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기자리뷰] 석유공사의 변신
[전문기자리뷰] 석유공사의 변신
  • 조성구 기자
  • 승인 2023.12.11 08: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토일보 조성구 기자] 석유공사가 에너지 신(新) 사업에 진출할 수 있는 법안이 마련됐다.

지난주 석유공사의 탄소 저감 및 수소산업 진출 추진 근거를 담은 '한국석유공사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여·야가 발의한 법안에는 석유공사 설립 목적에 '탄소중립 및 온실가스 감축' 항목을 추가했다.

목적 달성을 위한 사업 범위에는 탄소포집‧수송 및 저장 등 탄소저감사업과 암모니아 등 수소화합물의 개발·생산·수출입·비축·수송·대여·판매·처리 및 생성물의 공급 등을 추가했다.

전통적 석탄·석유 등 에너지 기업들은 탄소 중립 및 온실가스 감축과 관련한 사업에 이미 적극적으로 진출하며 업(業) 역을 확대하고 있다.

이들은 화석에너지의 사용 비중을 낮추고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저탄소 신 에너지 기술 개발과 관련된 투자를 늘리고 있다.

태양광·해상풍력 등 재생에너지 사업에 수조 원을 투자하고 있는 거대 기업들 중 과거에는 화석에너지를 기반으로 사업을 영위했던 기업이 적지 않다.

국내에서도 석유공사의 축적된 역량을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정부가 추진하는 2050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수소‧암모니아 도입을 통한 신에너지 발전 생태계 조성이 필요한 상황에서, 석유 자원 개발·비축 사업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은 공사의 역량 활용은 우리 입장에서는 중요한 자산이란 평가다.

이번 법안 통과로 '암모니아' 산업 경제권이 남해안 여수 권역에 구축된다는 전망도 제시된다. 지난 국정감사에서 김동섭 석유공사 사장은 의원의 질의에 "여수 지역 중심으로 암모니아 거점 구축 기반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석유공사의 동해가스전 활용 사업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울산 앞바다 동해가스전은 2021년 가스생산이 종료된 국내 유일 석유자원 생산시설이다. 석유공사는 동해가스전 활용 CCS 실증사업을 진행하며 연간 120만톤의 이산화탄소를 포집·수송·저장하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석유공사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김동섭 사장은 최근 일본 에너지금속광물자원기구를 직접 방문해 수소 암모니아 사업 협력을 약속했다. 이 자리에서 양 국 탄소·포집·저장사업과 수소 암모니아 분야 협력을 위한 정례회의를 제안했다.

김 사장이 공동이사장인 한국CCUS추진단도 영국·호주와 협력플랫폼, 비즈니스 세미나를 연달아 개최해 사업성을 논의하고 있다.

지난해 순이익이 흑자로 전환됐지만, 석유공사의 자본 건전성은 여전히 장기적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발판은 마련됐으니 이제 이익 창출을 위한 장기적이고 촘촘한 계획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