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핀란드 헬싱키 공항 리노베이션 숨은 주역 ‘테클라’
[기고] 핀란드 헬싱키 공항 리노베이션 숨은 주역 ‘테클라’
  • 국토일보
  • 승인 2023.12.13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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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 팡 본부장 / 트림블 아시아 태평양지역 총괄본부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3D 기반 협업 모범 사례… 모델 제시
BIM 활용 미래형 공항 구축 성공… 세계 건설 우수상 수상 등 ‘주목’

토마스 팡 아태지역 총괄본부장
토마스 팡 아태지역 총괄본부장

‘핀란드 헬싱키 공항 프로젝트’는 ‘2022 테클라 글로벌 BIM 어워드’에서 최우수 BIM 구조물상을 받았을 뿐만아니라 빌딩스마트 인터내셔널(BuildingSMART International, bSI)의 세계 최우수 데이터 모델링도 수상했다. 또한 세계적인 건축, 디자인 공모전인 ‘프리베르사유(Prix Versailles) 2022’에서도 상을 받았다.

‘핀란드 헬싱키 공항’은 유럽 최고의 공항 중 하나다. 1952년에 개장한 이 공항은 디자인, 승객 경험, 청결도 면에서 수년 동안 수십 개의 상을 수상했다. 매일 약 350편의 항공편이 헬싱키를 전 세계로 연결하며 유럽, 아시아, 북미, 중동의 130개 이상의 목적지로 향하는 항공편을 운항한다. 헬싱키 공항은 핀란드의 국적 항공사인 핀에어(Finnair)의 홈베이스이기도 하다.

헬싱키 공항의 승객 수를 보면 이 공항의 위상을 잘 알 수 있다. 2009년에는 약 1,260만 명의 여행객이 헬싱키 공항을 이용했으며, 10년 후 그 숫자는 약 2,200만 명으로 늘어났다. 헬싱키가 아시아를 오가는 항공편을 북유럽의 주요 환승 허브로 자리매김한 것이 이러한 교통량 증가의 원동력이 됐다.

핀란드의 국영 공항사인 피나비아(Finavia)는 공항의 품격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승객과 항공사 고객 모두의 증가하는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2013년부터 10억 유로 규모의 투자 프로그램을 시행해 왔다. 이러한 프로그램 일환으로 공항의 모든 운영을 단일 터미널로 확장하고 중앙 집중화하는 ‘원루프(one-roof) 개념’ 도입이라는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연구에 따르면, 원루프 개념은 원활한 여행과 효율적인 서비스 이용을 보장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피나비아 공항은 공항 바닥 면적을 10만3,000㎡(+45%) 늘렸으며, 에어사이드 에이프런을 45만㎡ 확장하고, 와이드바디 항공기를 위한 16개의 주차 공간을 새로 건설했다. 공항의 자동차 주차 공간도 확장됐다.

프로젝트 전체 3D 데이터 사용

2017년부터 4년에 걸쳐 터미널 확장이 진행됐다. 프로젝트의 핵심은 빌딩 정보 모델링(Building Information Modeling/이하 BIM)이었다.

이 작업은 T2 얼라이언스(T2 Alliance) 파트너 컨소시엄이 감독했다. T2 얼라이언스는 피나비아 코퍼레이션, 개발업체 SRV 라케너스(Rakennus), 엔지니어링 컨설팅 기업 람볼(Ramboll), 건축 회사 ALA 아키텍트(ALA Architects), HKP 아키텍트(HKP Architects)로 구성됐다.

피나비아는 2007년부터 3D 모델을 사용해 온 BIM 사용의 선구자다. 개발사이자 건물 소유주인 피나비아는 변경 사항과 일상적인 시설 관리에 모두 BIM 데이터를 사용한다. 덕분에 T2 얼라이언스는 프로젝트 시작부터 고품질의 BIM(빌딩 정보 모델)을 다수 확보해 작업을 시작할 수 있었다.

피나비아 설계 매니저 카리 리스톨라이넨은 “이 프로젝트는 대규모의 복잡한 프로젝트다. 공항이 사용 중인 상태에서 공사가 진행됐기 때문에 현장의 기능과 안전성이 항상 보장돼야 했다. 또한 기존 터미널과 연결되는 인터페이스가 많고 데크 구조도 다양해 매우 까다로운 건축물이었다”며, “BIM 없이 이같은 복잡한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것은 매우 어려웠을 것이다. 팀은 예산을 책정할 때부터 3D 모델로 작업하기 시작했고 일정, 시공, 커뮤니케이션, 품질 보증 등 프로젝트의 모든 측면에 3D 모델을 계속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8개 조직의 200여 명의 설계자가 프로젝트 기간 동안 400개 이상의 디지털 모델을 만들었으며, 이 작업의 주요 도구 중 하나로 ‘테클라 스트럭처스(Tekla Structures)’를 사용했다. 레이저 스캔으로 초기 모델의 소스 데이터를 가져왔고 포인트 클라우드 분석을 통해 영향을 받는 기존 구조물의 형상을 모델링했다.

