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건설업계, 위기를 기회로 재도약 용트림
중견건설업계, 위기를 기회로 재도약 용트림
  • 이경운 기자
  • 승인 2014.03.24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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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사 20주년 기념 특집] 다시뛰는 건설업계

 

두산건설 - 올해 영업이익 150% 성장 ‘기대감’

한진중공업 - 공항건설·집단에너지 등 웅비 펼쳐

쌍용건설 - 고급건축·고난위도 토목수주 ‘총력’

 

금호산업 - 워크아웃 졸업·경영정상화 ‘코앞’

한라 - 신성장동력 본격 가동… 성장기치 높여

코오롱글로벌 - 발전부문 매출 성장발판 다져

올해 시공능력순위 11~20위권대 건설사들이 재도약을 향한 용트림을 하고 있다. 국내 건설·부동산경기 침체로 입은 충격을 씻고 글로벌 건설사로 성장하기 위한 기치를 내걸었다.

중견 건설업계의 체질개선은 최근 수년간의 담금질에서 비롯됐다. 어려운 상황에도 스스로의 장점을 갈고 닦아 글로벌시장에서 이름을 날렸고 사업영역을 확대했으며 특화사업이라는 활로를 찾아냈다.

 

◆ 세계 1위 기자재회사 도약

두산건설(14위)은 연초부터 증권가의 호평을 받았다. 주택경기 회복에 따른 기대감과 메카텍, HRSG(배열회수보일러) 등 기자재부문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부각됐기 때문이다.

최근 키움증권은 두산건설이 올해 1,274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예측했다.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소폭 줄겠지만 영업이익이 지난해 570억원 대비 704억 가량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리포트에 따르면 세계 1위의 경쟁력을 갖춘 메카텍, HRSG사업부의 매출 비중은 2010년 3.5%에서 2014년 31.9%, 2016년 41.1%까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며, 건설사라기보다는 세계 1위의 기자재 회사로 변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리스크로 거론됐던 주택사업부의 매출 비중은 2010년 71.8%에서 2016년 24.2%까지 급감할 것으로 예상됐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도 3,350억원 수준으로 급감했다.

두산건설은 지난달 대만에서 약 1,400억원 규모의 가스복합화력발전소용 HRSG를 수주했다. HRSG는 가스복합화력발전소의 가스터빈에서 연소 후 배출되는 고온·고압의 배기가스를 재활용해 스팀터빈을 구동하는 발전설비로 가스복합화력발전소의 핵심 기자재다.

올해 HRSG 사업부의 예상 매출액은 2,725억원으로 2013년의 1,253억원 대비 117.5% 성장세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두산건설의 캐쉬카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 글로벌 공항건설시장 주도

한진중공업(15위)은 세계 최고수준의 공항건설 시공능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한다.

한진은 부지조성을 위한 준설·매립을 비롯해 토목·건축·플랜트 등 전 분야에서 시공 및 운영에 관한 종합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탁월한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준설·매립 시공능력은 국내에서 독보적인 1위를 자랑하며, 도로와 교량 등 접근인프라 공사부터 활주로·계류장·여객터미널·관제탑 등의 운영시설, 급유시설·중수처리시설 등 지원시설까지 전 분야에 걸친 지식과 수행역량을 갖추고 있다.

특히, 한진의 리프트업(Lift-up) 공법은 대형항공기 3대가 동시에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을 기둥없이 시공하는 기술로, 약 4,800톤의 지붕구조물을 지상에서 조립한 뒤 지상 27미터에 탑재하는 공법이다. 국내 최초로 한진중공업이 개발해 김포공항 정비기지에 적용한 바 있다.

현재 한진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대비하기 위해 추진중인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굴토 및 파일공사를 단독으로 시공중이며, 해외에서도 필리핀 라긴딩안(Laguindingan) 공항과 오만 두큼(Duqm) 공항 공사 등을 진행하고 있다.

이외에도 계열사와 시너지를 유도할 수 있는 집단에너지사업을 통해 발전플랜트 분야의 실적을 쌓아가고 있다.

 

◆ 해외사업 기획수주역량 제고

쌍용건설(16위)은 올해 사회인프라 발주가 늘고 있는 자원부국과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기획수주 제고에 나선다. 강점을 갖춘 해외 고급건축과 고난도 토목분야 수주에 주력하기 위해 프리 컨스트럭션 서비스, 제안형 사업 등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쌍용건설은 1977년 창립 이후 아시아(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베트남, 인도, 파키스탄 등)와 중동(사우디아라비아, UAE 등), 미국, 일본, 적도기니 등 20개국에서 135건의 공사(90억 달러)를 수주하며 전통적인 해외건설 명가로 성장했다.

