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유의 세상만사]<69>해당화 피는 섬마을 여선생님!
[안동유의 세상만사]<69>해당화 피는 섬마을 여선생님!
  • 국토일보
  • 승인 2016.06.20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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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유 팀장 / 기계설비건설공제조합 정보지원팀

 
안동유의 세상만사

자유기고가이자 시인인 안동유씨(기계설비건설공제조합 정보지원팀장)의 칼럼을 게재합니다. 안 팀장은 KBS ‘우리말 겨루기’ 126회 우승, ‘생방송 퀴즈가 좋다’ 우승 등 퀴즈 달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MBC 100분 토론에서는 시민논객으로 참여하는 등 지속적인 방송 출연을 통해 또다른 소통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에 本報는 건설산업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안동유 팀장의 ‘안동유의 세상만사’를 통해 작가 특유의 감성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소통의 장을 마련했습니다.

해당화 피는 섬마을 여선생님!

어머님은 집안일을 하다가 가끔 노래를 흥얼거리며 삶의 괴로움을 이기셨던 것 같다.

요즘같은 여름에 접어드는 철이면 이불 호청을 뜯어 빨아서 풀을 하고 빳빳하게 펴서 이불에 꿰매곤 하셨다. 어릴적에 딸이 없어 그런 이불을 맞잡고 당기면서 주름을 펴면 어머니의 노랫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다른 많은 어머님들도 비슷할 터이다. 그런 노래 중 자연스레 귀에 익은 것이 이미자의 총각선생님이다.

그렇게 해당화 피고지는 섬마을의 총각선생님은 서울엘랑 가지 못하고 그 시절 어머님들의 입에서 맴돌았다.

지금 세간을 떠들썩하게 한 사건이 몇 있다. 그 중에서도 단연 초미의 관심사는 섬마을 여선생의 성폭행 사건이다.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못하던 권위주의 시대를 살아온 세대들은 이런 보도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 거기다 범인들이 학부형이었다는 사실은 충격에 충격을 더해주는 것이다.

범인들이 잡혔으니 수사기관과 검찰에서 성실한 수사를 하고 법적 절차를 밟을 것이다. 문제는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말아야 하는 것이고 그렇도록 대책을 세우는 일이다.

섬마을에 여교사를 대신해서 남자교사를 발령낸다는 미봉책에서부터 잠금장치와 CCTV를 설치한다는 사후약방문까지 나왔지만 한쪽만 보고 다른 쪽을 보지 못하는 근시안적 대안일 뿐이다. 당장 여교사와 남자교사의 대우에 있어서 역차별이 논란이 되고 아무리 시설을 잘 해도 일을 저지르는 사람은 저지르니 물적 장치는 한계가 있다.

먼저 섬마을의 폐쇄성으로 인한 잘못된 유대감을 타파하는 문화적 접근이 필요하다.

오랜 세월 한 지역에서 집안 사정까지 알고 혈연과 인척관계로 얽힌 경우가 많아 친밀감이 깊게 형성되어 있지만 이런 유대감이 잘못된 패거리 문화, 지역 연고주의로 비화될 수 있으니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문제를 다룰 수 있는 대승적으로 열린 마음과 철학적 태도가 정착돼야 한다. 이는 어릴 때부터 기초교육을 하면서 정신적인 소양을 길러 줘야 한다.

이번에도 일부 주민들이 젊은 남자들이 그럴 수도 있다는 발언을 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이런 일로 주민 전부가 매도되어선 안 되지만 분명 섬마을엔 그런 동류의식이 뿌리깊이 박혀 있다.

그래서 범죄자에 대하여 관대한 태도를 보일 것이 아니라 주변 주민의 따가운 눈총으로 언감생심 함부로 마음을 먹지 못하게 해야 한다.

또한 물적 시설은 당연히 담보돼야 한다. 사람은 환경의 동물이라 견물생심으로 허술한 잠금장치나 감시장치엔 쉼게 범죄의 유혹에 빠지게 된다. 따라서 쉽게 범죄를 저지를 수 없는 견고한 물적 장치가 되어 있어야 범죄의 시도 초기에 불가하거나 어려움을 알고 포기하게 만든다.

어렵게 범죄를 저질러도 범인을 잡기 용이한 감시장치가 있어야 한다. 범죄자는 반드시 잡혀서 죄값을 치를 수밖에 없다는 것을 보여야 범죄를 저지를 맘을 먹기가 어려워지게 된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물적시설을 갖추고 있어도 범죄성향이 강한 사람은 어디나 있기 마련이어서 교묘한 방법으로 감시망을 빠져 나가려 한다. 따라서 사회일반의 건강한 의식이 필요하다. 약자에 대한 보호와 명예심으로 자기의 행동을 함부로 하지 않는 태도가 필요하다.

이제 그 아름다운 섬마을에 총각선생님뿐만 아니라 여선생님이 와서 아이들을 맘놓고 가르치게 해 줘야 한다.

서울엘랑 가지말라고 노래하지 않아도 아이들과 즐겁게 생활하는 보람을 느끼게 해주면 섬마을에 같은 주민으로 살 수도 있을 것이다. 무지막지한 성폭행이 아니라 섬마을 청년과 순수하고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가 신문에 실렸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