더불어 건설 중인 다른 모든 영역의 3D 데이터를 결합한 리드 모델을 생성했다. 이를 통해 충돌을 식별하고 공항 운영에 최소한의 지장을 주지 않도록 납품 계획을 세울 수 있었다. 모델 데이터는 운송 경로와 배송 위치를 보여주는 교육용 비디오를 제작하는 데에도 사용됐다. 이 작업은 BIM 전문업체인 그래비콘(Gravicon)이 담당했다.

뿐만 아니라 3D 모델의 데이터를 사용해 6,000㎡의 목재 입구 캐노피와 천장을 지지하는 2,300톤의 철골 프레임을 비롯, 여러 콘크리트, 목재, 철골 부품을 제작했다. 환기실, 파사드, 알루미늄 요소도 3D로 모델링된 여러 구성 요소 중 하나였다.

접근성, 안전성, 지속 가능성 확보

매주 업데이트와 피드백 세션에서는 ‘트림블 커넥트(Trimble Connect)’와 ‘테클라 모델 셰어링(Tekla Model Shaing)’을 사용해 모든 사람이 같은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설계, 제작, 현장 작업의 진행 상황을 시각화한 BIM 모델로 현장 타설, 프리캐스트 철근, 철골 지붕 트러스, 기초 말뚝(foundation pile)을 확인할 수 있었다.

팀은 이러한 개방형 접근 방식이 작업을 일정에 맞춰 성공적으로 완수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평가한다.

리스톨라이넨은 “프로젝트 전반에 걸친 BIM 기반 협업이 가장 결정적인 성공 요인이었다”며 “모델로 생성된 시각화는 거의 모든 이해관계자 회의에서 사용되어 다양한 프로젝트 당사자와 의사 결정권자가 건설 프로세스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도왔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작업은 코로나19 제한 조치 속에서 진행됐다. 이 때문에 팀은 3D 모델을 사용해 미래의 리테일 임차인, 직원, 기타 관심 있는 이해관계자를 위한 ‘가상 사파리’를 만들었다. 관계자 피드백이 설계 프로세스를 반복하는 데 반영돼 새로운 터미널의 접근성, 안전성, 전반적인 사용자 경험을 모든 사람에게 최적화할 수 있었다.

BIM 시뮬레이션을 사용해 공항의 여러 부분을 통과하는 승객의 동선 폭을 다양하게 실험했다. 3D 모델을 참고해 화재 대피 경로와 보안 카메라의 올바른 각도를 계획했고, 햇빛 반사를 모델링해 커튼을 곳곳에 추가하고 일부 워크스테이션을 재배치했다.

피나비아의 장기적인 지속가능성 작업 덕분에 헬싱키 공항은 2017년부터 탄소 중립을 달성했다. 피나비아 다음 목표는 모든 공항 운영에서 순 탄소 배출량 제로를 달성하는 것이며, 이를 이루기 위한 핵심은 바로 BIM이다.

새로워진 터미널은 규정에서 요구하는 것보다 30% 더 높은 에너지 효율을 보인다. 지붕에 설치된 2,000개가 넘는 태양광 패널이 그 비결이다. 태양의 경로를 그린 BIM 시뮬레이션을 통해 태양광 패널의 최적 위치와 잠재적 에너지 생산량을 계산했다. 이 작업은 터미널 확장이 지속가능성에 대한 국제 브리암(BREEAM) 인증을 획득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리스톨라이넨은 “BIM 기반 접근 방식 덕분에 관련된 모든 당사자가 프로젝트의 모든 측면을 잘 이해할 수 있었다. 우리는 목표를 성공적으로 달성했으며 앞으로의 프로젝트에서도 BIM이 프로젝트 구현에 있어 중요한 도구가 될 것임을 증명했다”며, “오늘날 계획과 시공에 BIM을 사용하는 것은 구축하려는 대상에 대한 모든 의사 결정권자, 설계 분야, 시공업체, 이해관계자의 일관된 이해를 위해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