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렬의 의학상식] 아파야 오래산다<98>
[백종렬의 의학상식] 아파야 오래산다<98>
  • 국토일보
  • 승인 2013.11.29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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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박사 백종렬 원장의 ‘아파야 오래산다’ 주요내용을 연재합니다

 
아파야 오래산다

지난 82년부터 ‘백내과’ 의원을 개원한 이래 지역주민 건강지킴이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백 박사는 연세대 의대 졸업후 동 대학원에서 의학박사 학위 취득, 이화여대 내과 교수를 역임했다.
한국문인협회 회원이기도 한 백 박사는 이 책에서 총 5개 Chapter로 구성해 각 부문에 대한 ‘증세로 본 질병백태’를 소개, 자신의 몸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관심 갖기는 물론 정확한 의학상식을 통해 건강챙기기를 유도하고 있다. [상담전화 02-2677-5677/http:clinic104.co.kr]

 

■ 건강을 지키자 | 오염된 공기.나쁜 습관으로 폐는 괴롭다<1>

박테리아.바이러스, 1차 살균물질에 의해 제거
오염된 공기.흡연 등 공격으로 ‘폐’가 신음한다

너무나 익숙해 그 소중함을 잊고 있는 기관, 폐.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것을 농담삼아 ‘숨쉬기 운동’을 한다고 무심코 말하지만 숨쉬는 것이 그렇게 간단할까. 산업화된 사회에 살면서 폐는 고통받고 있다. 오염된 공기, 흡연의 무차별 공격으로 신음하고 있는 우리의 폐. 폐는 공기오염의 걱정이 없었던 옛날이 그립다. 이 더럽혀진 환경에 살면서 우리의 폐는 어떤 일을 겪고 있을까. 그 깊은 내막을 들어보자.

■ 폐의 자동호흡통제 장치
몸의 모든 신체기관들이 그렇듯이 폐도 자동적인 통제를 받고 있지만 때론 스스로 임의적인 통제를 하기도 한다. 가끔 몹시 화가 나면 얼굴이 새파래질 때까지 숨을 멈추고 있을 때가 있는데 걱정할 필요가 없는 것은 이 자동적인 호흡작용 때문이다.

이 장치는 척수가 뇌와 연결되는 곳에 자리잡은 연수(延髓)에 있다. 연수는 극히 민감한 화학적 탐지장치로 피로하게 되면 근육은 빠른 속도로 산소를 소비하고 대신 탄산가스를 찌꺼기로 내놓는다.

탄산가스가 쌓이면 혈액은 약간 산성을 띠게 되는데 호흡통제본부에서는 이를 즉각 포착해 폐에 더 빠르게 활동하도록 명령을 내린다. 호흡활동이 심한 운동을 할 때처럼 충분한 정도까지 빨라지게 되면 이 통제본부는 또한 깊은 호흡을 하도록 명령한다. 이렇게 해서 호흡은 다시 정상으로 되돌아간다.  

■ 흡입하는 산소의 3분의 1은 불필요
사람이 가만히 누워 있을 때는 1분에 약 9ℓ의 공기가 필요하며 앉아 있을 때는 약 18ℓ, 걸어갈 때는 27ℓ, 그리고 달릴 때는 55ℓ의 공기가 필요하다.

우리의 호흡 속도는 평상시에 대체로 분당 15회 정도인데 숨을 쉴 때마다 0.55ℓ 가량의 공기가 폐 속에 들어갔다 나온다. 이것은 일반적인 경우이며 격렬한 운동을 할 경우 폐는 이 호흡량의 8배 까지도 흡입할 수 있다.
그러나 이 0.5ℓ의 공기가 모두 나에게 전달되는 것은 아니다. 3분의 1 정도는 기관과 다른 공기통로의 안팎으로 아무 쓸모없이 들어왔다 나갔다 하기 때문이다.

■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폐’
폐는 다른 내장기관과는 다르게, 외부와 직접적으로 맞닥뜨려져 있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쉽게 오염될 수 있다. 아무렇지 않게 들이마시는 공기, 무심코 피워무는 담배로 폐는 조금씩 그 기능을 잃고 죽어가고 있다.

폐에 고장을 일으키는 요인은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매일 들이마시는 박테리아와 바이러스들. 그러나 이 균들은 일차적으로 코와 목에서 분비되는 리소자임이라는 강력한 살균물질에 의해 제거된다. 하지만 용케 들어왔다 해도 걱정할 건 없다. 폐의 식세포들이 순찰하다가 세균이 보이면 벌떼처럼 둘러싸서 먹어치워 버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더 심각한 것을 환경오염이다. 아황산가스와 벤조피렌, 납, 이산화질소와 같은 독한 물질들이 외부에 있는 것과 마찬가지인 폐로 들어온다는 것을 상상하면 그렇게 살아가는 자체가 신기할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