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마다 보직 바뀌는 고양시의회···직원들 “업무 적응 힘들어”
6개월마다 보직 바뀌는 고양시의회···직원들 “업무 적응 힘들어”
  • 김경현 기자
  • 승인 2024.01.08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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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식 의장 인사 철학···‘선 다양한 업무 후 전문성 습득’
시민단체 “‘적재적소주의’라는 기본적 인사원칙조차 없어”
인사전문가 “잦은 보직 변경···소규모 조직일수록 침체 우려”
경기 고양특례시의회 청사. (사진=김경현 기자)
경기 고양특례시의회 청사. (사진=김경현 기자)

[국토일보 김경현 기자] 국민권익위원회 주관 2023년도 종합청렴도 평가에서 경기도 내 특례시의회 중 수원시의회가 최하위 5등급, 용인시의회와 고양시의회가 4등급을 받아 논란인 가운데, 고양특례시의회의 경우 6개월마다 보직 변경이 잦아 업무 효율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고양시의회에 따르면 새해 들어 36명의 승진·전보인사가 있었고, 이중 7석인 팀장급 4명이 6개월 만에 보직이 변경됐다. 앞서 지난해 7월 정기인사에서는 22명이 전보돼 팀장 5명이 6개월 만에 보직을 이동했다. 이는 팀장급 전원이 6개월마다 업무가 바뀌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와 같은 잦은 보직 변경은 ‘선 다양한 업무 후 전문성 습득’이라는 김영식 의장의 인사 철학이 반연된 것이라는 게 고양시의회 설명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김 의장이 2020년 지방자치법 전부 개정으로 주어진 인사권을 지나치게 전횡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고양시 지역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김영식 의장은 ‘적재적소주의’라는 인사 기본원칙조차 무시한 채 그저 의장으로서의 인사 권한을 누리려는 것으로만 보인다”며 “6개월마다 보직이 바뀐다면 어느 직원이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겠나. 결국 김 의장이 사무국 업무 효율을 떨어뜨리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경기 고양특례시의회 김영식 의장. (사진=김경현 기자)
경기 고양특례시의회 김영식 의장. (사진=김경현 기자)

현재 고양시의회 사무국 총인원은 66명으로 이중 의회직 직원은 59명, 집행부 소속 파견직은 7명이다. 이처럼 소규모 조직 내에서의 잦은 보직 변경은 돌려막기식 회전문 인사일 수밖에 없어 업무의 안정성을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조직을 침체시킬 우려가 있다는 게 인사전문가의 설명이다.

익명을 요구한 고양시의회 직원은 “6개월 만에 보직이 바뀌니 업무 적응이 힘들다”면서 “6개월이면 업무를 파악하고 익숙해질 시점인데 이동하다보니 역량을 발휘하기도 힘들고, 다음에 또 바뀔 걸 생각하면 불안감마저 든다”고 토로했다.

한편 용인특례시의회와 고양시 인접 김포시의회, 파주시의회 등에서는 6개월 만에 보직을 이동한 사례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수원특례시의회의 경우 현재 1월 정기인사 단행 전이라 확인이 불가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