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찌르는 공직자 非理
하늘을 찌르는 공직자 非理
  • 부산=반봉성 기자
  • 승인 2010.05.10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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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드러난 부산지방국토관리청 직원들의 부패행위는 가히 수준급이라 할 수 있다.

경남 · 북 일대 국도 건설에 편입된 보상업무를 담당하면서 보상금 15억6,000여만원을 빼돌리고, 이 과정에서 2억5,000여만원의 뇌물까지 받아 챙긴 8급 이 모씨 등 전 · 현직 공무원 3명이 주도 모의해 9년간 무려 20억원에 이르는 불법 토지보상금과 뇌물을 챙겼다니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진 무법자들이다.

브로커로 변신한 전직 공무원과 권한을 가진 현직 공무원에다 지주까지 합세해 돈 빼먹기에 혈안이 됐다.

그들의 묘수는 말문이 막힐 지경이다. 도면에도 없는 가짜 지번을 버젓이 조작해 냈는가 하면 토지등기부등본을 위조하거나 이미 보상이 끝난 땅을 다시 보상받는 등 상상을 초월하는 기발한 수법을 동원했다.

겉보기엔 완벽한 조건과 자질을 갖춘 공무원이었으나 본 모습은 독직과 가식을 뒤집어 쓴 추한 부패 공무원의 전형이었던 것이다.

공무원들에게 뇌물을 건네고 본전에 거액의 웃돈까지 얹어 챙긴 땅주인도 프로급이라 할 수 있다.

지방국토관리청이 비리의 무풍지대라는 말은 들어 봤으나 어떻게 8급 말단 공무원이 오랜 기간 수많은 불법·부패 행위를 저지르고 있었는데도 윗선에서 까맣게 몰랐다는 말인가.

이 공무원이 1억2,000만원까지 하는 BMW 고급외제차를 몰고 다니고 부인도 백화점에서 1,000만원 상당의 물품을 한꺼번에 구입하는 통 큰 VIP 고객이라고 소문이 사방으로 퍼지는 바람에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고 하는데 주변에서 지금까지 이를 눈치채지 못한 것 은 도저히 납득이 안된다.

그렇다면 내부감시체계가 아예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3년전 정부가 전자계약제를 도입하고 청렴계약제를 강화했지만 여전하다.

투철한 사명감을 갖고 양심에 따라 성실한 직무수행과 부정한 청탁을 배격하고 청렴, 검소한 자세로 업무를 수행해야할 공직자가 명예와 품위를 손상시킨 부패 행위는 지방국토관리청 전체 직원들에게 오물을 뒤집어 씌운 격이 됐다.

이번기회에 옥토에 토착한 독초를 뽑아내기 위해 감독관청과 사법당국은 이 사건을 철저히 파헤쳐 발본색원해 부패의 탐욕에 눈먼 이들을 일벌백계로 다스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