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국통합물류협회 박재억 회장
[인터뷰] 한국통합물류협회 박재억 회장
  • 김진태 기자
  • 승인 2013.03.28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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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회 위상 강화 회원사 권익 제고 총력”

화주-물류기업간 수직적 관계 아닌 ‘동반자’ 役 수행 만전

부당거래 신고센터 운영 등 불합리한 거래 관행 개선

물류관련 인증 협회 일괄 운영 추진… 행정권한 확대 앞장

“최우선 과제로 협회의 위상을 강화해 나가겠습니다.”

최근 한국통합물류협회의 수장으로 취임한 박재억 회장의 각오다.

박 회장은 그동안 천일정기화물자동차의 CEO로써 물류업계에 종사해왔다. 물류산업에 종사한지도 어언 30년이 지난 박 회장의 첫 인상은 ‘친근한 옆집 주인아저씨’였다. 인상이 부드러워 남에게 쓴소리 못할 것 같은 모습의 그는 최근 지속되는 경기침체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물류업계의 미흡한 단결력을 지적했다. 물류기업간 과당경쟁이 물류산업의 침체를 장기화로 이끌고 있다는 설명이다.

박 회장은 “협회가 업계를 대표해 정부에 정책을 건의하고 정부정책 추진에 업계참여를 유도하는 등 정부와 업계의 가교역할을 원활히 수행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추진력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서는 협회의 위상이 제고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협회의 위상 제고 방안으로 회원사 확대를 강조한 박 회장은 협회가 출범한 기간이 짧고 아직 회원사가 많지 않아 업계의 한 목소리를 내는 것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 회원사 확대를 위해 벌크화물운송업체와 물류창고업등록업체를 협회 회원으로 가입시킬 방안에 대해 고심하고 있다.

또한 물류관련 인증을 협회에서 일괄 운영할 수 있도록 정부에 건의, 행정권한을 확대해 나간다는 입장이다.

이어 박 회장은 “물류산업의 어려움이 결국에는 사회적 약자인 화물기사. 택배기사 등 물류종사자들의 삶을 피폐하게 만든다”고 말하며 “지난 해 있었던 ‘화물연대파업’과 같은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물류업계의 합심과 정부의 적절한 지원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정부의 자유 시장 논리가 무질서한 시장체제를 형성, 영세업체가 난립해 물류기업간 과당출혈경쟁이 화물연대파업과 같은 일을 초래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박 회장은 ▲운송사업 면허제 ▲운송료 허가제 전환 등 정부가 통제·관리 할 수 있는 근거 마련과 컨테이너운송업, 택배업 등 업종신설을 정부에 강력히 건의하고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물류기업 스스로의 자정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박 회장은 화주-물류기업간 불공정한 거래관행 개선을 위한 근거 마련에도 앞장 설 예정이다. 현재 공정거래법에는 적용 대상이 대기업-중소기업 거래로 한정 돼 있어 화주-물류기업간 불공정거래로 물류기업의 어려움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도 화주-물류기업간 불공정거래에 대한 심각성을 인식하고 화주-물류기업간 공생발전을 위한 ‘화주-물류기업 공생발전 협의체’를 설립, 표준계약서를 만들어 공생발전 추진 전략을 수립했다.

그는 “물류업계를 대표해 대단히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하면서 현 표준계약서의 문제점을 꼬집었다. 표준계약서가 업계간 자율규약이라 화주기업이 준수하지 않는다 해도 불이익이나 이익을 얻는 것이 아니라 화주기업의 입장에서는 반드시 지킬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에 박 회장은 화주기업의 표준계약서 준수를 위해 강제할 수 있는 근거 마련과 잘 지키는 화주기업에 한해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등 대안을 제시했다.

“정부의 지원이 있어도 물류기업간 공정한 경쟁, 화주기업간 불평등한 거래관계 개선을 위해 물류기업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믿는 박 회장은 물류기업들이 선의의 경쟁을 통해 공존하고, 물류산업 전체가 성장할 수 있도록 업계 자율적인 상생경제 질서 확립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즉, 지금까지의 소모적인 가격경쟁에서 벗어나 고품질 서비스에 기반을 둔 부가가치 경쟁으로 변모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화주기업에게 새롭고 가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해 동반성장해 나가기 위해서는 뼈를 깍는 노력과 혁신으로 실력을 키울 것을 당부했다.

“아직도 화주기업은 물류기업을 갑을관계로 보는 인식이 남아 있다”고 지적한 박 회장은 물류기업이 수직적관계가 아닌 협력자이고 동반자 관계임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아무리 잘 만들어진 물건이라도 물류없이 스스로 움직일 수 없기 때문이다.

박 회장은 “지금은 전세계, 전산업이 매우 어려운 시기”라며 “화주-물류기업의 협력의 시대를 열고 공생발전을 할 수 있다면 우리 경제생태계는 알찬 이익이 넘치는 곳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