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중지 해제, 평균 40.5일 소요… 공사기간 연장 법적·제도적 개선해야
공사기간 미연장에 따른 무리한 돌관공사로 또다른 사고 발생
건설현장에서 안전사고와 품질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은 여러 가지가 있다. 그중에서 대표적인 것이 바로 저가 공사비와 공사기간 부족이다. 그동안 공사비에 대해서는 많은 이야기들이 오고 갔다. 반면에 공사기간 부족에 따른 연장에 대한 이야기는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것이 사실이다.
건설공사 중 현장에서 근로자가 사망하는 중대재해가 발생하게 되면 고용노동부는 산업안전보건법 제55조(중대재해 발생 시 고용노동부장관의 작업중지 조치)에 따라 작업 중지를 내리게 된다. 내려진 작업 중지를 해제하려면 평균 40.5일 정도가 소요된다.
작업이 중지되면 이에 따라 공사기간 또한 당연히 연장되는 것이 기본이다. 그러나 법적, 제도적 미비와 경제적 타격을 이유로 발주자는 인정을 안 해주려는 경향이 강하다. 공사기간이 연장되지 않아 또 다른 안전사고와 품질 저하를 발생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공사기간 산정과 연장에 대해서는 건설기술진흥법과 산업안전보건법에 제시돼 있다. 그러나 건축법과 주택법에서는 공사기간에 대해 전혀 규정을 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건설기술진흥법 제45조의2에서는 공사기간 산정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발주자는 건설공사의 품질 및 안전성ㆍ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해당 건설공사의 규모 및 특성, 현장여건 등을 고려해 적정 공사기간을 산정토록 하고 있다. 다만, 불가항력 등 정당한 사유가 발생한 경우에는 이를 고려하여 적정 공사기간 조정을 검토하도록 명문화돼 있다. 그러나 시공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공사가 중지된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이에 대한 제도 개선이 필요한 사항이다.
산업안전보건법 제70조에서는 건설공사 기간의 연장을 명문화하고 있다. 건설공사 발주자는 건설공사가 지연돼 해당 건설공사 도급인이 산업재해 예방을 위해 공사기간의 연장을 요청하는 경우에는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공사기간을 연장하도록 하고 있다.
특히 산업안전보건법에서는 건설공사 도급인인 시공사에게 책임이 있는 사유로 착공이 지연되거나 시공이 중단돼 해당 건설공사가 지연된 경우에 산업재해 예방을 위해 건설공사 발주자에게 그 기간의 연장을 요청할 수 있도록 규정되어 있다. 건설공사 발주자는 요청을 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공사기간 연장 조치를 하도록 하고 있다. 다만, 남은 공사기간 내에 공사를 마칠 수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사유와 그 사유를 증명하는 서류를 첨부하여 건설공사 도급인에게 통보를 하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대다수의 발주자들이 시공사의 책임으로 인한 사유의 공사기간 연장에는 부정적을 대응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다 보니 시공사의 입장에서는 무리하게 돌관공사 등을 감행할 수밖에는 없는 환경에 놓이게 된다.
특히 준공이 임박했을 때는 협소한 작업장소에서 많은 작업자들이 주야간 작업을 하다가 또 다른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 편이다. 이외에도 품질 불량에 따른 하자 발생이 생기는 경우도 부지기수이다. 동일한 현장에서 계속해서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는 대부분 이러한 요인에 기인하고 있다. 또한 하자가 발생한 경우를 보더라도 작업중지로 인한 공기 부족에 따른 경우가 대다수이다.
비록 시공사에게 책임이 있는 사유로 공사중지가 됐다고 할지라도 공사기간 연장을 적극적으로 해줄 필요가 있다. 시공사의 잘못으로 인한 부분까지 발주자가 왜 떠안아야 하는가 하는 불만의 소리가 나올 수도 있다. 작업자의 안전은 물론 구조물 안전과 품질확보를 위해서는 꼭 필요한 사항이기 때문이다.
이번 기회에 법적 제도적으로 미흡한 부분에 대해서는 보완할 필요가 있다. 또한 현장에서 공사기간 연장이 확실하게 이행될 수 있도록 문제점을 다각적으로 분석하고 개선방안을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