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진ㆍ제진 활성화 위해 제도적 정비 시급
면진ㆍ제진 활성화 위해 제도적 정비 시급
  • 조상은 기자
  • 승인 2008.10.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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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진- 지반 흔들림 1/4~1/10 감소 가능 장점

면진- 지반 흔들림 1/4~1/10 감소 가능 장점
제진- 지진에너지 흡수로 건물 손상 방지 특징


중국 쓰촨성 대지진을 계기로 지진예방 시스템인 내진설계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내진설계는 국내에서 주로 사용되는 내진구조(Seismic Proofing)와 일본 등 지진이 자주 발생하는 국가에서 널리 적용되는 제진구조(Vibration Control System), 면진구조(Seismic Isolation)가 있다.

 

내진구조란 구조물이 지진과 싸워 이겨내도록 구조물을 튼튼하게 설계하는 기술로 구조체 자체의 손상으로 지진에너지를 흡수해 붕괴를 하는 구조를 일컫는다.

 

제진구조는 지진력에 상응하는 힘을 역으로 작용시켜 구조물을 보호하거나, 구조물의 일부를 의도적으로 약하게 만들어 손상을 집중시키는 기술로 제진장치(댐퍼)에 손상을 집중시켜 지진에너지를 흡수해 건물의 흔들림을 저감하고 건물의 손상을 방지하는 구조다.

 

이 기술은 내진구조에 비해 일반적으로 흔들림을 30~50% 감소시킬 수 있으며, 건물의 손상을 제진장치에 집중시켜 건물본체의 손상이 적어 재 사용시 보수를 최소화 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면진구조는 지진력이 구조물에 전달되는 양을 감소시키거나 차단하는 기술로 지반의 흔들림은 1/4~1/10 저감시킬 수 있고, 건물 본체에 손상이 발생하지 않아 그대로 재사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와 같은 면진ㆍ제진구조에 대해 이동근 성균관대 건축공학과 교수는 "건축물만이 아닌 그 내부의 수용인원은 물론 가구 비품과 설비 기구류 등 모든 수용물을 포함해 건물전체를 무피해ㆍ무손상으로 보전하기 위한 기술로 건축물 전체의 손상방지, 기능유지 및 자산보전을 도모해 건축물의 내진문제를 포괄적으로 해결하려고 하는 시스템"이라고 정의를 내렸다.

 

특히 지진피해 경험이 많은 일본은 면진시스템을 수십년전부터 저층 건물을 비롯해 oiles기술연구소, 25층 고층아파트 등 거의 모든 건축물에 적용해 사용하고 있다.

 

미국 또한 샌프란시스코 시청 청사, I880고속도로 등에 적용했으며, 중국과 대만도 면진설계를 폭넓게 건축물에 적용하고 있는 추세다.

 

이들 나라에 비해 지진활동이 상대적으로 적은 우리나라도 원자력발전소, LNG저장탱크, 주요 대형병원 등에 점차 적용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주요 면진장치로는 천연고무를 주 재료로 하는 LRB, SRB와 IRB, CLB, BSB 등이 있다.

 

LRB는 천연고무를 주요 재료로 한 배합고무를 내부강판과 교대로 적층해 가류접착을 시킨 적층고무의 중심에 납 플러그를 삽이해 일체화 시킨 구조로, 탄소성적인 이력특성을 지니고 있으며, 납경의 증감으로 감쇠량 조정이 가능하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SRB는 천연고무를 주 재료로 한 배합고무를 내부강판과 교대로 적층해 가류접착 시킨 적층고무의 단부에 불소수지(PTFE)를 부착한 하부구조와 스테인레스(SUS)판을 미끄럼판으로 하는 상부구조가 조합된 구조로 저 마찰력으로 고성능 면진의 구현이 가능하며, 경량건물에도 적용이 용이한 이점이 있다.

 

IRB와 BSB는 임의로 지진발생 방향에 따라 플레이트가 저 마찰력으로 슬라이딩 돼 진동에너지가 상부구조물에 전달되는 것을 차단하다도록 한 구조이며, CLB는 LM(Liner Motion)가이드를 X, Y축으로 조합시킨 구조로 LM블록 내의 전동 홈을 따라 순환하기 때문에 안정된 미끄럼운동으로 높은 정격하중과 낮은 마찰계수를 실현한 구조이다.

 

면진시스템보다는 적지만 제진시스템도 미국 맨하탄의 Citi-corp Center, 일본 요코하마의 Landmark Tower, 국내의 경우 삼성 SDI 천안복지동, 서초동 아크리스 백화점 리모델링, KT 북대구 전화국 내진보강공사, 갤러리아 팰리스와 인천공항, 양양공항 관제탑 등 중요 건물에 시공된 사례가 있다.

 

이 같은 면진ㆍ제진구조의 국내 시장 규모는 지난해 교량시장을 중심으로 약100억원 정도에서 내년에는 약 250억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면진ㆍ제진산업이 좀 더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제도적 정비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이리형 한국면진제진협회장은 "면진 건축물의 설계 및 시공에 필요한 기준이 아직 없는 실정"이라며 "최소한의 법적 조치를 확보하는 차원에서라도 면진제진설계를 위한 관련 기준의 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면진시스템이 적용된 서울 양재동 유니슨 Win @ P 타워빌딩


인터뷰 / 한국면진제진협회 이 리 형 회장

 

“면진제진산업 발전에 총력”

국내 10여사 기술력 제공 걸음마 단계
건축기준에 구체적 설계기준 마련 촉구


  

-협회 창립 계기는 무엇인지.
▲내진설계에 대해 선진국이라 자부하던 일본의 1995년 고베지진이나 1999년 대만지진 피해에서 볼 수 있듯이 재해에는 절대 안전이란 없다고 생각됩니다.

