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6개월 남은 고양시의회 의장 신년 기자간담회···시민 “공천 준 것 자체가 황당”
임기 6개월 남은 고양시의회 의장 신년 기자간담회···시민 “공천 준 것 자체가 황당”
  • 김경현 기자
  • 승인 2024.01.16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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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식 의장 “市, 업무추진비 등 재의요구···규정·절차·의원들 의견 존중해 처리
전 고양시의원(국민의힘) “야당보다 더한 사람···의장, 집행부와 가교 역할 해야”
고양시민 “金의장, 시장과 자존심 경쟁만 해···시의회가 왜 필요한지 모르겠다”
경기 고양특례시의회 청사 전경. (사진=김경현 기자)
경기 고양특례시의회 청사 전경. (사진=김경현 기자)

[국토일보 김경현 기자] 임기 6개월이 채 남지 않은 경기 고양특례시의회 김영식 의장이 지난 15일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2024년 의회 운영 방향과 주요 현안에 대한 의견을 피력하고 나서 시민들로부터 ‘엉뚱한 짓’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 이유는 임기 6개월을 남겨 둔 기초의회 의장의 신년 기자간담회는 경기도 내 특례시의회나 전국 기초의회에서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날 김 의장의 모두발언도 논란이다. 그는 “제9대 시의회는 지역경제 활성화에 초점을 두고 활발한 의정활동을 펼쳐왔다”고 했지만, 지역경제는 나아진 게 없다. 더욱이 2022년 말 당시 시장 비서실장 건으로 김 의장이 또 다른 단초를 제공해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의원들이 등원을 거부, 예산안 심의가 이뤄지지 않아 고양특례시는 2023년을 준예산 체제로 시작했고, 지난해 내내 집행부와 갈등을 빚었다. 또한 2024년도 예산안을 심의하면서도 1기 신도시 재정비 관련 용역비와 업무추진비 등을 모두 삭감해 시 업무에 제동을 건 상태다.

그런데도 김 의장은 지난 3일 집행부가 제출한 예산안 재의요구에 대해 “어려운 국내외 경제 상황과 시 세입 감소 등 제반 사항을 고려해 상임위와 예산결산특위가 2번의 세밀한 심사를 거쳐 의결한 사항”이라며, 업무추진비 삭감 등을 이유로 재의를 요구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이어 그는 “해당 사안은 법령에서 정하고 있는 규정과 절차, 그리고 의원 34명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해 처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의장의 이 발언에 대해 국민의힘 소속으로 고양시의원을 지낸 A씨는 “시의회 의장은 당적을 떠나 집행부와 의회 간에 가교 역할을 해야 하는데, 김 의장은 (이동환) 시장과 같은 당이면서도 그럴 생각이 전혀 없어 보인다”면서 “그 이유는 과거 이 시장 지역구에서 시의원을 하면서 쌓인 불만을 의장이라는 직위를 이용해 해소하려 들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 고양특례시의회 김영식 의장이 임기 6개월 남겨 두고 지난 15일 개최한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2024년 의회 운영 방향에 대해 밝히고 있다. (사진=고양시의회)  
경기 고양특례시의회 김영식 의장이 임기 6개월 남겨 두고 지난 15일 개최한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2024년 의회 운영 방향에 대해 밝히고 있다. (사진=고양시의회)  

이러한 분석에 신년 기자간담회 당일 김 의장의 발언이 힘을 보탠다. 그는 “의사 결정 과정에서 시의회와 집행부 간의 대립이나 의회 내부의 대립은 우리 시의회가 다양한 시민들 목소리를 시정에 담아내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라고 했다. 하지만 고양시민들 시각과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편의적 발언이라는 게 시민들 생각이다.

고양시 백석동에 거주하는 시민 B씨는 “그분(김영식 의장)이 우리 동네 시의원을 했었기 때문에 조금 안다”며 “임기 6개월도 안 남은 사람이 신년 기자간담회를 한다는 건 (이동환) 시장이 신년 기자회견을 하니까 ‘나도 할 수 있다’라고 보여 주려는 것일 텐데, 이런 사람에게 공천을 또 줬다는 것 자체가 황당한 일이고 (국민의힘은) 자업자득”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는 “시의회를 대의기관이라고 (시의원들은) 말하지만, 도대체 시민들 중 누가 시의회 파행을 지지하고, 무턱대고 예산을 삭감해 시가 일을 못 하게 만들길 바라겠느냐”면서 “그런데 의장이란 사람이 이런 상황을 해소하려기보다 본인 권위나 세우고 자존심 경쟁이나 하려 드니, 이럴 바엔 차라리 시의회를 없애는 게 시민들 스트레스 지수를 낮추는 길”이라고 일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