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인터뷰] 국토교통부 박지홍 철도국장에게 듣는다
[정책인터뷰] 국토교통부 박지홍 철도국장에게 듣는다
  • 김광년 기자
  • 승인 2023.12.18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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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로 세상을 바꾼다··· 안전한 국가철도망 확보 역량 집중”

GTX A·B·C 노선, 적기 착공 차질없이 개통 만전
‘철도안전 강화대책’ 수립··· 한국철도 위상 재확립
폴란드 고속철도 설계용역 수주··· K-철도 영향력 확장

[국토일보 김광년 기자] “무엇보다 편리하고 안전한 철도정책을 수립, 국민안전을 추구하는 것입니다. 철도안전은 관재시스템의 중요성을 감안해 ‘관재 집중화’를 유도하고 완벽한 철도 유지보수의 첨단 자동화구축 및 GTX 프로젝트의 차질없는 추진을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할 계획입니다.”

대한민국 철도산업, 철도안전을 총괄하고 있는 국토교통부 박지홍 철도국장의 각오다.

매사 빈틈없는 업무 스타일로 선후배 사이에 선망의 대상인 박지홍 국장. 그에게 하루 시간은 너무도 짧다는 것이 주위의 전언이다.

그에게 철도국 주요 업무현황 및 중점 추진방침을 들어봤다.

- 철도국 중점 정책 현황은.
▲ 올해는 철도 분야에 있어 많은 성과가 있었다. 우선 내년도 GTX 시대의 개막을 앞두고 GTX A·B·C 노선이 차질 없이 적기 개통·착공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A노선은 개통 준비의 마지막 단계인 종합시험운행을 지난 4일부터 시작했고 B·C노선도 이달 실시계획 승인을 마치고 첫 삽을 뜰 준비를 마쳤다. 대통령께서 지난달 ‘광역교통 국민 간담회’에서 말씀하신 대로 A노선의 수서~동탄 구간은 내년 3월로 앞당겨 개통하고 B·C노선도 내년 초 착공할 예정이다.

아울러 GTX 연장·신설도 최적노선을 기획하는 연구를 마치고 곧 노선(안)과 추진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그 밖에 7월에는 대곡소사선이 개통해 수도권 서북부지역의 이동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했고 동두천~연천 구간의 전철화공사도 마무리돼 지난 16일부터 수도권 전철 1호선이 연천까지 운행을 재개한다.

지방권에도 출퇴근 교통 편의를 증진시키고 메가시티 구축을 위해 광역철도 사업을 신속하게 추진하고 있다. 선도사업으로 추진 중인 부산~양산~울산, 광주~나주, 대전~세종~충북 광역철도 사업이 예비타당성조사 대상으로 선정돼 진행 중이며 용문~홍천, 대구~경북 광역철도도 곧 예비타당성조사를 추진할 예정이다.

전국 단위로 고속철도 수혜지역을 확대하는 성과도 있었다. 9월부터는 SRT를 동해·경전·전라선까지 확대 운행해 포항·진주·창원·여수에서 서울 강남으로 직통이 가능해졌고, 6월에는 증가하는 고속철도 이용에 대응하기 위해 평택~오송 구간의 선로용량을 증대하는 2복선화사업도 착공했다.

또 연내 중앙선(청량리역~안동역)과 중부내륙선(부발역~충주역)을 연장 개통할 예정으로 서울역~안동역, 판교역~충주역 구간에서 KTX-이음 이용이 가능해진다.

지난 4월에 ‘철도투자 규제 개선방안’을 발표해 민간투자사업 제안이 대폭 늘어난 것도 의미 있는 일이다. 부족한 국가재정을 보완해 철도망을 보다 신속하게 확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 많은 성과가 있었음에도 아쉬운 점이 있다면 철도안전이다. 올해는 특히 철도안전 강화에 힘 써왔다. 지난한 해 동안에만 3건의 여객열차 탈선사고, 4건의 작업자 사망사고 등 중대사고가 발생했기에 위기의식을 가지고 1월부터 ‘철도안전 강화대책’을 수립해 강도 높은 안전대책을 추진해왔다. 그 결과 지난해와 같은 중대사고는 일어나지 않았으나 화물열차 탈선은 지속되고 있어 대책 마련과 병행해 노후부품 교체, 시설 개량 및 안전점검 강화 등에 만전을 다하고 있다.

- 해외철도 수주 확대를 위한 중점 정책은 무엇인가.
▲ 철도산업은 세계시장의 규모가 이미 총 260조원 이상으로 추정될 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온실가스 감축 정책 등 세계적 추세에 발맞춰 지속적인 성장세가 기대되는 산업이다.

그간 정부는 철도분야에 지속적인 R&D를 투자해 노반, 궤도 등 토목 분야뿐만 아니라 신호, 통신 등 시스템 분야에서도 비약적인 기술 발전을 이뤘고 철도선진국인 유럽, 일본과 대등한 수준으로 기술경쟁력을 확보했다. 또한 팬더믹 종료 이후에 각국에서 적극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인프라 사업을 선점하기 위해 G2G 면담 등 정부 차원의 수주 활동을 강화해 국내기업과 발주처간 촘촘한 네트워크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특히 정부의 노력에 발맞춰 민간에서도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하는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모델에서 벗어나, 기술력 중심의 유럽 철도시장까지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이러한 도전 끝에 올해 6월, 유럽 회사들과 경쟁을 이겨내고 폴란드 고속철도(카토비체~오스트라바) 설계용역(432억원)을 당당히 수주했다.

