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자원외교에 다시 힘을 쏟자
[사설]자원외교에 다시 힘을 쏟자
  • 국토일보
  • 승인 2009.10.26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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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와 주요 원자재 가격이 달러약세 속에 고공행진을 계속해 겨우 고비를 넘긴 한국경제는 물론 세계경제에도 부담을 가중시킬 전망이다.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수요가 늘어난데다 산유국과 주요 국가가 달러를 더 이상 결제수단으로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는 보도가 나온 후 달러 대신 금을 안전자산으로 인식해 투기자금까지 몰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원자재의 9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로서는 심각한 파장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때문에 자원 확보를 위한 외교 노력은 결코 멈추거나 소홀히 할 수 없는 절체절명의 사안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으며 이런 맥락에서 다시한번 국정 차원에서 점검하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전체 수입액 가운데 원자재 비중이 60%에 이를 정도여서 원자재 값이 치솟으면 경상수지가 악화되고 이에 따라 경제전체가 홍역을 치르는 구조인 만큼 안정적인 자원 확보 활동은 절실할 수밖에 없다.

 우리가 새삼스럽게 이런 주문을 하는 것은 출범 초기 반짝 자원외교를 펼쳤던 이명박 정부가 1년 가까이 경제위기에 대처하느라 자원 확보에 상대적으로 소홀한 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원 외교를 다시 강화하는 일에 나서야 한다는 주문을 하게 되는 것이다. 자원 외교는 뿌린 것만큼 거두는 게 상례다. 오일쇼크 이후 안간힘을 쓴 끝에 우리의 석유· 가스 자주개발률은 6.5%로 2년 전보다 2.1%포인트나 상승한 바 있다. 또 광물자원공사의 경우 한나라당 이상득 특사의 지원사격으로 볼리비아와 리튬 개발 연구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한다. 자원 확보는 이처럼 장기적인 전략 아래 꾸준히 추진하는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이명박 대통령의 베트남, 캄보디아 순방 외교는 다시금 우리의 자원 외교를 추스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되며 한 걸음 더 나아가 자원 외교의 기폭제가 되어야 한다는 판단이다.

 그렇지 않아도 지금의 원자재 가격 급등 현상은 매우 복합적인 요인에 의해 촉발돼 중장기적으로도 한층 심화될 우려를 내포, 심각성을 더해 주고 있는 실정이다. 가장 크게 오르고 있는 금값만 하더라도 기축통화로서의 미국 달러화 시대가 저물어가는 것과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증폭시킨다. 

 유가도 80달러를 넘어서 올 들어 70% 넘게 올랐고, 경기회복의 가늠대인 구리는 95%, 아연과 니켈도 거의 70%나 치솟았다. 그동안 각국이 경기회복을 위해 유동성 공급을 대폭 확대한데다 중국이 블랙홀처럼 원자재를 빨아들이는 사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데 기인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어 원자재 값은 앞으로도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일 정도다.

 더구나 내년부터 런던금속거래소가 희소 금속의 선물거래까지 허용하기로 해 언제 투기세력이 달려들지 모르는 변수까지 도사려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다 최근에는 달러가치마저 약세로 돌아서면서 원자재 가격을 자극하는 악순환은 중층적으로 반복되고 있는 국면이다. 이런 악순환으로 우리는 자원 확보를 게을리하다 2년 전 오일쇼크로 나라 경제를 파탄지경으로 내몰았던 악몽을 다시금 떠올리게 된다.

 한국경제는 그동안 고환율 효과에다 저금리 저유가에 힘입어 다른 나라에 비해 빠른 회복 추세를 보여 왔다. 그러나 금리인상설이 고개를 드는 상황에서 원화가치가 상승하고 유가마저 오르는 등  여건이 크게 바뀌고 있는 상황은 지속적인 경기회복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결국 이런 난항에서 빠져 나오자면 원자재의 장기 공급처를 확보 비축하고 해외자원 개발에 적극 나서는 길밖에 없을 것이다. 그리고 이런 노력도 장기적인 전략 아래 꾸준히 추진되어야 할 것으로 본다. 더구나 풍부한 자금력을 앞세운 일본· 중국과 경쟁하려면 다른 방도가 없을 것으로 여겨지기에 더 그렇다.

 금값 급등은 자원전쟁이 격화될 것이라는 예고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주요 자원의 안정적 확보를 서두르라는 경고나 다름없다. 정부의 자원외교와 기업의 노력을 한층 강화하여 원자재난 시대에 대비해 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