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대한건설협회 최 삼 규 회장
[인터뷰]대한건설협회 최 삼 규 회장
  • 장정흡 기자
  • 승인 2013.03.28 09: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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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평가낙찰제 도입 서둘러 입찰제도 선진화·업계 경쟁력 확보할 때”

최삼규 회장.
‘건설산업’ 부정·부조리 없는 ‘Clean산업’ 재도약 혼신

SOC 투자 지속 확대·규제완화 등 시장 활성화 시급

업체 손톱 밑 가시제거… 민간건설 활성화 모색

“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국내 건설산업 활성화를 위해 손톱 밑 가시를 제거하고 대·중소기업 간 공생을 위해 긴밀한 협력체제가 절실한 시점입니다.”

건설경기 불황의 늪이 점차 깊어만 가는 최악의 어려운 환경 속에서 ‘너살고 나살자’는 생존방안을 제시한 대한건설협회 최삼규 회장.

그는 이를 위해 중복규제 개선을 비롯, 정부의 신성장동력 정책 발굴 등을 강조하며 현 위기극복을 위한 산·학·연·관 공동노력을 촉구하고 나섰다.

본보는 창사 19주년 기념 최삼규 회장을 통해 한국건설의 오늘, 그리고 내일을 진단해본다.

-국내 건설시장은 수년 째 불황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현재 건설사들의 현황은 어떠하고 원인은 무엇입니까.

▲국내 건설산업이 사상 최악의 불황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부동산 시장이 장기 침체된데다 건설공사 물량은 2007년 이후 계속 줄어들고 있는 반면, 건설사수는 꾸준히 증가해 종합건설업체만도 1만1,000여개가 등록돼 있어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러다보니 70% 가량 업체가 등록요건을 간신히 채우고 있으며, 종합건설업체 중 1건도 수주 못한 업체가 15%에 이르고 있고 수주를 하더라도 예정가격 인위적 삭감 등으로 수익성이 극히 열악한 상황입니다.

상황이 이렇게 된 이유는 여러 요인이 있지만 우선 공공부문의 건설투자가 활성화되지 못한 점과 주택·부동산 시장의 심각한 침체를 들 수 있습니다.

이는 개발시대의 확장 국면을 마무리하고 있는 우리경제의 구조적 변화에 기인한 측면도 있지만, 복지 우선정책으로 SOC 등 공공발주가 타격을 받았을 뿐 아니라, 건설시장의 70%정도를 차지하는 민간건설경기 또한 급격히 위축됐기 때문입니다.

또한 정책이나 제도가 지나친 규제로 작용하여 주택·부동산 시장 침체를 가속화시켰고, 최저가낙찰제 등으로 공사를 수행할수록 손해 보는 불합리한 입찰 구조 때문에 업계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최근 건설산업이 한계에 도달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건설산업 재도약과 국가경제 성장 유도를 위해 향후 어떤 방향의 건설투자와 정책적 지원이 이뤄져야 할까요.

▲토목공사 발주물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고, 주택시장도 장기 침체로 가격하락세가 뚜렷해 거래량도 2006년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인 것은 사실이지만 한계에 도달했다고 볼 수는 없다고 봅니다.

아직도 국내 도로 및 철도 보급률 등은 OECD 회원국 중 하위권에 머무르고 있고, 70년대 중반부터 본격 건설됐던 인프라 시설의 노후화로 인해 국민 안전을 위협하고 국가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어 지속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주택부문도 인구노령화, 친환경 욕구 증가, IT·BT가 접목된 수요증가 등에 따른 신개념 주택의 공급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생산적 복지 창출을 위한 SOC 투자 지속 확대와 주택시장을 옥죄는 규제완화 및 공공, 민간 역할 조정을 통해 새로운 패러다임이 제시돼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첫째로 SOC는 생활밀착형 분야를 대폭 확충해야 합니다. 노후화된 도로나 교량 등 개보수 사업, 불량, 노후화된 도심 공원 등 리모델링 등 사업을 지속추진해 생산적 복지기반을 강화해야 합니다.

이와 함께 건설산업이 국민소득 4만불 시대를 선도할 수 있는 산업으로 새롭게 거듭날 수 있도록 첨단 기술 융·복합, 친환경분야 등의 신성장 동력 발굴을 위한 정책적 지원도 필요합니다.

또한 국내 건설업체들이 세계 건설시장 환경에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해외 정보 네트워크 강화, 수주지원 등 관련 인프라를 확대하고 중소건설업체들이 해외에서 활로를 개척할 수 있도록 보증지원, 민관합동 진출기반 조성 등도 이뤄져야 할 것입니다.

-건설업계 애로를 덜기위해선 중복 규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새 정부가 뽑아야할 손톱 밑 가시엔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현재 건설산업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시작된 장기 불황으로 최악의 상황으로 몰리고 있습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각종 규제가 산업의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먼저 부동산 거래 활성화 및 주택시장 정상화를 위해 반시장적 규제인 분양가 상한제 및 DTI금융규제, 주택전매기한 제한, 양도소득세 중과 등이 폐지돼야 하고, 미분양주택에 대한 취득세 및 양도세 감면 조치 등 특단의 조치를 즉시 시행해 사후약방문적 遇를 범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입찰제도에 있어서도 덤핑수주 등 건설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시설물의 품질을 저하시키는 최저가낙찰제가 대표적 손톱 밑 가시입니다.

최저가낙찰제는 시설물 생애주기 관점에서 유지보수비 등 더 큰 손실을 초래하기 때문에 품질을 우선시하는 종합평가낙찰제로 바꾸는 등 입찰제도의 선진화도 조속히 이뤄져야 합니다.

또한 생산체계를 훼손하는 각종 분리발주 등 관련 법령의 통합운영체계구축이 필요하고, 처벌에 있어서는 소극적의미의 규제라는 기존의 포지티브 방식(positive policy)에서 원칙적 허용, 예외적 금지라는 네거티브 방식(negative policy)의 규제로 전환이 필요합니다.

-생존을 위해 업체는 어떤 노력이 필요하고 업계차원에서 해야 될 일은 무엇인지요.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선택과 집중을 통한 경영합리화를 모색해야 합니다.

경영환경이 어렵다보니 마구잡이식 건설수주나 자사에 맞지 않는 공사를 수주해 이것이 부메랑이 돼 업체를 더욱 어렵게 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따라서 자사에 걸 맞는 공사수주와 엄격한 코스트관리를 통해 수익이 확보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합니다.

아울러 날로 높아지는 발주자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라도 부단한 기술개발을 통한 경쟁력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고 능동적 수요창출 역량을 배양하여 정부정책과 동행하는 신성장동력 발굴에 주력해야 합니다.

또한 업계차원에서 보면 건설산업이 국가 경제발전과 국민의 삶의 질 향상에 큰 기여를 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사회적으로 좋은 인식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건설산업이 낙후산업이 아닌 첨단 종합기술산업이라는 점을 널리 알리고, 다양한 사회공헌사업 등을 추진해 우리 건설산업이 국민으로부터 사랑받는 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야 합니다.

앞으로 저는 건설산업이 부정과 부조리가 없는 클린(Clean) 산업으로 거듭나도록 앞장서 노력할 계획입니다. 국민 여러분께서도 건설산업에 애정을 갖고 건설산업이 국민의 산업으로 제대로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아낌없는 격려와 협조를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