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리뷰] ‘김포 서울 편입’ 논란, 총선行 정치권에 던지는 충고···“바보야, 문제는 경제야”
[기자리뷰] ‘김포 서울 편입’ 논란, 총선行 정치권에 던지는 충고···“바보야, 문제는 경제야”
  • 김경현 기자
  • 승인 2023.11.10 17: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경현 기자
김경현 기자

[국토일보 김경현 기자]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It’s the economy, stupid.) 

1992년 미국 대통령선거 판도를 단숨에 바꿔놓은 말입니다. 당시 빌 클린턴 민주당 후보 참모 제임스 카빌이 한 말로, 사회문제의 핵심은 ‘경제’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데요. 클린턴 후보는 이 슬로건을 앞세워 현직 대통령이었던 공화당 조지 부시 후보를 꺾고 승리했습니다.

2024년 4월 10일, 22대 총선을 5개월 남겨둔 현재 우리 정치권은 이미 내년 총선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그 일환으로 국민의힘은 혁신위원장에 인요한 연세대 교수를 영입해 당내 화합을 강조하고 있고, 더불어민주당도 구속을 피한 이재명 대표를 중심으로 계파 갈등을 봉합하려는 모양새입니다.

그런 와중에 지난 추석을 즈음해 홍철호 국민의힘 김포(을) 당협위원장(전 국회의원)이 제안한 김포 서울특별시 편입이 정치권 핵심 이슈로 떠올랐습니다. 대체로 ‘뜬금없다’는 기류가 강한 이 논란은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적극 추진 중인 ‘경기북부특별자치도’ 분도로 불거졌습니다. 

김포시는 지리적 여건상 인천시에 가로막혀 경기남부와는 떨어져 있고, 경기북부와는 한강을 사이에 두고 있습니다. 그로 인해 경기북부특별자치도 분도 시 경기남부 잔류도, 그렇다고 한강 이북 신설 경기북도 편입도 모호한 측면이 있습니다. 이에 제3의 대안으로 서울시 편입 주장이 제기된 것입니다.

그런데 이걸 또 서울 강서구청장 선거에서 참패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당론으로 받으면서 고양, 구리, 광명, 부천, 하남 등을 포함한 ‘메가시티 서울’로 논란이 증폭됐는데요. 여당은 부정하고 있지만, 찬반을 떠나 시중 여론은 전반적으로 ‘총선용’이라는 시각이 강합니다.

문제는 과연 이와 같은 행정구역 개편 논란이 현실적인 총선 이슈냐는 겁니다. 왜냐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일본에도 뒤진 1.4%이고,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을 비롯한 국내외 전문기관에서 내년에는 ‘더 나쁠 것’이라 전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부동산 시장은 일부 규제 완화에도 불구하고 고금리로 기지개를 켜지 못하고 있고, 건설 경기는 원자재가 상승에 PF 시장까지 꽁꽁 얼어붙어 냉기가 흐르고 있습니다. 지난 1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발표에 따르면 2024년 국내 건설수주는 어려웠던 올해보다 1.5% 줄고, 건설투자도 0.3%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러한 부정적 경기 전망은 비단 부동산, 건설업계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3고(高유가·高금리·高유가) 현상이 계속되면서 산업계 전반과 민생경제 자체가 위협받고 있으니까요. 더욱이 이미 예고된 공업용 전기, 지하철 등 공공요금 인상은 또 물가상승으로 이어질 게 뻔합니다.

그렇다면 22대 총선을 앞둔 정치권은 무엇보다 2024년 경기 부양책에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아니, 경기를 부양할 수 없다면 적어도 견인할 수 있는 정책에 집중함이 마땅합니다. 그게 집권당이든 거대 야당이든 총선을 정책 대결로 이끄는 것이고, 말로만 외치는 ‘민생경제’가 아니라 진정 국민들 삶 속으로 파고드는 것입니다.

때문에 지금이야말로 숨고르기를 해야 합니다. 경기북부특별자치도도, 총선 이슈로 급격히 떠오른 김포시 서울 편입도 숨고르기를 하고, 접경지역 경기북부 발전과 더 나아가 지방 균형발전, 생활권과 일치하는 행정구역 개편은 긴 호흡으로 논의해야 할 과제로 남겨야 합니다. 그리고 숨이 턱까지 차오른 우리 경제에 숨통을 트일 정책에 집중해야 합니다.

다시 서두로 되돌아가 모든 사회 문제는 경제로부터 시작됩니다. 우리 사회라고 예외일 수 없습니다. 그래서일까, 기자는 30년 전 미국 대선 판도를 뒤흔든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슬로건을 빌려 우리 정치권에 충고하고 싶습니다.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It’s the economy, stupi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