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렬의 의학상식] 아파야 오래산다<108>
[백종렬의 의학상식] 아파야 오래산다<108>
  • 국토일보
  • 승인 2014.02.28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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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박사 백종렬 원장의 ‘아파야 오래산다’ 주요내용을 연재합니다

 
아파야 오래산다

지난 82년부터 ‘백내과’ 의원을 개원한 이래 지역주민 건강지킴이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백 박사는 연세대 의대 졸업후 동 대학원에서 의학박사 학위 취득, 이화여대 내과 교수를 역임했다.
한국문인협회 회원이기도 한 백 박사는 이 책에서 총 5개 Chapter로 구성해 각 부문에 대한 ‘증세로 본 질병백태’를 소개, 자신의 몸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관심 갖기는 물론 정확한 의학상식을 통해 건강챙기기를 유도하고 있다. [상담전화 02-2677-5677/http:clinic104.co.kr]

 

■ 건강을 지키자 |피 속 노폐물 정화기 ‘신장’ <1>

신장은 피 속 노폐물 제거 여과기관 ‘중요’
염분칼륨 등 조절… 밸런스 맞춰 몸 기능 원활하게 한다

■ 뱃속에 있는 콩 두알
콩팥의 정식 명칭은 신장(腎臟). 척추를 중심으로 해서 양쪽 옆구리에 하나씩 한 쌍이 자리잡고 있으며 크기는 어른주먹만하다. 무게는 한쪽 당 약 140g으로 적갈색에 콩 모양을 하고 있어 콩팥이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다.
폐와 마찬가지로 두 개가 있지만 폐와는 다르게 한 개가 없더라도 큰 영향을 받지 않아 이식수술이나 기증의 눈물겨운 사연을 만들어내기도 하는 기관이다.

■ 피 속 노폐물 제거하는 여과기관
대부분의 장기가 그렇듯이 신장 안으로는 끊임없이 혈액이 들어갔다가 나온다. 그러면서 혈액 안의 노폐물을 제거하는 것이다.
사실 신장은 우리 몸 안에서 별로 눈에 띄지 않는 중요한 일을 하고 있다. 우리 몸의 주요 노폐물 처리기관은 창자가 아니라 사실은 신장이다. 그 두 개의 콩은 우리 몸의 가장 복잡한 화학 작용을 아주 자연스럽게 해낸다.

신장은 적혈구의 생산을 촉진시키면서 혈액 속의 칼륨, 염화나트륨, 그 외 기타 물질들을 감시해 농도를 맞춘다. 이 농도가 조금이라도 흔들리면 사람의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혈액 속의 수분 농도와 산성, 알카리성도 조절한다.
신장이 하는 일은 너무 많아서 의사들도 아직 신장의 모든 활동을 다 파악하고 있지는 못하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신장이 제 기능을 못한다면 생명이 위급해진다는 것이다.

■ 거르고 추려서 농도 맞추기
신장은 매 시간 몸 안에 흐르는 혈액을 두 번씩 걸러낸다. 이 작업은 매우 까다롭고 세시한 과정을 요한다. 이 거름장치를 하는 것이, 신장 안을 빼곡이 채우고 있는 네프론이라고 하는 구성단위이다.

하나의 네프론은 마치 머리가 크고 꼬리가 뒤틀린 벌레처럼 생겼는데 이 꼬리를 세뇨관이라고 부른다. 이 세뇨관은 매우 길어서 모든 네트론의 세뇨관을 모아 늘어놓으면 그 길이는 110km에 달한다.

적혈구나 혈액 속에 있는 단백질의 큰 입자들은 네트론을 통과하지 못한다. 이것을 통과시틴다면 단백질이 오줌으로 배설돼 몸에 이상이 온다. 세뇨관들 속에서 혈액의 99%는 재흡수되고 나머지는 버려진다.

필수 비타민, 아미노산, 포도당 그리고 여러 가지 호르몬 등은 다시 혈류로 돌아온다. 그러나 이들 중 어느 것이라도 필요이상으로 많으면 그 초과분은 오줌으로 나가 버린다. 이것을 조절하는 것이 신장의 능력이다.

그래서 콜라나 초콜릿 먹고 과한 식사를 하게 되면 의사들이 당뇨병으로 착각할 정도의 당분이 소변에서 검출될 수도 있다. 마찬가지로 과대한 염분 역시 신장에서 걸러진다. 만약 그렇게 되지 않는다면 심각한 사태가 벌어진다.

염분은 수분을 빨아들이기 때문에 만약 이 염분을 혈액 속에 그대로 방치해 두면 피 속에, 그리고 세포와 세포 사이의 공간에 필요 이상의 수분이 축적되기 시작할 것이다. 축적된 수분은 얼굴, 다리, 배를 부어오르게 할 것이고 늘어난 혈액 속의 수분 때문에 무리한 펌프질을 하던 심장은 스스로 지쳐서 결국 멎어버리게 될 것이다.

■ 밸런스를 맞추는 섬세한 장기
육류와 과즙에 주로 함유돼 있는 칼륨 역시 신장의 섬세한 조절작용이 필요하다. 칼륨이 너무 적으면 호흡운동을 맡은 근육들이 약해진다. 그러나 조금이라도 많으면 심장에 브레이크를 걸어 심장을 멎게 하는 수도 있다. 신장은 남는 칼륨은 아낌없이 버리지만 필요한 양 만큼은 확실히 확보하고 있다.

신장이 처리하는 것 중 가장 큰 것은 단백질이 소화되고 남는 최종부산물인 요소(尿素)이다. 다른 것들도 그렇지만 요소 역시 정확한 균형상태를 유지하고 있어야 한다. 요소는 적을 때는 간에 피해를 주게 되며 많을 때는 요독증이라는 병을 유발하는데 흔히 보이기는 하지만 의사들이 고약하게 생각하는 병 중 하나이다.

요독증은 혈액 속에 요소가 축적돼 생기는 병으로 내러벼두면 쇼크, 혼수상태를 거쳐 생명을 잃게 하기도 한다. 혈액 안에 요소가 쌓이기 시작하면 인체는 이 물질을 제거하기 위해 영웅적인 노력을 기울인다. 이 노력에는 땀샘도 협조해 가끔 피부에 백색의 요소 결정들이 나타나기도 한다.

그러나 신장의 기능이 정상이라면 당신이 고기를 다섯 근 쯤 먹어 요소가 과해져도 신장이 다 처리해 주므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