도 영향을 받는다.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 문제는 국민들의 직접 피해를 겪으면서 문제화되고 많은 대책들이 나왔지만, 지하수는 그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지하수를 직접 이용하고 접하는 국민이 적다.

국내 생수시장은 폭발적인 성장으로 작년 1조원을 넘어섰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지하수를 수원으로 하는 생수를 지하수라고 광고하지 않는다.

지하수를 키워드로 검색을 해보면 대부분 지하수 불법시설물, 오염, 고갈 등의 부정적인 내용이 대다수다.

지하수의 공공성과 활용성이 높아지면 이런 지하수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고, 오염지하수에 대한 문제에 국민적 관심을 불러올 수 있으며, 오염지하수 확산방지, 정화 등의 환경 분야도 발전 할 수 있다.

환경부는 작년 12월 인천 대이작도에 일 110톤을 공급할 수 있는 지하수저류지 설치사업을 완료했다.

이로 인해 물 부족을 겪고 있던 약 300명의 섬주민들에게 안정적인 용수공급이 가능하게 됐다.

또한 서울시는 작년 11월 버려지던 유출지하수를 활용해 양천구 양천공원에 100 m 길이의 인공 실개천을 새롭게 조성했다.

경기도는 올해에도 가뭄 시 긴급하게 설치된 관정 등을 포함한 공공관정 정비 사업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사례가 많지 않지만 이제는 지하수 활용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한 적극적인 정책과 구체적인 기술 개발이 필요한 시점이다.

가뭄이 들었을 때 급하게 지하수 관정을 개발하다 가뭄이 끝나면 방치 하는 일이 반복되어서는 안되며, 평상시 활용을 하면서 관리를 해야 비상시에도 더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지하수를 ‘보조 수자원’으로 인식하는 기조에서는 국내 지하수 산업 발전은 요원하다.

대이작도 지하수저류지 모식도(출처: 환경부)
대이작도 지하수저류지 모식도(출처: 환경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