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노후 건축물 복합성능개선 적극 도입해야
[기고] 노후 건축물 복합성능개선 적극 도입해야
  • 국토일보
  • 승인 2023.12.07 10: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안충원 실장/국토안전관리원 건축시설점검실
안충원 실장
안충원 실장

우리나라는 준공 30년이 넘은 노후 건축물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20년 기준으로 준공된 지 35년이 지난 건축물이 전체의 약 30%에 달한다.

전체 건축물 중 15년 이상된 경우가 약 80%에 달하는데, 이 가운데 공공건축물이 20만동으로 추정되며 향후 노후 건축물 비중은 급속히 높아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기존 건축물의 노후도 개선을 포함한 성능개선이 꾸준히 요구되고 있는데, 기존 건축물의 성능을 개선할 필요성은 대략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내진보강이다. 국내에서 규모 2.0 이상의 지진 발생 빈도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이며, 특히 경주와 포항지진 당시 건축물 피해가 실제로 발생하면서 기존 건축물의 내진보강이 법적으로 의무화됐다.

둘째,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서다. 2015년 파리기후협약과 ‘2050 탄소중립선언’, 2030년 온실가스 배출전망대비 37% 감축이라는 국가목표(NDC)선언 등에 따라 기존 건축물의 설비개선 등을 통한 에너지 성능개선이 요구되고 있다.

셋째는 ‘건축물관리법’에 따른 성능개선이다. 2020년 5월 이 법이 제정되면서 기존 건축물의 화재 안전 등을 위한 성능개선이 의무화됐다.

이밖에도 생활 수준이나 의식 향상의 결과 기존 건축물의 성능이 다양화, 고급화, 첨단화 하는 추세이다. 이에 따라 건축물의 에너지 효율, 내진 성능, 화재 안전, 정보통신(지능형 건축물), 생활편의 등 다양한 성능개선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기존 건축물에 대한 성능개선 요구가 커짐에 따라 건축물 관리자나 사용자 입장에서는 성능개선을 위한 예산 확보와 설계, 공사 발주, 공사를 위한 대체시설물 확보 등과 같은 문제가 예상된다.

또한 개별 성능개선사업은 관련 법령이 각기 달라 중복 작업으로 인한 예산 낭비, 점검 및 개선 시기 불일치에 따른 사용자 불편 등도 커질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문제점과 비효율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으로 떠오른 것이 바로 복합성능개선이다.

복합성능개선이란 2가지 이상의 성능개선이 필요한 건축물의 경우 설계 단계부터 개선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따로 공사를 할 때의 중복요소를 줄여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공법이다. 내진 성능과 에너지 성능개선이 함께 필요한 건축물을 대상으로 두 가지 성능개선을 동시에 진행하는 TESRe(Total Energy & Seismic Retrofit : 에너지 및 내진성능 등을 복합적으로 개선하고 미관을 개선하는 리모델링 사업)가 대표적이다.

참고로 국토안전관리원이 내진보강사업과 에너지성능 개선사업이 필요한 기존 공공건축물에 대해 복합성능개선을 제안한 사례를 소개한다.

대상 건축물은 준공 후 30년이 경과됐고 외부 철골프레임에 의한 내진보강공사와 외단열, 창호(이중창)에 의한 에너지성능 개선이 필요해 2가지 개선을 설계단계부터 동시에 진행했다. 그 결과 공사 부위의 중복을 최소화해 재현주기 2400년의 지진에 대해 붕괴 방지 수준을 충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개선 전에 비해 1차 에너지 소요량이 53% 줄었고 내진·에너지 개별공사에 비하면 사업비를 최대 51.3% 줄일 수 있었다. 아울러 공사 기간도 개별 공사 때보다 3개월 정도 단축되었으며 건축물 운영 중단으로 인한 사용자 불편도 줄일 수 있었다.

이처럼 기존 공공건축물에 대한 복합성능개선은 에너지성능 개선과 내진보강 공사를 따로 진행할 경우에 비해 예산 낭비를 줄이는 효과가 우선 컸다. 이와함께 건축물의 품질 향상과 장수명화 도모, 장기적인 건축물 생애주기 비용 절감 등의 가능성도 보여주었다.

우리나라는 기존 건축물의 노후화와 더불어 노후도 개선을 포함한 성능개선이 꾸준히 요구되고 있다.

특히 복합성능개선은 예산낭비를 막고 건축물 생애주기 비용을 절감하는 이점이 있으며, 복합기술을 숙지한 구조·건축사사무소를 중심으로 한 관련 분야의 신사업 창출 및 일자리 확대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판단된다. 기존 건축물의 성능개선과 관련해 복합성능개선이 확대되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