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의 날 특집 인터뷰] 한국소방시설협회 김은식 회장
[소방의 날 특집 인터뷰] 한국소방시설협회 김은식 회장
  • 신용승 기자
  • 승인 2023.11.1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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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공사 분리발주 현장 확대 적용 시급합니다”
3년 전 제도 도입 불구… 현장 분리발주 미흡 국민안전 우려
하도급 적정성 심사制 민간 도입 필수, 설계·감리도 분리발주돼야
소방은 국민안전과 직결 중요, 국가기간·전략산업 포함 필요
협회, 전문인재 양성·인정 교육 만전… 소방기술자 질적 제고 총력
한국소방시설협회 김은식 회장이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소방시설공사 분리발주가 곧 국민안전 확보라는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사진-이수재 실장 kld@ikld.kr)

[국토일보 신용승 기자] “싸고 좋은 물건은 없습니다. 소방공사 분리발주를 통한 품질시공 실현으로 국민안전을 확보해야 할 때입니다. 제값 주는 문화 조성을 위해 민간분야까지도 하도급 적정성 심사제도 의무화가 절실합니다.” 한국소방시설협회 김은식 회장의 소방업계 발전을 위한 소신이다. 김 회장은 소방업계의 숙원 사업인 소방시설공사업 분리발주 제도 의무화에 기여한 인물이다.

특유의 카리스마와 결단력으로 한국소방시설산업의 발전을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는 김은식 회장을 만나 소방 발전을 위한 고견을 들어봤다.

- 한국소방시설협회 주요 기능 및 역할은.

▲ 한국소방시설협회는 국민안전과 소방시설업의 건전한 발전을 목표로 소방시설 공사업법 제30조의 2에 근거해 설립된 소방청 산하단체다. 현재 7,000여 개의 소방시설업체가 회원으로 등록돼있다.

협회는, 1만여 개 소방시설업체 및 14만여 명의 소방기술자에 관한 정부 위탁업무와 소방업계 발전을 위해 다양한 법령 개정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인 업무로 소방시설 공사업체의 시공능력을 평가·수치화해 공시하는 시공능력평가, 방염업체의 방염처리 능력을 평가·공시하는 방염처리 능력평가, 소방시설 설계·감리 PQ(입찰참가자격 사전 심사제도)도입에 따른 설계·감리 실적관리, 소방시설업 등록신청과 변경사항 신고 등을 접수·확인하는 일을 수행하고 있다.

또한 소방공사 표준품셈 운영·관리업무를 통해 소방공사에 표준 기준을 제시하고 책임시공 및 시공품질 확보를 위한 소방기술자 경력관리 업무를 실시한다. 지난해 4월 21일부터는 소방기술자 양성·인정 교육훈련 기관으로서 소방기술자 교육을 담당하고 있기도 하다. 이 밖에도 소방업계의 지속적인 성장과 보호를 위해 법령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소방기술력과 소방인력 수준은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우수하지만 소방업계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인력양성과 인재개발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에 협회는 인력과 기술력을 확보할 수 있는 ‘국가기간·전략산업’에 소방분야가 지정될 수 있도록 연구용역 등을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소방공사의 품질확보 핵심인 적정공사비를 확보하고자 소방공사 표준품셈 운영관리를 철저히 수행함과 동시에 저가 하도급계약 및 부실시공 방지를 위한 하도급 적정성 심사제도 민간분야 확대 방안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

- 소방분야 ‘국가기간·전략산업’ 연구용역 추진 상황은.

▲ 아직 실행 예정으로 남은 임기 동안 강력히 실행할 것이다. 임기 후에도 이 정책은 협회가 계속해서 이끌어 나가야 된다고 생각한다.

타 공정의 경우, 20년 길게는 30년 전부터 국가기간·전략산업에 지정돼 있지만 유독 소방 쪽은 미흡하다. 만약 전략산업으로 지정될 경우 국비로 교육을 진행할 수 있고 이는 우수한 인력들의 신규 유입을 도모할 수 있다.

현재 소방시설공사 현장의 경우 인력 부족 문제가 매우 심각하다. 젊은 인력이 유입이 안돼 대부분이 50대 후반에서 60대 근로자인 상황이다.

교육적인 부분을 국가가 보장해 준다면 우수한 전문인력이 양성돼 현장에 투입되고 이는 결국 품질 높은 소방시설공사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고 본다.

또 국내 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향후 소방청, 고용부, 외교부 등 정부부처의 협조를 받아 자매결연 방식 등으로 외국과 교류가 필요하다.

