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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유의 세상만사]<72>파리와 지진안동유 팀장 / 기계설비건설공제조합 기획전략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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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7.18  08:2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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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유의 세상만사

자유기고가이자 시인인 안동유씨(기계설비건설공제조합 기획전략팀장)의 칼럼을 게재합니다. 안 팀장은 KBS ‘우리말 겨루기’ 126회 우승, ‘생방송 퀴즈가 좋다’ 우승 등 퀴즈 달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MBC 100분 토론에서는 시민논객으로 참여하는 등 지속적인 방송 출연을 통해 또다른 소통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에 本報는 건설산업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안동유 팀장의 ‘안동유의 세상만사’를 통해 작가 특유의 감성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소통의 장을 마련했습니다.

파리와 지진

지진의 안전지대로 여겨지던 우리나라마저 최근에 강도 5의 지진이 발생해서 더이상 안심하고 있을 수만은 없게 됐다. 따지고 보면 일본과 가까이 있고 우리나라에도 활성단층이 존재하고 있다.

불의 고리 곧 환태평양 조산대에서 떨어져 있지만 큰 지진은 결국 우리 땅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지진 대책이나 이런저런 정책적 고민과 기술 문제는 당국자들과 전문가들에게 맡겨야 하지만 그 피해에 대한 예방 수칙과 피난 요령등은 국민들도 알고 있어야 한다.

여러 재난이 예측되거나 발생하면 문자로 알려 주는 좋은 제도가 있어 다소 안심이 되기도 한다.

그런데 이번 지진으로 그 강도만큼 놀라고 공포에 빠진 건 알겠는데 당국자의 문자 알림에 대해 날짜가 틀렸다고 호들갑을 떠는 건 참으로 유감이다.

지진 대책이 문제지 그깟 재난 문자의 오타가 문젠가? 자주 보인 비합리적인 이 나라의 행태는 어디가 끝인지 모르겠다. 아마 담당자가 급하게 문자를 치다가 날짜를 잘못 친 걸로 보인다.

명백히 실수다. 어쩌란 말인가? 바로잡으면 될 일을…. 그게 지진 사태의 본질인가?

방송사고란 말이 있다. 방송시 예상 못한 일이 벌어진 걸 말한다. 어찌 완벽을 기대하나?

미국의 방송을 보면 일기예보를 하다가 화면에 기상도가 잘못 나오면 앵커나 리포트나 웃으며 조크로 넘어간다. 유머다. 아무도 그걸 문제삼지 않는다. 우리는 극악무도한 살인처럼 있어서는 절대 안 될 일이 일어난 것처럼 난리를 친다.

오래전 증권 방송에서 파리가 날아들어 출연한 해설자의 입술 위에 앉은 걸 어쩌지 못해 입술로 바람을 불다가 웃음이 터졌다. 방송 관련 기관으로부터 경고를 받은 걸로 기억을 한다. 아무래도 이 나라는 제대로 서있는 게 별로 없다는 생각이 강력히 들었다.

파리가 날아든 걸 어쩌란 말인가? 누가 봐도 다 아는 걸 억지로 아닌 척 몰래 파리를 쫓는 애처로움이 안타까웠다. 솔직하게 파리를 쫓고 유머로 넘길 수 있는 일이다. 방송이 뭐 대단하다고 모두 경직되어서는….

그들을 그리 만든 방송 관련 규정이 문제다. 이번 일을 보며 입맛이 쓰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블랙저널리즘의 언론들은 이른바 건수를 잡았다. 숫자나 날짜는 확실한 오류이므로 좋은 먹잇감이다. 변명의 여지가 없으니 마구 몰아붙인다.

그 중요도는 중요하지 않다. 명백히 틀린 사실이란 것이 중요하다. 담당자는 좌불안석일터다.

관료주의에 찌든 우리 공무원 조직의 권위주의와 무사안일주의에 어긋난다. 형식주의에도. 언론이 몰아붙이면 붙일수록 꼬리자르기식 책임전가에 능한 상사의 질책과 징계수위는 높아질 터. 불을 보듯 뻔하다. 이런 일은 그냥 핀잔 한번으로 끝날 일이다. 아무래도 무식과 광기와 언론의 시청률이 애먼 사람 하나 잡겠다는 건 작은 기우에 불과할까?

앞에서 든 증권 방송의 해프닝이 출연자들의 얼굴이 파리해지는 대신 사회자가 이렇게 정리하며 끝났으면 좋았을 것이다.

“시청자 여러분! 우리 방송의 위력이 파리들에게도 알려진 것 같습니다. 해설자의 입에서 무슨 말이 나오는지 파리도 이렇게 관심을 기울입니다. 이 분의 입을 주목해 주십시오.”

유머의 말뿌리는 인간이다. 같은 말뿌리를 가진 인문학이 오래전부터 유행하고 있다. 깨달았다면 머리에만 머물러선 안 된다. 가슴으로 내려와야 한다.

오타 따윈 그냥 무시하자. 그래야 본질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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