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장의 불명예 퇴진
국회의장의 불명예 퇴진
  • 김광년 기자
  • 승인 2012.02.09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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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대한민국 정부 3부요인인 현직 국회의장이 임기 도중 중도하차를 한 사례가 헌정 사상 최초로 일어났다.
사실 여부를 떠나 정녕 가슴아픈 일이다.
국회의장을 비롯한 대법원장, 국무총리는 입법부, 사법부, 행정부를 대표하는 이른바 대한민국 정부의 3부 요인이다.
이들은 민주주의의 상징 3권분립 체제를 대표하는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상징적인 인물들이다.
특히 국회의장은 국민의 목소리를 반영한 국회의 수장이자 정치와 경제를 아우르는 국가의 핵심 요직인데 그러한 요인이 임기 가운데 좋지 않은 일에 휩싸여 부끄러운 퇴진을 하게 된 것이다.
국민들은 그래서 더욱 가슴을 쓸어 내리며 안타까움과 분노를 동시에 분출하며 진실게임을 떠나 이렇게 되기까지의 이 나라의 현실을 개탄하고 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거냐고 항변하는 목소리도 있다. 그러나 이는 그 누구의 잘잘못을 따질 게 아니라 그런 구조속에서 지탱해 온 한국정치의 지난 반세기에 죄를 물어야 한다.
‘까마귀 노는데 백로야 가지 마라’ 고 했던 옛 선인의 말씀대로 아무리 곧은 원칙과 소신도 이상한 정치바람를 잠재울 수는 없는 가 보다.
그것이 국회가 바뀔 때 마다 보이는 '여의도 불치병'이다.
국회의장의 엄숙한 모습이 자칫 이번 불명예 퇴진으로 대다수 국민들에게 우습게 보이는 자리가 되지 않을까 심히 우려된다.
워낙 무서운 말들이 인터넷을 통해 너무도 가볍게 번져 나가는 세상이다 보니 이제는 모든 일에 있어서 만사를 대하는 진정성과 정체성에 대한 국민의식이 사회적으로 심각한 수준이다.
나라가 잘 되기 위해선 국가의 주요직을 거친 인물이 국민들로부터 존경의 대상이 돼야 하며 그 존경과 사랑은 그 장본인이 아니라 국민들로부터 나온다는 사실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우리나라는 그럴만한 인물이 손가락을 꼽을 정도다.
암튼 중도 퇴임한 박희태 국회의장이 국민들로부터 떳떳한 3부요인으로 남길 기대해 본다.
본보 편집국장 김광년 / knk @ ikld . 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