외국인들에게 국비로 교육을 제공하고 그 인력을 국지적으로 투입시키는 환경이 조성될 경우 우리 소방현장의 어려움을 덜어줄 수 있을 것이다.

- 소방기술자 양성·인정 교육훈련 운영 현황은.

▲ 협회는 소방기술자 전문화 교육훈련을 통해 소방공사의 품질을 향상시키고자 지난해 4월부터 소방청 위탁을 받아 ‘소방기술자 양성·인정 교육훈련’을 시행하고 있다.

협회에서 실시하고 있는 교육은 크게 2가지로 소방기술자·감리원 수첩발급과 등급 승급자를 대상으로 한 ‘양성·인정(승급) 교육’, 설계업 및 감리업 등록(선임) 기술자를 위한 ‘설계·감리 전문교육’이 있다.

지난 한 해 동안 총 6,986명의 교육생이 수료했고, 올해는 전년 대비 더 많은 인원이 교육을 수료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특히 만족도 평가에서 응답자 97.3%가 만족한다고 대답할 정도로 양질의 교육을 제공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이론 위주의 교육에서 벗어나 실제 공사 현장에 적용 가능한 실습교육을 중심으로 편성해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또 협회에서 자체 개발한 교육 장비 및 실습 기자재를 직접 설치함으로써 소방공사 현장을 직·간접적으로 체험하는 기회가 매우 좋았다고 응답자들이 밝혔다.

올해부터는 설계 및 감리 전문교육 심화과정이 추가됐고 소화활동설비인 제연설비 실습 기자재가 개발·운영돼 소방기술자 기술력 향상과 전문성 강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보다 더 많은 지역의 분들이 교육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전국 6개 권역에 교육장을 설치해 운영 중이다.

향후 협회 사옥이 세종시 조치원읍으로 이전되는데 성공적으로 마무리된다면 협회 서울시회 이전 및 신규 교육장 건립 등도 함께 추진해 수도권 내 회원들의 교육여건을 향상할 수 있도록 하겠다.

앞으로도 협회는 소방기술자 양성·인정 교육훈련의 안정적 정착을 위해 교육 수강생들의 다양한 의견을 듣고 미비점을 보완함으로써 소방기술자 교육을 개선·발전시킬 예정이다.

- 소방시설공사 분리발주 제도 정착 방안은.

▲ 올해로 소방시설공사 분리발주 제도가 시행된 지 3년이 지났다. 소방시설공사 분리발주 제도 시행으로 소방공사 발주 시 소방공사업자에게 직접 도급·계약하게 함으로써 그간 문제로 지적됐던 저가 하도급으로 인한 부실시공을 방지하며 국민안전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

이후 소방청과 협회의 노력으로 소방공사 분리발주가 성공적으로 정착해 나가고 있으나 무자격업자의 불법시공, 저가 도급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되고 있다.

이에 협회는 품질시공으로 국민안전이라는 분리발주 도입 취지에 걸맞게 저가도급의 근원을 차단할 수 있는 ‘민간분야 하도급 적정성 심사제도’가 분리발주의 건전한 정착과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만약 하도급 적정성 심사제도가 민간분야에 확대된다면 분리발주 제도와 더불어 공정한 하도급 거래질서가 확립돼 적정 가격의 도급을 통한 소방공사의 시공품질이 확보될 것이다.

한국소방시설협회 김은식 회장. (사진-이수재 실장 kld@ikld.kr)

- 소방의 날 기념 메시지.

▲ 지금 이 순간에도 전국 각지에서 국민의 안전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헌신하고 계신 소방 가족 모든 분의 노고에 감사 인사와 함께 존경의 말씀을 전한다.

과거와 달리 오늘날은 대형화된 재난·재해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소방분야도 점점 복잡하고 다양한 도전과제를 맞이하고 있는 현실이다.

하지만 국민안전이라는 공동의 목표로 소방업계에 계신 모든 분들이 합심하고 서로의 지식과 기술력을 십분 발휘한다면 화재와 재난으로부터 지금보다 더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 나갈 수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협회는 소방시설업의 발전과 소방시설 품질 안정화를 통한 국민안전 확보를 위해 더 나은 제도를 발굴하고 추진해 나갈 것을 약속한다.

또한, 소방기술자 양성·인정 교육훈련을 강화해 소방기술자의 전문성을 높이고 소방 전문인력을 양성함으로써 소방산업 기술발전을 확보해 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