지난 11월에는 국가철도공단, 코레일, 현대로템으로 구성된 철도 원팀코리아가 우크라이나 철도공사와 철도 재건사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우크라이나 고속철도(키이우~폴란드) 구축사업 타당성조사, 신규 철도차량(120량) 제작 등 총 7개의 철도 재건사업을 추진함으로써 K-철도의 국제적인 영향력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앞으로도 정부는 민·관 협력을 더욱 공고히 해 계획·건설, 운영·유지보수, 차량 등 철도산업 모든 분야에서 세계를 선도하는 K-철도로 성장해 나가도록 노력하겠다.

- GTX 건설 추진현황 및 주요 추진계획이 궁금하다.
▲ GTX는 2011년 제2차 국가철도망계획(2011~2020년)에 A, B, C 3개 사업이 반영됐고 약 10여년 만에 GTX A노선 개통, GTX B·C노선의 착공을 앞두고 있다.

먼저 내년 3월부터 GTX-A 수서~동탄 구간을 개통하고 내년 말에는 파주 운정~서울역 구간을 개통해 수도권 서북부 주민들의 출퇴근 교통난이 해소될 예정이다.

GTX-B의 용산역~상봉역 구간은 재정사업으로 진행 중으로 내년 초에 착공할 계획이다. 나머지 민자 구간은 최근 협상을 마무리하고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실시협약안을 검토 중이며 내년 초 기재부 민간투자심의위원회를 통과하면 실시협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GTX-C는 지난 8월 민간 사업자와 실시협약을 체결했으며 연내 착공을 위한 관계기관 협의가 막바지에 있다. 관계기관 협의가 완료되는 대로 실시계획 승인, 용지 보상 등 즉시 착공 절차에 들어가며 착공 이후에는 공사가 지연되지 않도록 사업 초기부터 공정관리에 힘쓸 것이다.

기존 GTX-A, B, C를 연장하거나 D, E, F 노선 신설안에 대해서는 기획연구를 하고 있고 빠르면 연말에, 늦어도 내년 초에 발표할 수 있도록 하겠다. 이번 발표에는 시·종점, 주요 환승역, 개략적인 사업비 등이 포함되며 2025년에 수립할 5차 국가철도망 계획에 반영되도록 추진할 예정이다. 발표 이후에는 임기 내 예비타당성조사까지 완료될 수 있도록 신속히 추진하겠다.

- 2024년 초 수서~동탄 구간 개통 준비 현황은.
▲ GTX-A 수서~동탄 구간은 지난달 노반, 건축, 궤도, 전기 등 주요 공사를 모두 마친 상태이며 역사 내 실내 마감 등 일부 마무리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달부터는 내년 3월 말 개통을 위한 마지막 관문인 종합시험운행에 착수하면서 계획된 일정에 맞춰 차질 없이 진행 중이다.

종합시험운행은 터널 등 철도 시설물을 건설한 이후 실제 열차를 운행하면서 신호 설비, 스크린도어 등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단계다. 사전점검, 시설물 검증시험, 영업시운전 순서로 3월까지 진행되며, 관계기관과 전문가 합동으로 안전에 문제가 없도록 철저히 점검할 계획이다.

또한 GTX의 편의성 및 안전성 확보뿐만 아니라, GTX역까지 쉽고 빠르게 접근해 총 이동시간을 대폭 단축할 수 있도록 버스 등 연계교통을 확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한편, 신개념 교통수단인 GTX의 서비스 수준에 부합하는 합리적 요금체계도 마련 중이다. 다만 기존 지하철보다 비싼 요금으로 이용자의 경제적 부담이 커질 수 있는 만큼 지하철·버스와 환승 시 기본요금을 면제받는 ‘수도권통합환승할인’을 적용할 계획이다.

아울러 대중교통 비용에 대해 20~53%까지 환급받을 수 있는 ‘K-패스’도 적용해 이용자의 부담을 대폭 낮출 계획이다.

- 철도산업계 및 대국민 메시지.
▲ 내년은 2004년에 고속철도 KTX를 개통해 전국이 반나절 생활권이 된 지 20주년이 되는 해이자, 수도권 지역의 오랜 염원인 GTX 시대가 개막하는 아주 뜻깊은 해다.

GTX 개통으로 수도권 출퇴근시간을 30분대로 단축시키는 것은 물론이고 20년 전 KTX가 전 국토를 압축해 시공간을 재편했듯이, GTX를 통해 수도권의 시공간도 완전히 바뀔 것이다. 수도권이 서울 강남 중심의 단핵구조에서 GTX 환승역 기반의 다핵구조로 개편되고 그에 따른 주거 분산으로 집 값을 안정시키는 효과도 기대된다.

내년에는 지방권 최초로 구미~경산 구간 광역철도도 개통한다. 광역철도는 대도시권의 거점을 빠르게 연결해 광역경제생활권인 메가시티를 조성하는 핵심 교통인프라로 지방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다.

이렇듯 2024년을 ‘철도로 세상을 바꾸는’ 새로운 원년으로 삼고 국가철도망 확충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 그리고 철도로 달라질 세상에 대한 기대만큼이나 국민들께서 안심하고 철도를 이용하실 수 있도록 안전관리를 철저히 하고 안전에 대한 투자도 아끼지 않겠다.

업계에서도 ‘철도로 세상을 바꾸는’데 동참해 지속가능한 철도산업 발전을 이룰 수 있도록 정부와 함께 노력해 나가길 희망한다.

정리=김현재 기자 khj@ikl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