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차와 코스모스, 그리고 공무원 자살
풍차와 코스모스, 그리고 공무원 자살
  • 우호식 기자
  • 승인 2015.06.02 04: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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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시 바다향기테마파크에 대한 감사원 감사와 황선길

 

안산시 바다향기테마파크 공원 전경

[국토일보 우호식 기자] 소나무는 오래 사는 나무로 예로부터 십장생의 하나로 장수(長壽)를 나타내고 비바람·눈보라의 역경 속에서 푸른 모습을 간직하고 있어 꿋꿋한 절개와 강직한 의지를 나타내는 상징적 나무이다.

평소 안산시청에 근무하는 지인들은 고 황선길씨(와동장)를 두고 강직한 성품으로 소나무와 같다고 말했다.

그런 그가 장수하지 못하고 강직한 성품답게(?) 자신이 근무하는 단원구 와동주민센터 뒷산 소나무에 목 메달아 자살했다는 소식에 세월호에 이어 안산시청은 침울한 분위기다.

최근 감사원은 3월부터 전국 지자체를 대상으로 지방재정 집행실태에 관한 감사를 실시하고 있고 안산시청은 바다향기테마파크 사업을 집중적으로 감사 받고 있던 중이다.

바다향기테마파크가 지워져 있는 곳은 시화간척지 내 일부 부지를 관광휴양농업지구로 조성해 관광객을 모으고 지역발전을 촉진할 목적으로 지어졌으나 농어촌공사가 관리하는 곳으로 이 곳에 임대 계약하여 안산시가 사용하기로 하였으며 임시시설이 아닌 고정시설로 지어 투자가 예산 낭비라는 지적을 감사의 핵심 내용으로 하고 있다.

고 황선길(59세)는 김철진 전임시장의 비서실장으로 여기저기 관련 부서에게 바다향기테마파크 사업을 업무조율 했고 현재는 시장이 바뀐 이후 안산시 와동 주민센터 동장으로 근무해 오다가 감사원 감사를 받았다고 한다.

위 감사내용이 사실이라면 안산시는 잘못한 것으로 보인다.

임대 계약한 땅에 고정시설비를 투자한 것은 예산 낭비로 감사원의 지적을 받고도 남는다.

변명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본 기자는 안산시청의 전임시장과 현 시장 그리고 고인과 관련부서에 손을 들어주고 싶다.

지자체라는 것이 무엇인가?

지역의 주민과 행정 기관이 그 지역을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정의한다면 지역 주민을 행복하게 만들고 즐거울수 있는 사업이라면 지자체는 창의성있게 실시할 수 있는 반면에 공공기관인 농어촌공사는 핵심주체가 없는 지역주민이라는 부분에서 하기 힘든 일이 아닌가?

바다향기테마파크의 경우는 너무나도 창의적인 생각이 도출된 자연스런 생태학적인 공원이다.

바다향기 테마파크는 시원한 바다향이 풍기는 테마공원으로 4.3 Km 의 산책로와 관찰데크가 만들어져 있고 수변공원이라는 특성상 1.2Km의 자연형 수로를 만들고 곳곳에 연못도 조성되어 있다.  중앙광장 등 3곳에 조성된 화훼단지는 코스모스, 해바라기가 만발한데다 장승군락까지 설치되어 있어 볼거리가 가득한 곳이다.

너무 아름답다. 아름답다 못해 한 폭의 그림같은 무지개라고 할까?

바로 이런 곳이 지역 주민의 안식처가 될 수 있는 공간이다.

 

감사원에게 바란다.

첫째, 비리문제라면 감사원의 본연에 임무를 다하면 된다.

둘째, 비리 문제가 아니라면 감사원의 지적도 맞지만 긍정효과가 너무나도 큰 만큼 지적을 하되 개선책 마련에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다.

세쩨, 임대 계약을 장기 혹은 영구 나아가 관계기관이 협조하여 안산시로 이관하는 것도 검토해 볼만하다.

넷째, 당시 이 사업을 전개한 것은 전 안산시장이고 그 명령을 하달 받아 업무를 조율한 사람은 종의 관계이므로 많은 부분을 책임 전가했다면 시정할 필요가 있다.

다섯째, 고인과 현 안산시장은 감사원의 본연에 임무와 별도로 감사원 감사자의 태도(갑질?)를 문제삼고 있으므로 이에 대한 진상조사도 자체 병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여섯째, 원래 감사라는 것은 피감기관은 수동적일 수밖에 없지만 지자체든 공공기관이든 (준)공무원들이 능동적이고 창의적인 부분들이 희석되어 지는 일이 없도록 감사메뉴얼에 대하여 고민해야 한다.

안산시도 출발선상에서 열정도 좋지만 세심한 행정력을 발휘하지 못한 점에 대해 잘못은 있다.

실패작이었으면 말할 필요도 없지만 다행히 성공적인 사업으로 이끌어와 그나마 긍정적인 논란거리가 되었다.

좌우지간 안산시는 세월호 이후 또 한번에 숙연한 시간을 갖게 되었고 제종길 안산시장은 이런 분위기 속에 적절한 기자 회견을 하였다.

마무리가 잘 되길 바라고 감사원도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길 바라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어 본다.

 

유족들은 고 황선길씨 유해가 안산시청과 이 곳 코스모스가 만발했던 바다향기테마파크 공원을 거쳐 안산하늘공원에 안치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