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주)한국안전보건연구소 양홍석 대표
[인터뷰] (주)한국안전보건연구소 양홍석 대표
  • 신용승 기자
  • 승인 2023.11.06 08: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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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재해 작업중지 공사기간서 제외돼야”
현행 안전진단 관리적 요소만 점검… 근본 원인 해소 못해
제도 실효성 극대화… 대·중·소 기업 규모 비례 안전보건제도 시행 필요
민간기관 ‘안전보건 종합진단 기관’ 지정… 맞춤형 기술 등 솔루션 제공
(주)한국안전보건연구소 양홍석 대표가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중대재해 작업중지 기간이 공사기간에서 제외돼야 한다고 피력하고 있다. (사진-이수재 실장 kld@ikld.kr)

[국토일보 신용승 기자] 건설업은 다른 업종에 비해 상당히 위험한 작업들이 많고 사고 발생 후 동일한 현장에서 똑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에 고용노동부는 관련 작업 또는 현장에 대해 작업중지를 명령하고 있다.

㈜한국안전보건연구소 양홍석 대표는 작업중지를 적극 찬성하지만 현재 이 기간이 공사기간에 포함돼 심각한 문제를 초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작업중지가 해제되면 시공사는 남은 기간 동안 준공을 해야 하므로 작업자의 안전보건에 대한 취약성과 위험성은 더 상향될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시공사는 작업중지를 빨리 해제하려 하고 이는 사고 현장에 대한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는 개연성을 유발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발주처, 시공사, 노사 등의 사회적 합의를 통해 작업중지가 시행된 기간을 공사기간에서 제외하는 제도적 장치의 마련이 시급하다는 (주)한국안전보건연구소 양홍석 대표를 만나 건설현장 근로자 안전·보건 향상 방안과 업역 발전을 위한 고견을 들어봤다.

다음은 양홍석 대표의 일문일답이다.

- (주)한국안전보건연구소 주요 기능 및 역할은.

▲ 한국안전보건연구소는 지난 2006년 7월 수원시 구운동에서 직업병 예방 및 근로자 건강보호를 목적으로 설립됐다.

설립초기 보건관리위탁, 지정측정기관, 석면조사기관, 보건진단기관으로 지정 받아 산업보건업무를 의욕적으로 추진했다. 수행업무의 품질향상 및 임직원의 안전보건관리 강화를 위해 ISO 9001 및 KOSHA 18001를 도입, 체계구축 및 업무 품질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안전보건영영시스템 KOSHA MS는 현재까지도 인증을 유지하고 있다.

 (주)한국안전보건연구소 양홍석 대표. (사진-이수재 실장 kld@ikld.kr)

- 기업부설연구소 운영 현황은.

▲ 2017년 5월 화학물질 정밀분석, 작업환경 개선기술 등 연구목적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기업부설연구소를 인정받아 운영 중이며, 연 1회 연구업무 수행 및 논문을 산업보건학회 등에 발표하려 하고 있다.

안전보건공단이 정부에 위탁받아 수행하는 안전보건 전문기관 평가에서 2019년부터 작업환경측정 및 보건진단 분야 최고등급인 S, A 등급을 유지하고 있기도 하다. 화학물질 정밀 분석분야는 미국 AIHA PAT 국제정도관리 프로그램을 매년 우수하게 통과하고, 산안법상 관리대상 유해물질 192종을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했다.

(주)한국안전보건연구소 양홍석 대표가 연구소 직원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이수재 실장 kld@ikld.kr)

- 유해물질 분석 기술력은.

▲ 현재 192종을 자체 분석할 수 있는 건 국내에서 유일하다. 192종의 물질을 측정할 수 있는 기관들은 많지만 분석이 뒷받침돼야 하며 장비를 보유하고 있다 해서 가능한 부분도 아니기 때문이다. 장비를 다룰 줄 아는 경력 있는 인재가 필수로, 한국안전보건연구소는 이 모든 것을 갖춰 놓은 상태다. 현재 190개 정도에 달하는 측정 기관 중 150개 이상은 1년에 한 번 이상 우리 연구소에 분석 의뢰를 하고 있다.

- 안전보건 종합진단기관으로 지정 승인 받았다.

▲ 올 1월 중대재해 예방 등 사회적 요구를 고려해 안전보건 종합, 통합서비스 제공을 확대하기 위해 ‘안전사업부’를 신설했고 안전, 보건, 건설분야 재해예방 업무를 전담한다. 지난 9월에는 고용노동부 중부지방고용노동청으로부터 민간기관으로는 3번째 ‘안전보건 종합진단기관’으로 지정 승인을 받아 사업장에 대한 종합 안전보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현재 화공안전기술사, 전기안전기술사, 기계안전기술사 건축안전기술사 등 우수한 인력을 확보했고 더욱더 많은 인재를 영입할 생각이다. 이에 따라 기업 실정에 맞는 맞춤형 기술지원, 종합 진단 및 컨설팅을 확대해 나가고, 다양한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현장 실용성이 높은 안전보건 솔루션을 제공하는데 열과 성의를 다할 예정이다.

- 안전보건 선진화를 위한 제도적 개선 방안은.

▲ 대한민국의 산업안전보건 제도는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많은 제도가 들어와 있고 시행 중이다. 세상은 점점 변화해 가며 우리의 산업 현장도 끊임없이 바뀌어가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산업안전보건 제도도 발맞춰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업장의 여건을 잘 고려 후 적용해야 하고 대기업, 중견기업, 중기업, 소기업 등 기업의 규모에 비례해 그 시행이 이뤄져야 한다.

- 내년부터 중대재해처벌법이 확대 적용되는데.

▲ 단순히 기간을 연장하는 것에 그쳐서는 안 되며 확대 적용되는 사업장과 건설현장의 안전보건시스템 마련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 이들의 경우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해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대다수다.

중대재해 발생 시 고용부에서 먼저 특별감독을 실시하고 그 이후 진단기관이 투입되는데 실질적으로 관리적인 요소들 밖에 점검하지 못한다. 자동차에 비유하면 40년 된 차를 타고 다니면서 매번 엔진오일과 필터 교체만을 추구하는 수박 겉 핥기식의 진단이 이뤄진다는 점이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대기업에서는 앞다퉈 CSO(Chief Safety Officer(최고안전책임자))를 영입했다. 2년이 지난 지금 CSO는 재계약을 하지 못하고 회사를 떠나는 상황이다. 바지 사장으로 내세웠던 기업 안전 총책임자를 정부에서 처벌한 사례가 현재까지 없기 때문이다. CSO의 부재는 결국 안전보건 조직체계의 소멸이라는 악순환을 유발한다.

- 마지막 메세지는.

▲ 그 동안 연구소가 발전하도록 도와주시고, 성원해 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드린다. 앞으로 다양한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현장 실용성이 높은 안전보건 솔루션을 제공하는데 열과 성의를 다할 것이다. 또 임직원 교육프로그램을 획기적으로 개선, 직원들의 기술 역량확대 및 전문화 노력 등을 통한 질 높고, 신뢰성 있는 안전보건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하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