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렬의 의학상식] 아파야 오래산다<97>
[백종렬의 의학상식] 아파야 오래산다<97>
  • 국토일보
  • 승인 2013.11.22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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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박사 백종렬 원장의 ‘아파야 오래산다’ 주요내용을 연재합니다

 
아파야 오래산다

지난 82년부터 ‘백내과’ 의원을 개원한 이래 지역주민 건강지킴이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백 박사는 연세대 의대 졸업후 동 대학원에서 의학박사 학위 취득, 이화여대 내과 교수를 역임했다.
한국문인협회 회원이기도 한 백 박사는 이 책에서 총 5개 Chapter로 구성해 각 부문에 대한 ‘증세로 본 질병백태’를 소개, 자신의 몸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관심 갖기는 물론 정확한 의학상식을 통해 건강챙기기를 유도하고 있다. [상담전화 02-2677-5677/http:clinic104.co.kr]

 

■ 건강을 지키자 | 신이 내린 최고의 악기 ‘목’

목은 몸 전체 중심 잡고 머리 위치 조정하는 버팀목
성대 짧게 긴장시키면 고음.길게 이완시키면 저음 난다

인체에서 목은 몸 전체의 중심을 잡아주고 머리를 여러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게 하며 신체의 여러 부위들과 협력, 머리의 위치를 조정하는 중요한 버팀목이다. 우리는 이 목을 통해 소리를 내어 의사소통을 하고 노래를 불러 흥을 돋운다. 목은 신이 내린 최고의 악기다.

의학용어로 인두(咽頭)라 불리는 목구멍은 내면이 점막으로 덮여 있는 근관(筋管)으로 코 뒤쪽에서 식도 입구까지 뻗어 있으며, 그 길이는 약 12.7cm이다. 인두는 호흡계와 소화계 기능을 동시에 수행하는 기관이다. 공기 뿐만아니라 음식물까지도 이곳을 통과하는데 양자가 뒤섞이지 않고 원활하게 소통된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 목젖은 과연 어떤 기능을 할까
조롱박처럼 목구멍 입구에 매달인 목젖의 기능은 무엇일까? 사람들은 노래를 잘하는 가수나 목소리가 큰 사람들의 목젖은 과연 어떻게 생겼을까 하는 상상을 자주 한다.

먼저 구개수(口蓋垂)라고 하는 목젖은 연구개(軟口開) 끝 부분에서 아래로 내민 동그스름한 살 조각인데 근육, 결합조직, 점막으로 돼 있다. 그것은 ‘아’하고 입을 벌리면 평상시에 위쪽으로 움직이게 돼 있다. 의사들은 그것이 어느 방향으로 움직이는가를 보고 신체의 이상을 찾아내곤 한다.

무엇인가를 삼킬 때에는 구개수가 위쪽으로 치켜올려지면서 비도(鼻道)의 흐름을 막아주는 구실을 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그러한 기능은 아마 그리 중요한 것은 아닐 것이다. 왜냐하면 구개수가 없는 사람들도 음식물이 코 밖으로 나온다고 불평을 하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만화가들은 사람이 노래를 하거나 소리를 지를 때 구개수가 진동하는 것처럼 묘사하지만 실은 목젖과 음성은 아무 관계도 없다.

■ 우리는 목을 말을 한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어떻게 말을 하나? 사람이 말을 하려면 원음(原音)과 단어로 조합될 자음이나 모음을 필요로 한다. 원음은 폐에서 토해진 호기(呼氣)가 흘러나와 한 쌍으로 된 탄력성이 있는 성대의 도움을 얻어 후두에서 만들어진다. 원음은 이어 입속으로 흘러나와 이, 혀, 입천장 및 안면근(顔面筋)에 의해 말을 형성한다.
후두는 길이가 약 4cm로 상기도(上氣道)의 일부다. 그것은 마치 삼각형 상자처럼 생겼으며, 아홉 개의 연골로 구성돼 있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두드러진 것이 후골이다.

이 연골들은 근(筋)과 인대(靭帶)로 연결돼 있다. 성문(혀의 뒤쪽 밑에 있는 후두의 개구부) 양측에는 성대를 구성하고 있는 두 겹으로 된 조직이 있다. 성대는 앞쪽으로는 후골에, 뒤쪽으로는 한 쌍의 작은 연골에 부착돼 있다.

노래나 말을 할 때에는 호기가 성대에 와 닿으면서 그것을 진동시킨다. 진동수를 바꾸면 작은 연골들을 움직이게 하는 발성근으로 성대를 움직임으로써 목구멍에서 나오는 소리의 높낮이가 바뀐다.

일반인은 잘 모르나 가수나 배우들은 근육의 수축과 이완 방법에 따라 발성 효과가 달라진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예컨대, 성대를 짧게 줄여 긴장시키면 고음이 나고, 반면 성대를 길게 늘여 이완시키면 저음이 날 것이다. 더욱이 호기가 성대를 통과할 때 속도가 빠르고 압력이 강력할수록 소리는 커질 것이다.

■ 사춘기에 음성이 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어쩌다 쉬는 시간의 혼잡ㄹ한 학교 운동장이나 교실을 지나게 되면 어린아이들은 고음으로 떠드는 소리를 듣게 된다. 어린이들이 고음으로 말하거나 웃는 것은 넘쳐흐르는 건강 때문이라기 보다는 해부학적 구조에 그 원인이 있다. 길이가 매우 짧은 성대에서는 고음이 나게 마련인데 성숙하지 않은 어린아이들의 성대는 그 길이가 어른보다 매우 짧기 때문이다.

사춘기가 다가옴에 따라 후두는 남녀 구분없이 커지기 시작한다. 성대로 따라서 길어지고 두꺼워지며 간격이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소년들의 음성은 현저하게 굵어지다가 마침내는 고음을 낼 수 없게 된다. 그렇지만 얼마 동안 사내아이의 음성은 갑자기 높아졌다 다시 낮아지는 경우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가 새롭게 커진 자기의 성대에 익숙해지려면 시간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