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분양가상한제 적용기준 개선 추진… "투기과열지구 잡는다"
국토부, 분양가상한제 적용기준 개선 추진… "투기과열지구 잡는다"
  • 김준현 기자
  • 승인 2019.08.12 11: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지역 지정요건 완화
재건축‧재개발 사업 등도 ‘최초 입주자모집공고 신청분’부터 적용
수도권 분양가상한제 주택 전매제한기간 확대(최대 10년)
전매제한기간 내 매각주택, 한국토지주택공사(LH) 우선매입 활성화

[국토일보 김준현 기자] 지난 1999년 분양가 자율화 이후 고분양가 논란과 가격 급등에 따른 시장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가 분양가상한제를 재도입한다. 적용대상은 공공택지 내 공동주택, 민간택지 중 주정심 심의를 거쳐 국토교통부장관이 지정하는 지역 공동주택이다.

12일 국토교통부는 민간택지 내 공동주택에 대한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위해 분양가상한제 적용지역의 지정요건과 적용대상 등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의 아파트 가격은 지난해 11월 2주부터 32주간 하락했으나, 6월4주 보합 후 7월1주부터 34주 만에 상승세로 전환했다.

상승세는 투자수요가 집중된 강남권 재건축 중심으로 나타났으며, 최근에는 인근 지역의 신축 아파트와 다른 자치구의 주요단지도 상승세로 전환되고 있는 양상이다.

이와 더불어 최근 1년간 서울의 분양가 상승률은 집값 상승률보다 약 3.7배 높았으며, 이 같은 분양가 상승이 인근 기존주택의 가격 상승을 이끌어 집값 상승을 촉발할 우려도 존재한다.

이에 분양가격을 적정한 수준으로 유지시켜 실수요자의 내집 마련 부담을 완화하고, 주택시장의 안정을 보다 확고히 하기 위해 민간택지의 분양가상한제 지정 기준을 개선하게 됐다는 것이 국토부 입장이다.

현재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지정요건은 다른 규제지역에 비해 지나치게 엄격하고 적용시점도 실효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분양가상한제의 지정요건과 적용시점을 합리적으로 개정키로 했다.

이와 함께 분양을 받은 후 단기간 내 전매해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기수요의 유입을 방지하기 위해 전매제한기간을 확대한다.

국토부는 우선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지역 지정요건을 개선하게 된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지역 지정요건이 매우 엄격해 최근 시장 불안 조짐이 있는 서울도 상한제 적용이 불가한 상황이다.

이에 필수요건을 기존 ‘직전 3개월 주택가격상승률이 물가상승률의 2배 초과인 지역’에서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지역’으로 개정한다.

또한 선택요건 중 하나인 분양가격상승률은 해당 시·군·구의 분양실적 등이 없어 활용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해당 시·군·구의 분양실적이 없는 경우에는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상 청약이 가능한 지역인 주택건설지역(특·광역시)의 분양가격상승률을 사용토록 개선한다.

이 외에도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지정효력 적용시점을 개선하게 된다.

현재 분양가상한제 적용지역 지정 시 지정효력은 일반주택사업의 경우 지정 공고일 이후 ‘최초로 입주자모집승인을 신청한 단지’부터 적용하는 반면, 재건축·재개발 사업의 경우 예외적으로 ‘관리처분계획인가를 신청한 단지’부터 적용토록 돼 있다.

따라서 재건축·재개발 사업의 경우 입주자모집승인 신청 전에 분양가상한제 적용지역으로 지정하더라도, 이미 관리처분계획인가를 신청한 단지에 대해서는 분양가상한제 적용이 불가한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특히 최근 후분양 방식을 통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고분양가 관리를 회피해 높은 가격으로 분양한 사례 등을 감안하고자, 효과적인 고분양가 관리를 위해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지역 지정에 따른 효력의 적용 시점을 일반주택사업과 동일한 ‘최초 입주자모집승인 신청한 단지’부터로 일원화한다.

수도권 분양가상한제 주택 전매제한기간도 개선된다. 수도권 투기과열지구 내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 주택의 전매제한기간은 현재 3~4년에 불과해, 단기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기수요의 유입을 막기에는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이에 수도권 투기과열지구 내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 주택의 전매제한기간을 인근 주택의 시세 대비 분양가 수준에 따라 5~10년으로 확대한다.

또한 분양을 받은 사람이 전매제한기간 내 불가피한 사유로 주택을 매각하는 경우에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해당주택을 일정금액으로 우선 매입할 수 있는 제도가 이미 마련돼 있다.

이 제도를 활성화해, LH가 우선 매입한 주택은 임대주택으로 공급하고, 필요 시 수급조절용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주택법’ 개정(안)을 발의해, 수도권 공공분양주택에 적용되고 있는 거주의무기간(최대 5년)을 금년 중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주택에도 도입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아울러 불가피한 사유로 전매제한기간 중 매각하고자 할 경우 일정기간이 경과한 후에는 보유기간이 길어질수록 LH의 매입금액도 상향 조정하는 방안도 추진할 예정이다.

택지비 상전기준도 객관화된다. 분양가상한제 주택의 분양가를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지방자치단체 분양가심사위원회의 분양가 심사가 공개적이고 투명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추진 중에 있으며, 이번에 ‘공동주택 분양가 산정 등에 관한 규칙’을 추가로 개정해 분양가상한제 적용 시 택지비 산정기준을 명확히 하고, 한국감정원이 택지비 산정절차의 적정성을 검토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이밖에 분양보증 없이 아파트 후분양이 가능한 건축공정 기준도 지상층 골조공사 완료(공정률 약 80% 수준)로 개정키로 했다.

최근 후분양 검토 단지가 증가하고 있으나, 현행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상 분양보증을 받지 않고 아파트 후분양을 할 수 있는 시점이 지상층 층수의 2/3이상 골조공사 완성(공정률 50~60% 수준) 이후로 소비자 보호에 미흡하다는 게 이유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개정안은 입법예고 및 관계기관 협의, 법제처 심사, 국무회의 등을 거쳐 이르면 10월 초 공포ㆍ시행될 예정이다”라며 “구체적인 상한제 지정 지역 및 시기에 대한 결정은 시행령 개정 이후 주거정책심의위원회에서 시장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별도로 이뤄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