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복잡한 건물 내부·지하에도 내비게이션이 필요해
[기고] 복잡한 건물 내부·지하에도 내비게이션이 필요해
  • 국토일보
  • 승인 2023.11.17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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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길동 한국국토정보공사(LX) 인천지역본부장

인천 부평역 지하상가는 2014년 ‘단일 면적 최다 지하상가 점포의 수’라는 공식인증을 받았으며, 전체 면적은 약 4만 3,000㎡, 총 연장 길이는 1.8㎞로 국내 최대 지하도시로 꼽힌다.

미로처럼 복잡하게 얽힌 지하상가 목적지를 찾기란 쉽지 않았다. 행정안전부와 LX 한국국토정보공사는 이를 해결하기위해 지하상가 내부도로와 각 상점에 도로명주소를 부여하므로써 지속되어 왔던 시민의 큰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었다.

최근 급속한 도시화와 주거·문화·여가 등이 어우러진 직주 근접형 공간이 요구되면서 고밀·복합 도시 개발이 요구되고 있다. 이에 따라 영동대로 광역복합센터, 북부간선도로의 콤팩트시티 등과 같이 지역철도, 버스환승센터, 공공상업지역이 어우러지는 고밀 융·복합 개발이 확산되고 있다.

이와 함께 미국, 캐나다, 영국 등 주요 선진국에서 하루 평균 실외에 머무르는 경우가 8% 미만으로 보고되는 등 실내 활동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GPS를 이용한 실외 내비게이션과 같이 대형 쇼핑몰이나 고층 빌딩과 같은 고밀도 실내공간에서도 실내내비게이션의 요구가 급증하고 있다.

이처럼 도시공간이 점점 입체화·대형화되고 실내 공간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도로명과 건물번호만으로 위치표시를 해주던 주소정보에도 실내·지하공간 등을 이르는 입체적 주소체계가 필요하게 됐다.

또 건물 내 로봇 배송을 위해서는 실내이동을 위한 자율주행 기술과 실내형상정보, 상세한 주소정보가 전제조건이 돼야 한다.

이를 위해 행정안전부와 LX공사는 2019년 부평역사를 시작으로 입체건물 주소체계 개발 시범사업을 진행했으며 2022년부터 지속적으로 대전 신세계 백화점, 서울 강남 고속터미널역 지하상가, 대전역 등으로의 범위를 확대 구축해 민간의 다양한 서비스 창출을 지원할 계획이다. 혁신 서비스에 공동 사용되는 주소 인프라를 공공이 구축해 제공함으로써 기업은 비용이 절감되며, 서비스 개발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된다.

산업혁명 시대의 원유가 석유였듯, 디지털 시대의 원유는 데이터, 바로 위치정보다. 특히 한국의 주소체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늦게 도입됐음에도 불구하고 높은 위치 정확성으로 국제사회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처럼 실내 주소정보로 더 촘촘해진 주소정보로 국민들은 출구나 역사, 상점 등을 편리하게 찾을 수 있게 되며 화재 등 재난·응급상황에서도 신속한 대응과 대피 안내 등으로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게 된다.

또한 복잡한 상가 등의 위치 찾기로 소상공인의 경제 활성화에도 일조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주소정보활용지원센터를 위탁받은 LX공사는 주소정보를 통해 국민 생활 안전과 편의를 도모하는 것은 물론 국내 주소정보산업을 활성화하고 더 나아가 세계 속의 행정 한류(K-주소 브랜드화)로 우뚝 설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