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사오리(一死五利)의 지혜
일사오리(一死五利)의 지혜
  • 국토일보
  • 승인 2010.02.24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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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종환의 세상만사] (주)삼미 대표이사 / 공학박사 / APEC 공인컨설턴트 / 기계기술사

일사오리(一死五利)라는 말은 삼국유사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하나가 죽어 다섯가지가 이롭다는 말로 대의(大義)를 위해서 사사로운 것은 고려되지 않는다는 뜻을 담고 있다.

신라 원성왕때 낭군(郎君) 김현(金現)은 중춘(仲春)을 맞아 풍습에 따라 초파일부터 보름까지 도성안의 남녀들이 다투어 흥륜사의 전탑을 도는 복회(福會)에 참석했다.

우연히 한 처녀와 눈이 맞아 탑돌이를 끝내고 은밀한 곳으로 가서 관계를 맺고 우여곡절 끝에 호랑이의 소굴인 처녀의 집을 방문하게 됐다.

전후사정을 들은 어미호랑이는 이해를 했으나 밖에서 막 돌아온 흉악한 세 오빠호랑이는 사람 냄새가 난다며 찾으려 하자 어미 호랑이가 이를 말리던 중 하늘로부터 “너희가 사람 목숨을 너무 해쳤으니 마땅히 하나를 죽여서 그 악행을 징계하겠다”라는 소리를 듣게 됐다.

그때 처녀호랑이는 김현에게 세 오빠를 대신하여 하늘의 벌을 받고 김현과의 인연을 고려하여 다음 날 시장에서 사람들에게 해코지를 할 테니 그 때 자기를 죽여 달라고 간청한다.

반대하는 김현에게 처녀호랑이는 “낭군께서는 그런 말씀을 마소서. 지금 저의 수명은 천명이요. 또한 나의 소원이며 낭군에게는 경사이고 우리 일족에겐 복이되고 나라에는 즐거운 일이니 하나가 죽어 다섯 가지의 이로움이 있으니 어찌 어길 수가 있습니까. 다만 저를 위하여 절을 세우고 진전(眞銓)을 강(講)하여 좋은 업보(業報)를 도와주신다면 낭군의 은혜가 막중하겠습니다”라며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다음 날 시장에 나타나 난동을 부리며 사람들을 해코지하던 호랑이는 김현이 나타나자 사람들이 뜸한 곳으로 유인하여 스스로 김현의 칼로 제목을 찔러 죽게되고 김현은 2급 벼슬을 받게 되었다.

김현은 절을 지어 호원사라 하고 항상 범망경(梵網經)을 강독하여 범의 영혼을 인도하고 또 몸을 죽여서 자기를 이루어준 은덕을 갚았다.

요즈음 매스컴에 집중 회자되고 있는 진퇴양난(進退兩難)의 문제들이 너무나 많다. 대표적인 국내문제로 세종시에 대한 정치권의 엇갈린 견해를 들 수 있다.

또한 한민족이라는 테두리로 범위를 조금 확대해보면 굶어죽는 사람이 속출하고 있다는 북한국민들의 생활을 들 수 있다.

그리고 일본 도요타 리콜에 가해지는 지구촌의 질타는 자동차 강국을 지향하는 우리나라로서 타산지석의 지혜가 요구되는 사안이라고 생각된다.

어느 한사람의 지혜보다는 여러사람 또는 온 국민의 지혜로 확대하여 일사오리(一死五利)의 지혜를 반드시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