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기자리뷰] 대한민국 건설기계, 응원이 필요하다
[전문기자리뷰] 대한민국 건설기계, 응원이 필요하다
  • 이경운 기자
  • 승인 2024.01.31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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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건설기계’는 3년 연속(2021~2023년) 무역수지 흑자 50억불을 달성한 수출주도형 효자 산업이다. 올해도 이같은 추세를 이어가기 위해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4에 참가해 글로벌 최대 시장인 북미지역을 공략하고, 미래수요처를 발굴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중 눈길을 끄는 부분은 동남아시아 전략이다. 신차보다 중고장비 선호도가 높은 동남아시아 시장에 스며들어 인지도를 쌓는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공략은 시작됐다. 현지 사정에 밝은 판매사와 업무협약을 맺고 국내 중고장비를 공급하는 교두보를 마련했다. 이 교두보를 통해 국내에서 완벽하게 정비된 중고장비를 신속하게 제공한다. 사후관리를 위한 기술 지원과 부품 공급도 공략의 한 부분이다.

이로써 현지 딜러는 보다 양질의 중고장비를 판매할 수 있게 되며, 추가적으로 고객관리와 정비서비스를 제공해 ‘대한민국 건설기계’의 인지도 향상을 모색할 수 있다.

향후에는 정비를 전담할 전문인력을 육성한다는 계획이며, 궁극적으로는 지역 맞춤형 금융상품과 장비모니터링 서비스를 제공해 소비자들에게 스며드는 전략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동남아시아 고객들은 ‘대한민국 건설기계’를 경험하게 된다. 결국 미래에는 중고수요가 신차 판매로 전환되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전망은 밝다. 동남아시아 건설기계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동남아시아 지역은 건설시장이 확대되고 있고, 이중 인프라부문이 고속 성장하며 건설기계업계에 기회의 땅으로 평가받고 있다.

‘대한민국 건설기계’의 동남아시아 교두보는 베트남이다. 베트남의 경우, 연간 굴착기 판매량이 1만 4,000대에 달한다. 이중 신차가 800대, 중고가 1만 3,200대로 중고가 대세인 시장이다. 건설기계시장은 연평균 7% 성장하고 있다.

반면, 베트남은 건설기계 제조기반이 전무하다. 우리나라와 일본 등에서 중고장비를 전량 수입하고 있다. 주요 품목은 굴착기다.

지금까지의 성과는 좋다. 국내 중고 굴착기의 50% 이상이 베트남에 수출되며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다.

주변국가로의 시장 확대도 기대된다. 베트남을 거친 중고장비가 라오스, 미얀마, 캄보디아 등으로 재수출돼 활용됨에 따라 궁극적으로 ‘대한민국 건설기계’의 인프라 확대를 모색할 수 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정부의 부족한 관심이다. 효자산업임에도 반도체와 자동차, 조선 등에 밀려 찬밥대우를 받는다. 전기굴착기 보급이 지지부진한 점도 정부지원이 미비한 탓이다.

이제 달라져야 한다. 과거(2018~2020년) 비용 문제로 무산된 ‘베트남 ODA(공적개발원조)’ 사업 등 국가적 전략 재추진이 시급하다.

경쟁력을 향상을 위한 R&D 확대도 요구된다. 건설기계 무인화에 필수인 센서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현실을 개선해야 한다.

갑진년 ‘대한민국 건설기계’의 야심찬 도약, 정부의 응원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