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렬의 의학상식] 아파야 오래산다<107>
[백종렬의 의학상식] 아파야 오래산다<107>
  • 국토일보
  • 승인 2014.02.24 08: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의학박사 백종렬 원장의 ‘아파야 오래산다’ 주요내용을 연재합니다

 
아파야 오래산다

지난 82년부터 ‘백내과’ 의원을 개원한 이래 지역주민 건강지킴이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백 박사는 연세대 의대 졸업후 동 대학원에서 의학박사 학위 취득, 이화여대 내과 교수를 역임했다.
한국문인협회 회원이기도 한 백 박사는 이 책에서 총 5개 Chapter로 구성해 각 부문에 대한 ‘증세로 본 질병백태’를 소개, 자신의 몸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관심 갖기는 물론 정확한 의학상식을 통해 건강챙기기를 유도하고 있다. [상담전화 02-2677-5677/http:clinic104.co.kr]

 

■ 건강을 지키자 |인체 최대의 화학공장 ‘간’ <2>

간 재생력 뛰어나 간암 등 질병 조기발견 어려워
스트레스 줄이고 간경화증 환자 年 2회 암검사해야

■ 하루 소주 한병 정도는 문제없다
우리가 간을 떠올리는 것은 주로 술과 관련된 경우가 많다. 그래서인지 간질환하면 먼저 술을 떠올린다. 하지만 간은 그렇게 나약한 존재가 아니다. 이미 밝혔듯이 간의 놀라운 재생력은 손상된 간을 다시 되살려놓는다.

그렇다면 그렇게 강한 간이 망가지는 경우는 어떤 경우인가? 본 대학의 렐바하 박사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하루 80g 이하의 알코올을 매일 마셨을 때는 간장에 이상이 없고, 160g 이상의 알코올을 매일 마시면 대부분 간경화에 걸린다고 한다.

소주 한 병의 알코올 양이 약 80g이니 그 정도의 음주는 간이 소화해 낼 수 있다. 문제는 많은 양의 술을 오랜기간 마시는 경우다. 아무리 강하고 과묵한 간도 이런 상황에서는 버텨낼 재간이 없다.

■ 당분 저장고
우리가 초콜릿을 먹으면 그 당분이 장에서 혈당(글루코스)로 바뀐다. 이 혈당이 혈류 속에 너무 많아 유입되면 마치 당뇨병 환자같이 혼수상태에 빠질 것이다. 하지만 간은 혈액 속에 글루코스가 너무 많으면 간은 그것을 풀같은 글리코겐으로 변환시킨다.

간은 200g에 해당하는 당분을 저장할 수 있으며, 이렇게 저장했다가 혈당량이 떨어지면 다시 글리코겐을 글루코스로 바꾸어 혈류 속에 공급해 준다.

■ 적혈구 사체 처리반
1초에 1,000만개의 적혈구가 사망한다. 이것은 어떤 방식으로든 처리돼야 하는데 간은 파괴된 적혈구를 보존해 새로운 적혈구를 만드는데 이용하도록 한다. 또한 그들을 이용해 1쿼트(1.14리터)씩의 소화액, 담즙을 만들어낸다. 이 담즙은 지방질의 퇴적물을 씻어내 줌으로써 간의 통로가 막히지 않게 해준다.

■ 간뎅이가 부었다?
간장염은 간세포에 치명타를 입힐 수 있지만 수 주일이 경과되면 이 바이러스 감염은 보통 가라앉는다. 그러면 간은 손상된 부분을 수리한다. 대개의 경우, 간은 정상상태로 돌아간다.

하지만 지방분이 너무 많이 침투하면 보다 심각한 사태로 발전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간은 쪼글쪼글해지고 딱딱해지며 혹같은 것이 생기고 병색을 띄게 된다. 이것이 간경변증인데 생명의 적신호이다.

부실한 식사에 매일 과도한 술을 마시는 사람의 경우, 거의 틀림없이 지방간으로 발전하며 여기서 한차례 더 나가면 간경변증이 된다. 우리나라 간암 환자의 80%는 간경화증과 합병인 상태이다.

간암은 조기에 발견해 수술하는 게 가장 최선의 방법이지만 간의 ‘과묵함’ 때문에 만성간염이나 간경화증과 식별이 어렵다. 따라서 간경화증 환자는 1년에 2번 이상 암검사를 하는게 좋다.

우리는 우리 몸의 충실하고 묵묵한 일꾼을 만나보았다. 너무 묵묵히 일에 몰두해 그 존재감조차 느끼기 어려운 간. 우리는 간을 내 몸과는 별개의 존재로 생각하는 건 아닌지. 아무리 성실하고 일 잘하는 친구일지라도 계속되는 스트레스와 자극은 그를 넉다운 시켜버린다.

사회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우리는 간에게 풀어버린다. 그것이 부메랑처럼 고스란히 자신에게 돌아온다는 것을 모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