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들리지 않는 귀 ‘난청’···노화 아닌 이상 회복 가능
잘 들리지 않는 귀 ‘난청’···노화 아닌 이상 회복 가능
  • 국토일보
  • 승인 2016.11.21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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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각신경 손상으로 인한 노인성 난청, 보청기 必 착용

   
▲ 최병권 이비인후과 과장(의학박사, 전문의)

건강칼럼 <8> 난청과 보청기
갑을장유병원 최병권 이비인후과장(의학박사, 전문의)

잘 들리지 않는 귀 ‘난청’... 노화 아닌 이상 회복 가능
청각신경 손상으로 인한 노인성 난청, 보청기 必 착용

난청이란 한자어 뜻 그대로 ‘듣기 어려운’ 증상을 말한다. 즉, 대화를 할 때 잘 들리지 않아 되묻게 되거나 자신도 모르게 목소리가 커지고 TV를 시청하거나 음악을 들을 때 평소보다 잘 안 들린다면 난청을 의심해야 한다.

소리를 인식하는 청각기관계의 한 부분이 바로 귀다. 음파가 귓바퀴에 모여 외이도를 따라 고막으로 전달되고, 고막에서 진동을 증폭시켜 청신경이 있는 내이를 거쳐 대뇌의 청각 중추로 전달함으로써 마침내 소리로 인식하게 된다. 이러한 소리전달 경로 과정에 어느 한 부분이라도 이상이 생기면 장애가 발생한다.

난청은 크게 중이염 등의 질병이다. 이는 소리 전달이 안 돼 나타나는 전음성 난청과 신경의 퇴화손상 등으로 문제가 생기는 감각 신경성 난청으로 나눌 수 있다. 신경성 난청은 또 다시 나이가 들면서 서서히 귀가 나빠지는 노인성 난청과 지속적인 소음이나 스트레스로 인해 귀가 나빠지는 소음성 난청으로 분류해 볼 수 있다.

특히 노인성 난청은 연령의 증가로 달팽이관 내 유모세포 손실과 함께 청각신경손상에 의해 청력이 떨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노인성 난청의 대표적인 특징은 소리에 대한 감지와 변별력이 떨어지는 증상이다. 상대방이 하는 말소리도 작게 들리고 말의 뜻도 구분하기 어렵게 느껴지는 것이 대표적 예다.

소음성 난청의 대표적인 증상은 초기에 높은 음이 잘 안 들리고, 진행이 되면서 대화 중에 상대방의 말이 잘 안 들리기도 한다. 작업 중이나 모임 등에서 지인들과의 의사소통이 잘 이뤄지지 않게 되며, 이명도 생기긴다.

난청은 과거에는 농아나 고도난청인 사람을 난청환자라고 했으나 최근에는 본인이 생활에 불편을 느끼면 병으로 진단하고 치료한다. 난청의 원인은 질병, 소음, 노화로 나눌 수 있다.

질병으로 인한 것은 외이도 질환, 귀지, 염증, 종양, 선천성 기형 등이다. 이물, 귀지, 염증인 경우는 간단히 치료되며 드문 경우이지만 종양이나 선천성 기형인 경우는 수술 치료가 필요하다.

최근에는 스마트폰, MP3 등 휴대용 음향기기 사용의 보편화로 소음에 지속적으로 노출된 결과 10~20대의 젊은 연령층에서도 난청 발생률이 높아지고 있다.

난청 정도는 청력검사로 알아봐야 한다. 보통 단체로 실시하는 건강검진에 포함된 청력검사는 단지 난청 가능성의 여부만을 선별하는 검사다. 따라서 청력에 맞는 적합한 보청기 착용을 위해서는 정확히 어떤 소리를 어느 정도 들을 수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난청에 대한 검사는 주파수대 별로 어떤 크기의 소리까지 들을 수 있는지 측정하는 순음청력검사, 단어를 구별해 내는 어음판별검사, 소리의 피로도를 측정하는 검사 등이 있다. 청력검사와 평가를 거친 후 보청기가 필요하다는 처방이 나오면 보청기를 맞추게 되는데 청력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본인의 청력에 가장 적합한 보청기를 선택해야 한다.

물론 외이나 중이의 문제로 인한 난청은 약물이나 수술로 치료가 가능하다. 다만 청장년층에 생기는 난청은 만성 중이염이 원인인 경우도 많다. 만성 중이염에 걸리면 귀가 울리는 현상이 생기며 청력이 떨어진다. 귀에서 계속 고름이 나오기도 한다. 또한 어지럼증이 생겨 주위 사물이나 천장 등이 빙빙 도는 느낌을 받거나 두통이 생기기도 한다.

만성 중이염은 비교적 간단한 수술로 완치가 가능하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고막을 만들어 주거나 이소골을 재건하는 수술을 한다. 청력 개선 정도는 수술 전 청력 상태에 따라 다르지만 상당 부분 회복이 가능하다.

노인성 난청은 회복될 수 있는 것이 아니므로 적절한 보청기를 사용해 청력에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조기에 난청을 발견해 빨리 보청기를 착용하면 적응하기 수월하다.

증상에 따라 적합한 보청기를 선택해야 할 필요도 있다. 보청기는 시력이 저하된 사람이 안경을 쓰듯 청력이 나쁜 사람이 사용하는 보조기구다. 일상생활에서 회화음 청취와 이해가 곤란한 사람에게는 보청, 즉 음의 증폭이 필요하다. 이러한 음의 증폭을 위한 전기음향기를 보청기라고 통칭한다.

보청기는 소리를 듣는데 도움을 줄 뿐이며 청각을 회복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동일한 청각장애자라도 음의 경로가 다른 경우도 있다.

보청기를 선택하는 첫 번째 목표는 그 사용자에게 언어를 보다 확실하게 들리도록 하는 것이다. 나머지 하나는 보청기의 음이 그 착용자에게 오래토록 기분 좋게 착용할 수 있는지 여부다.  이것은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다. 보청기 선택은 처음 착용했던 것을 계속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에 따라 변경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보청기의 종류도 다양하다. 보청기는 일반적으로 시중에서 널리 쓰이는 신체장착형 보청기, 귀뒤형 보청기, 안경형 보청기, 귀속형 보청기가 있고, 그밖에 특수형 보청기가 있다. 특히 난청의 종류와 정도 그리고 보청기의 목적에 따라 각각의 종류를 선택할 수 있다.

다만 보청기를 선택하고 사용할 때 유의해야 할 사항이 있다. 본인의 청력에 가장 적합한 보청기를 선택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담당 전문의와 청각전문가와의 면밀한 상담이 매우 중요하다.

이는 청력, 직업, 생활환경의 소음 정도, 취미활동 등 모든 요소를 고려해 보청기를 선택해야 하며 보청기는 형태, 채널사양 등 종류가 다양하므로 스마트폰 등 가전제품 구입 때처럼 기능과 제품사양 등을 꼼꼼히 확인하는 게 좋다.

난청에 대한 원인판명 및 보청기 처방이 잘 이루어져 구입한 경우 첫 착용 시 적응기간이 필요하다. 아울러 보청기는 안경처럼 착용하자마자 효과를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서서히 착용시간을 늘려가며 적응기간을 갖도록 해야 한다. 보청기 착용을 통해 발자국 소리, 초인종 소리, 삐걱대는 소리 등 이전에 듣지 못했던 새로운 소리 자극으로 인해 두통이나 어지럼증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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