또한, 지난 2008년 11월 국내 건설사가 수주한 해외 토목공사 중 최대 규모의 프로젝트를 단독으로 수주했다. 이 공사는 싱가포르 ‘마리나 해안고속도로 482공구’로 공사금액은 약 8,200억원에 달한다.

기술력을 바탕으로 설계와 시공을 동시에 진행하는 디자인&빌드 방식으로 수주한 이 프로젝트는 지하 고속도로와 지하 진입도로 등 총연장 1㎞, 왕복 10차선 고속도로를 건설하는 대형 사업이다.

쌍용건설은 향후에도 기술력과 디자인을 기본으로 환경까지 생각하는 명품건축을 통해 해외건설시장은 물론 국내 상황을 돌파한다는 계획이다.

 

◆ 국내 공공수주 NO3 위엄

금호산업(18위)은 올해 워크아웃 졸업을 목표로 경영정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자산매각을 통한 재무구조개선에 힘입어 공공수주에서도 주목할 만한 실적을 올리고 있다. 박삼구 회장의 경영복귀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금호는 최근 5년 연속으로 공공수주 탑 10에 이름을 올렸다. 2011년 8위에서 2012년 5위, 2013년 3위를 달성했으며, 최근에도 한국도로공사가 발주한 대구외곽순환도로 건설공사 제4공구(833억원)를 수주했다.

그 결과 금호산업은 지난해 매출액은 소폭 감소했지만 모든 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영업이익 588억원을 기록했다.

또한, 금호는 지난달 1,512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해 공평 1,2,4지구 부지매각에 따른 보증PF 손실확정채무의 출자전환을 결정했다.

 

◆ 배곧신도시 특성화사업 ‘본격화’

한라(19위)는 올해 PF사업장을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하고 680억원 규모의 흑자를 달성한다는 구체적인 계획을 내놨다.

연초부터 한라의 행보는 발 빠르게 시작됐다. 이달 초 서울 금천구 소재 ‘하이힐’ 복합쇼핑몰을 3,293억원에 매각했으며, 이에 따른 공사비 미수금 1,000억원을 전액 회수하고 PF보증채무 900억원을 해소했다.

또한, 동탄물류창고와 제주 세인트포CC 등의 매각작업도 외자유치 등을 통해 조만간 성사될 전망으로, 분양률이 저조했던 파주 운정지구 한라비발디 아파트도 최근 재분양을 완료했다.

현재 한라는 10월 착공예정인 경기도 시흥의 배곧신도시 프로젝트를 비롯해 몽골 울란바토르 시청사 개발사업, 아제르바이잔 수처리사업 등 양질의 공사를 추진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배곧신도시 특성화사업의 규모가 크다. 이 사업은 한라와 시흥시가 특수목적법인(SPC)를 설립해 서울대학교 시흥캠퍼스와 교육·의료·산학클러스터를 조성하고, 동시에 지원사업 용지를 개발하는 프로젝트이다.

1차로 오는 10월경 공동주택 2,791세대를 분양할 계획이며, 2015년 하반기에 2,490세대, 2016년 하반기에 1,419세대 등 총 3차에 걸쳐 6,700여 세대의 공동주택 및 오피스텔과 근린생활시설을 분양한다. 2017년 12월에는 서울대학교가 1차 준공되고, 2018년 3월 입주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한라는 열병합발전-바이오 에탄올 사업을 추진중이며, 일본 메이덴샤와 함께 세라믹 멤브레인 기술제휴를 통한 수처리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아울러 만도와 겹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자동차부품, 소재·화학부문 진출을 추진중으로 만도와의 시너지도 기대된다.

 

◆ 기업체질 개선… 수익 극대화

코오롱글로벌(20위)은 올해 선순환 재무구조로 기업체질을 개선한다. 금융비용과 차입금을 줄여 대외신인도(신용등급)를 올리고 수익을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코오롱은 1,000억원 규모의 전환상환우선주(RCPS) 발행을 추진해 재무상황 개선에 나섰다. RCPS가 발행되면 자본이 불어나 부채비율이 대폭 개선된다.

RCPS 발행 후에는 코오롱글로벌의 자본금이 5,188억원으로 늘어난다. 부채비율은 469%에서 369%로 낮아지며, 차입금 상환부담도 덜게 된다. 코오롱은 건설·주택부문 외에도 발전플랜트와 수처리 전문기업으로의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코오롱은 올해를 실적개선의 전환점으로 삼고 턴어라운드를 위한 기초체력을 배양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아산 성문발전, 김천 열병합발전 등에서 본격적으로 매출이 발생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