 

우리나라와 같이 도시 밀집도가 높은 사회에서 지진과 같은 재해가 발생한다면 그 피해는 상상을 초월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10여 년간 세계 각지에서 발생한 강진(强震)으로 인한 피해사례 보고에 의하면 지진재해의 규모는 지진에 대한 사회전체의 준비태세와 내진설계 기술의 정도에 따라 크나 큰 차이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21세기 성숙사회로 가는 우리나라도 고도성장기의 설계방법만을 고수할 것이 아니라 새로운 방향을 모색해 안전성을 확보해가면서 환경을 생각하고 설계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모색해 보아야 할 시점입니다.

 

이에 앞으로 발생하게 될 대형지진에 대한 건물 및 인명의 보호, 리모델링 시의 지진 안정성 확보 등을 목표로 금세기 가장 앞선 기술로 인정받고 있는 면진제진 기술, 제도, 정책 등과 관련된 각종 연구 및 기술발전을 도모하고자 협회를 설립하게 됐습니다.

 

-현재 국내 면진제진 산업 현황과 기술력 수준은 어떠한지요.
▲ 2000년도에 대한주택공사를 중심으로 기술개발 및 실용화연구가 집중적으로 수행되면서 건설실적도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현재는 김포 고촌지구의 현대아파트, 양재동의 Win&P 타워빌딩, 동일하이빌의 하월곡 2구역 주상복합아파트 등 대형 건물에 대한 적용실적도 다수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건축분야의 시장은 매우 협소한 편이며, 면진장치를 공급하는 업체도 10여개 정도 수준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어서 아기가 걸음마를 막 시작한 단계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현재 국내 기술력 수준이 상당히 높아져 자체 설계, 시공이 가능하며, 면진장치의 제조, 개발기술 또한 곧 세계적인 수준과 거의 어깨를 같이 하게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2004년 협회가 국내 면진시장 동향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교량을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돼 있고 그 규모가 연간 약 100억원 이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또한 건축물은 현재 연간 1 - 2동 정도 설계되고 있으나 면진구조의 설계기준이 정비되고 설계기술이 정립돼 리모델링에 의한 내진보강 공법으로 채용이 확대될 것으로 보이는 내년 이후 급격히 성장해 연간 50동 정도가 건설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면진장치의 가격을 건물 중량에 의한 하중 톤당 50,000원 정도로 볼 때 면진구조 시스템이 적용되는 건물의 평균 무게를 10,000톤으로 설정할 경우 건물 1동에 투입되는 면진장치의 가격은 평균 약 5억원 정도가 예상돼 연간 시장규모는 250억원 정도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제진기술의 경우는 최근 고층건물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고층 주상복합 건물, 아파트, 관제탑 등을 중심으로 많은 적용실적을 갖고 있으며, 면진구조보다는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국내의 설계, 시공 기술력 또한 세계적인 수준에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됩니다. 

 

 

-면진제진 산업 활성화를 위해 가장 시급히 해결 돼야 할 과제와 해결 방안 있다면 무엇인지.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될 과제는 기술적인 기반을 갖추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현재 국내에는 면진 제진과 관련해 다수의 적용실적이 있지만 건축기준에는 이러한 기술과 관련해 구체적인 설계기준이 아직까지 마련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따라서 대부분의 설계와 시공이 국외의 기준과 지침을 바탕으로 수행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며, 이러한 상황은 산업 활성화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최소한의 법적 조치를 확보하는 차원에서라도 관련 기술기준이 시급한 실정입니다.

 

협회는 앞으로 이 부분에 주력해 면진제진과 관련한 기술적인 기반을 마련하는데 총력을 기울일 생각입니다.

 

지금까지는 국내에서 뚜렷한 지진피해사례가 보고된 바 없어 대부분의 사람들이 지진에 대해 많이 해이해진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심지어는 일부 전문가들조차 내진설계가 필요 없을지 모른다는 말을 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지진과 같은 재해는 언제 어떻게 우리에게 다가올지 알 수 없으며, 그 피해의 규모 또한 알 수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협회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요자들의 교육과 홍보에 힘쓰고자 합니다. 현재는 연 1회 국제 수준의 세미나를 개최하고 있으며, 협회 회원들을 중심으로 자체 교육에 힘쓰고 있으며 앞으로는 좀 더 체계적인 교육, 홍보시스템을 구축하고 현재의 세미나 개최회수를 두 배로 늘려 시행할 계입니다.
 
-정부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국민을 보호하고, 미래의 안전이라는 차원에서 국가경제를 보호한다는 의미로 정부에서 면진제진 기술을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동 기술을 적용할 경우 세제감면이나 용적율 증가 등의 혜택을 주는 정책적 기반을 마련한다면 기술의 발전과 산업발전에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됩니다.

 

국내에서는 면진제진 건축물의 설계 및 시공에 필요한 기준은 아직 없는 실정입니다. 따라서 최소한의 법적 조치를 확보하는 차원에서라도 면진제진설계를 위한 관련 기준의 제정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