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단지 가격 하락세 지속
재건축단지 가격 하락세 지속
  • 김광년
  • 승인 2009.10.11 13: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DTI 이후 무려 1억이상 떨어진 곳도... 앞으로 더 내려갈 듯

 

(연합) 서울 강남권 재건축 단지는 지난달 초 DTI가 수도권으로 확대된 후 계속해서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지역은 최고 거래가 대비 1억원 하락한 곳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당초 "추석 이후 집값이 다시 오를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예측이 완전히 빗나간 것이다.

강남 3개구는 투기지역이어서 원래 DTI 제한을 받아왔지만 올들어 가격이 단기 급등한데 대한 부담감과 집값이 하락할 것이라는 심리적 영향이 작용하고 있다.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 112㎡는 현재 11억8천만원 선으로 추석 이후 거래가(11억9천만원)에서 1천만원이 내렸다.

한달 전 12억4천만~12억5천만원에 팔린 것을 고려하면 최고 7천만원, 올해 최고 거래가인 7월 중순의 13억원에 비해서는 1억2천만원 하락한 것이다.

119㎡는 지난 7일 14억7천500만원에 팔리더니 제 2금융권으로 DTI가 강화된 후 이보다 500만원 낮춘 14억7천만원짜리 매물이 나와 있다.

이 주택형은 7월말 최고가 15억4천600만원에 팔린 것을 감안하면 7천여만원 하락한 것이다.

송파공인 최명섭 사장은 "정부가 대출을 옥죄면서 불안감을 느낀 매도자들이 집을 싸게 내놓고 있지만 매수자가 붙지 않는다"며 "올해 최고가 대비 평균 1억원 가까이 하락했다"고 말했다.

강남구 개포 주공1단지도 추석 이후 1천만~2천만원 가량 약세를 보이면서 최고가 대비 5천만~6천만원 내렸다.

56㎡는 지난 달 사상 최고가인 14억원에 팔렸으나 지금은 13억4천만원에 매물이 나와 있고, 역시 지난 달 10억6천500만원에 거래된 49㎡도 10억1천만원으로 5천500만원 하락했다.

또 43㎡는 추석 전 8억4천만~8억5천만원이었으나 불과 일주일 만에 8억3천만원으로 1천만~2천만원 하락하는 등 추석 이후에도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

남도공인 이창훈 대표는 "강남에 투자하려던 사람들이 DTI 규제로 보유하고 있던 집이 안팔리자 매수를 못하고 있다"며 "추석이 지나고 가격이 오를 것으로 봤는데 거꾸로 약세장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강동구 둔촌 주공과 고덕 주공도 지난 달 DTI가 확대 적용된 후 2천만~5천만원 가량 하락했다.

둔촌 주공1차 52㎡는 최고 6억7천만원까지 거래됐으나 현재 3천만원 하락한 6억4천만원에, 112㎡는 최고 9억9천800만원이던 것이 6천여만원 내린 9억3천500만원에 팔렸다. 고덕 주공 3단지 53㎡도 6억3천만원에 팔리던 것이 DTI 규제 이후 6억원으로 내려왔다.

둔촌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12일부터 제2 금융권에도 DTI가 적용되면 매수자들의 관망세는 더욱 심화될 것"이라며 "당분간 추가 하락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 강북도 타격...거래 '꽁꽁' = 강북 주택시장도 DTI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

현지 주민들은 "소득이 많고 자금 여유가 있는 강남권 매수자에 비해 강북 주민들이 더욱 큰 피해를 보고 있다"며 "서민을 죽이는 정책"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노원구 상계동 중소형 아파트 단지는 전셋값 강세와 대조적으로 매매값은 약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DTI 확대후 거래가 끊긴 때문이다.

상계 주공 12~14단지 56~59㎡는 DTI 규제 이전에 비해 500만원 정도 하락했지만 매수자가 붙지 않는다.

상계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추석이 지나면 거래가 될 것으로 봤는데 DTI를 제2 금융권까지 확대한다는 소식에 문의 전화도 거의 없다"며 "미리 집을 사둔 사람은 살던 집이 안팔려 새로 산 집을 다시 전세놓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다른 중개업소 대표는 "영세 자영업자들은 소득 신고액이 낮아 불과 2억5천만원짜리 집을 사는데 대출이 5천만원도 안나오는 상황"이라며 "매수세 자체가 위축돼 값싼 소형의 반사이익도 기대하기 힘들어 보인다"고 전했다.

도봉구 일대도 DTI 한파로 매수자들이 자취를 감췄다. 현지 중개업소는 거래 부진이 장기화될 경우 가격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도봉동의 한 중개업소 사장은 "도봉동 럭키아파트의 경우 지난해 6월부터 600가구중 중대형 딱 1건이 거래됐는데 서민 아파트에 무슨 DTI냐"며 "강북 아파트 구입자는 강남과 달리 목돈 보유자가 거의 없어 DTI로 인한 피해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가운데 금리 인상 여부가 올해 주택시장의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부동산1번지 박원갑 소장은 "대출 규제 강화와 금리 인상은 주택 수요를 억제하는 직접적인 효과가 있다"며 "금리 인상은 집값이 거의 오르지 않은 강북과 수도권, 지방 아파트 시장에 타격을 줄 수 있어 신중히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2009, 10,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