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일보 김경현 기자] 경기 고양특례시(시장 이동환)는 어제(3일) 지난해 12월 15일 시의회가 삭감·의결한 ‘2024년도 예산안’에 대해 재의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시는 ‘지방차지법’ 제120조 제1항 ‘지방의회의 의결이 월권이거나 법령에 위반돼 공익을 현저히 해친다고 인정되면 재의를 요구할 수 있다’고 규정한 것에 근거한 요구라고 밝혔다.

고양시는 2024년 예산안 재의 요구 이유로 △지출 예산의 새로운 비용항목 추가 등 예산 편성 관련 법령 위반 및 예산편성권 침해 △업무추진비 전액 삭감 △법정의무 수립계획 용역비용 삭감을 들었으며, 재의 요구 대상은 삭감된 세출예산 10건(시책추진, 기관운영, 정원가산, 부서운영 업무추진비는 각 1건으로 간주) 293억6048만 원과 시의회가 신규 편성한 재해·재난 목적예비비와 내부유보금 예산 2건 431억7147만 원이다. 
 
시는 지방자치법 제142조 등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장에게 예산편성권, 지방의회에 예산 심의·확정권이 부여돼 있으며, 지방자치법 제142조 제3항에 따라 지방의회는 지방자치단체장의 동의 없이 지출예산 각 항의 금액을 증가시키거나 새로운 비용항목을 설치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초 제출한 세출예산안에는 일반예비비 260억2220만 원을 편성했으나 시의회가 이를 10억 원으로 삭감하고 재해·재난목적 예비비 50억 원, 내부유보금 381억7147만 원을 편성한 것은 시장의 예산편성권에 대한 침해라고 주장했다. 
 
일반예비비는 ‘지방자치법’ ‘지방재정법’에 의한 필수 예산으로 예산 총액의 100분의1 이내의 금액을 계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의결된 고양시 일반회계 예산 총액은 2조6514억72만 원으로 법정 예비비 한도액은 265억1400만 원이다. 시의회가 의결한 일반예비비 10억 원은 총액대비 0.0037%, 법정 예비비 한도액 대비 3.7%에 불과해 사실상 전액 삭감한 것과 같아 고양시장의 예산편성권에 대한 침해라는 것이다. 

또한 시는 대부분 전액 삭감된 업무추진비에 대해 고양시의회가 업무추진비 각 항목의 성격과 사업의 특성, 부서 운영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전액 삭감함으로써 업무추진비 편성 권한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업무추진비는 직무수행에 드는 비용, 행사비용, 업무관련자 접대, 부서운영비 목적 등으로 사용하는 경비로, ‘지방자치단체 예산편성 운영에 관한 규칙’ ‘지방자치단체 업무추진비 집행에 관한 규칙’(행정안전부령) ‘2024년도 예산편성 운영기준’(행정안전부훈령)에 근거한 기준경비다.  

고양시 관계자는 “시의회의 과도한 예산 삭감으로 시장의 고유권한인 예산편성권이 침해됐다”며 “‘고양지구단위계획 재정비’ ‘도로건설관리계획 수립용역’ 등 개별법령에 따라 의무적으로 수립해야 하는 계획에 대한 용역예산을 삭감함으로써 해당 법 규정 위반을 초래할 우려도 크다”고 밝혔다. 

한편 시는 ‘고양시 도시계획조례 일부개정조례안’에 대해서도 재의 요구를 했다. 시는 상업지역 내 준주택(오피스텔)이 과다하게 입지하면서 수반되는 도로, 주차장, 학교 등 필수 기반시설 부족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상업지역 내 오피스텔의 입지 비율을 변경하기 위한 고양시 도시계획조례 개정(용도용적제)을 추진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제279회 고양시의회 임시회에서 현행을 유지하는 것으로 수정 가결됐다.

김경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