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세운상가 활성화 국제현상공모 당선작 선정
서울시, 세운상가 활성화 국제현상공모 당선작 선정
  • 이경옥 기자
  • 승인 2015.06.16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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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_스케이프의 ‘Modern Vernacular(현대적 토속)’

이_스케이프의 현대적 토속 조감도.
[국토일보 이경옥 기자] 서울시가 ‘세운상가 활성화를 위한 공공 공간 설계 국제현상공모’ 당선작으로 이_스케이프(김택빈, 장용순, 이상구) 건축사사무소의 ‘Modern Vernacular(현대적 토속)’을 최종 선정했다고 16일 밝혔다.

앞서 시는 지난 2월 ‘세운상가 활성화(재생)종합계획’을 발표하고, 2월 24일부터 5월 17일까지 국제현상공모를 실시했다.

84일간 진행된 공모전엔 총 82개 작품이 제출됐으며, 이 중 국외 작품(44개)이 국내(38개)보다 많이 접수됐다.

당선작은 1968년 거대구조물인 세운상가가 들어서기 전, 실핏줄 같은 골목길을 따라 자연스럽게 생긴 집들과 삶의 방식을 기존도시 조직인 ‘토속’으로 정의했다. 이를 현대에 속하는 세운상가 데크와 내부로 자연스럽게 연결, 확산시켜 과거와 현대가 공존하는 ‘현대적 토속’ 도시 구조로 재현되도록 설계했다.

남북(종묘~남산)으로는 끊어진 보행데크의 축을 복원하고, 동서(종로~동대문)로는 역사적으로 지속됐던 길들의 공간을 찾아내 공간, 시각적으로 연결했다.

또, 위 아래로는 중간레벨의 데크를 추가해 데크 상하부가 서로 유기적이고 삼차원적으로 그물망처럼 연결되면서, 기존도시 조직과 세운상가 사이의 끊어진 조직을 뜨개질 하듯이 연결해 나가는 것을 제안했다.

현재 높이가 너무 높아 한 번에 접근할 엄두가 나지 않는 남북을 잇는 보행데크는 플랫폼 셀(Platform Cell)이라고 부르는 컨테이너 같은 모듈화된 박스를 데크 위 아래에 끼워 넣어 지상층(기존 도시 조직)과 자연스럽게 연결되도록 했다.

특히 이 플랫폼 셀 안에는 전시실 등의 공공편의시설, 기타 다양한 프로그램을 담아낼 수 있고, 3층 보행데크와 2층을 수직으로 오갈 수 있어 활용도면에서도 유연하고 효율적인 시스템이라는 평가다.

현재 세운초록띠공원 자리는 종묘와 연결되는 횡단보도부터 세운상가 2층까지 완만한 경사로 이루어진 광범위한 광장으로 계획했다. 다양한 퍼포먼스가 가능한 공간이자 편안히 앉아서 종묘 쪽을 바라볼 수 있는 공간으로 설계했다. 광장 하부 1층 공간은 전시, 창업 지원 등 다양한 시설을 수용할 수 있도록 했다.

승효상 심사위원장(서울시 총괄건축가)은 “당선작은 오래된 건축물을 새 건축물로 만들려고 하지 않고 과거의 흔적들을 존중하면서 새로운 역사를 더했다는데 점에서 심사위원들의 폭 넓은 지지를 받았다”고 말했다.

심사위원은 ▴승효상(이로재 건축 대표‧심사위원장) ▴김준성 건국대교수 ▴온영태 경희대 교수 ▴로저 리붸(Roger Riewe) 그라츠공대 건축학부 학장 ▴아드리안 거즈(Adriaan Geuze) West8 대표 ▴임재용 O.C.A 대표 등 국내외 건축, 조경, 도시설계 분야 전문가 6명이 참여했다.

이번 공모에선 1등 당선작 이외에도 2등(1작품), 3등(1작품), 가작(5작품) 등 총 8개의 작품이 선정됐다.

2등작 ‘Time-lapse of Lying Enormous’(우의정, ㈜건축사사무소 메타 외 1인)는 지상층에서 데크로 접근하는 수직 동선을 경관녹지에 위치시켜서 주변과 데크와의 관계를 잘 설정한 안으로 평가됐다.

3등작 ‘Urban Filter’(김현수, 이소우 건축사사무소㈜ 외 4인)는 가장 간결하고 강렬한 인상을 주었으며 건축적으로 완성도가 높은 작품으로 평가됐다.

가작으로는 ▴‘PLATFORM CRAFTING’(김주현, 김주현 건축사사무소 외 1인), ‘Spirit of Seunsangga’(신혜원, lokaldesign 외 3인) ▴‘GOLMOKGIL NER-MER OSOLGIL’(정일교, ㈜건축사사무소 M.A.R.U.] 외 3인), ‘Forest Walk’(김성한, ㈜건축사사무소 아크바디 외 1인), ‘New From Old’(김승욱, 오다건축사사무소㈜ 외 1인)이 선정됐다.

시는 이번 당선작은 확정된 설계안이 아니기 때문에 지역주민 대상 설명회, 분야별 전문가 소통을 통해 설계를 구체화할 것이며, 이_스케이프(김택빈)와 설계범위에 대한 구체적인 협상을 진행한 후 이달 중 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특히 세운포럼 등에서 논의된 다양한 활성화 프로그램 도입(운영)을 위해 3층 데크, 초록띠공원 등에 다양한 공간이 마련될 수 있도록 설계 주안점을 두고 공모 당선자와 긴밀히 협의해 실시설계를 추진할 계획이다.

논의 결과 세운상가군의 특성인 기술·제조·음향·게임과 연계한 다양한 활성화 프로그램 운영이 필요하며, 세운상가 활성화(재생) 계획에 이러한 프로그램 운영을 위한 공간 확보 계획이 실행력 있게 담겨야 한다는데 공감을 했다.

이후 오는 12월 1단계 구간(종로-세운상가-청계/대림상가)을 착공해 내년 말 완료할 계획이다.

시는 22일 당선작을 비롯한 총 8개 작품을 오는 30일까지 신청사 1층 로비에 전시해 시민들에게도 공개한다.

당선작으로 선정된 ‘이_스케이프(김택빈) 외 2인’ 에게는 기본 및 실시설계권이 주어지며, 2등작에는 상금 5,000만원, 3등작에는 상금 2,000만원이 각각 수여된다. 가작으로 선정된 5개 작품은 상금 500만원이 각각 수여될 예정이다.

이제원 서울시 도시재생본부장은 “세운상가는 서울의 도시·건축적 유산일 뿐 아니라 역사·문화·산업의 복합체로써 의미를 갖는다”며, “당선작이 지향하는 역사와 땅에 대한 배려정신이 프로젝트 진행과정에서 잘 구현돼 새로운 문화적 가치와 의미를 지닌 공간으로 재탄생되고 보행인구 증가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경옥 기자 kolee@ikl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