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경영평가 이대로 좋은가
공기업 경영평가 이대로 좋은가
  • 김광년 기자
  • 승인 2015.06.19 11:3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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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사건 이후 한국시설안전공단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국민안전의 보루 역할을 다하며 공적기능 발휘에 혼신을 다해 왔는데 적자 봤다고 꼴찌 평가를 한 겁니까? ”
“ 그럼 이익창출에 급급해서 민간기업과 싸우며 국민안전은 ‘ 나 몰라라 ’ 해야 합니까? ”
한국시설안전공단에 근무하는 간부급 직원의 흥분 가득 품은 성토의 목소리다.
이곳저곳 불려 다니고 쫒아 다니며 오직 제2의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부단한 노력을 기울인 결과가 ‘ 기관장 해임’ 이라는 성적표를 받고 난 이들의 심정이 십분 이해된다.
이야말로 어처구니 없는 일일 것이다.
 

국가 공공이익을 위해 일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국가와 국민의 봉직자로서 국민생명을 지키는 중대업무에 최선을 다 한 임직원들에게 보상을 해 주지 못할망정 오히려 피땀 흘린 직원들을 두 번 죽이는 일을 정부가 자행했다.
 

공기업 경영평가라는 것이 무엇인가!
정부 예산을 어떻게 썼으며 얼마만큼의 효율적 경영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진단을 하는 것일게다. 그런데 이 절차가 정부가 빼어든 서슬이 퍼런 칼날을 그냥 집어 넣을 순 없으니 시범케이스로 한 두개 보내야 한다는 집착으로 귀결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는 어제 오늘의 지적이 아니다.
사실 정권의 맘에 안드는 사람 보내는 수단으로도 사용되고 있다는 소문도 무성하다.
이번에 E등급으로 평가받은 한국시설안전공단은 전 직원 200명도 안되는 강소형 공기관이다. 특히 주업무가 일정규모 이상 전국 사회간접자본(SOC) 시설물의 안전을 예방하고 진단, 처방하는 명실상부한 공적기능을 수행하고 있는 기관이다.

영리를 추구해야 하는 기능과 목적보다는 국민안전을 도모해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감과 사명감으로 무장한 기관이다. 차라리 한국시설안전공단에게 수익을 창출하라, 적자를 보지 말라고 할테면 차제에 공단을 공사로 전환시켜 주야 함이 마땅한 처사다.

정부 주도로 각 분야별 공기업을 평가하고 관리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그것이 각 기관별 특성을 반영한 평가체계로 추진돼야지 일률적인 매뉴얼로 평가한다면 규모가 적고 수익사업을 유지하기 어려운 기관에겐 절대 불리할 수 밖에 없다.
 

이러한 공정하고 합리적이지 못한 평가시스템에 의한 결과물이다 보니 국민들로부터 공감을 받지 못하는 것이다.
바라건데 한국시설안전공단의 기관장 해임은 분명 작금 한국사회가 처하고 있는 제반 당면과제를 풀어 나가는데 도움을 주지 못한다.
공적기능에 충실해 왔던 업적에 대해 별도의 평가항목을 줌으로써 국민안전을 선도하는 공기업의 위상과 기능을 더욱 발휘하도록 유도해 주길 바란다.
 

본보 편집국장 김광년 / knk @ ikld .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