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건설, 사우디 ‘정주영 중동신화’ 이어간다
K-건설, 사우디 ‘정주영 중동신화’ 이어간다
  • 김현재 기자
  • 승인 2023.10.30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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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시공·CM 전 부문 계약 및 업무협약 체결

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 초대형 가스플랜트 사업 수주
희림건축, 사우디 각종 프로젝트 설계·CM 참여 극대화
삼성물산, 카타르 태양광사업 3억달러 수주 기대감
코오롱글로벌, 수처리기술·친환경 에너지 부문 MOU

수주 계약식에 참석한 주요 관계자들이 계약서에 서명을 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홍현성 현대엔지니어링 대표, 와일 알 자파리 아람코 부사장,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 뒷줄 왼쪽부터 아민 알 나세르 아람코 CEO, 마지드 알 호가일 사우디 주택부장관, 윤석열 대통령, 원희룡 국토부장관, 칼리스 알 팔리 사우디 투자부장관, 살레 알 자세르 사우디 교통부장관.
수주 계약식에 참석한 주요 관계자들이 계약서에 서명을 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홍현성 현대엔지니어링 대표, 와일 알 자파리 아람코 부사장,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 뒷줄 왼쪽부터 아민 알 나세르 아람코 CEO, 마지드 알 호가일 사우디 주택부장관, 윤석열 대통령, 원희룡 국토부장관, 칼리스 알 팔리 사우디 투자부장관, 살레 알 자세르 사우디 교통부장관. 출처: 대한민국 대통령실.

[국토일보 김현재 기자] 47년 전 현대그룹 창업주 정주영의 중동신화 붐이 재연될 전망이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 사우디아라비아 방한을 통해 굵직한 사업을 다수 체결함에 따라 K건설이 제2 중동붐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최근 국토교통부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K건설은 사우디 리야드 네옴 전시관에서 ‘한-사우디 건설협력 50주년 기념식’을 통해 가스플랜트 프로젝트, 디지털트윈 플랫폼 구축·운영 계약 등 총 4건의 대규모 계약 및 MOU를 체결했다.

‘원팀코리아’의 적극적인 수주 활동이 국내 건설사들의 대규모 수주 낭보로 이어가고 있다.

우선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건설은 최근 사우디 국영석유회사(이하 아람코)로부터 초대형 가스플랜트 증설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해당 프로젝트는 현대엔지니어링·현대건설 조인트벤처(이하 현대엔지니어링 JV)가 지난 2021년에 수주한 사우디 자푸라 가스처리시설 프로젝트(Phase-1) 부지 바로 옆에 조성될 예정으로, 자푸라 가스전에서 생산되는 가스를 처리하는 설비(Gas Processing Facilities)와 황회수설비(Sulfur Recovery Units) 등을 추가로 건설하는 사업이다.

현대엔지니어링 JV는 황회수설비 패키지와 유틸리티 기반시설(Utility & Offsite)을 담당한다. 계약금액은 약 24억 달러(한화 약 3조 2,000억원)다.

희림종합건축사사무소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사우디 투자부, 현대건설과 3자 업무협약(MOU)을 맺고 부동산 개발사업 및 인프라분야에서 상호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희림은 이번 협약에 따라 사우디에서 진행되는 각종 개발사업, 인프라, PPP프로젝트에 적극 참여하고 건축설계 및 건설사업관리(CM) 업무에 대해서는 긴밀하게 협력하기로 했다.

특히 사우디 투자부는 관련된 정부기관과 협력해 희림이 수주할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해 나가기로 했다. 현대건설과 희림을 포함한 한국기업들과 컨소시엄도 구성해 설계, 시공, 운영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협조를 약속했다.

코오롱글로벌은 사우디 리야드 지역에서 열린 ‘한-사우디 투자포럼’에서 현지업체 2곳과 수처리 및 생활 인프라 분야에 걸쳐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김정일 대표이사 사장을 필두로 중동 경제사절단에 참가한 코오롱글로벌은 이번 방문을 통해 사우디 현지업체인 ‘마스코(MASCO)’사와 ‘사우디 국영수자원공사(NWC) 발주 프로젝트’에 협력한다.

수처리 기술은 도시 형성에 기본적으로 필요한 것으로 2030년까지 거주 인구 100만명, 장기적으로 900만명에 달하는 인구를 수용하면서 친환경 에너지를 기반으로 계획 중인 네옴시티 조성에 상당한 개발 수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우디에 이어 중동 수주 바람은 카타르에서도 이어졌다. 한·카타르 비즈니스포럼에서 열린 양국 경제협력 MOU 체결식에서는 삼성물산이 카타르 경제자유구역청과 ‘태양광 사업 등 청정에너지 기술 협력 및 공동 개발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삼성물산은 3억달러(약 4064억원) 규모의 태양광 사업을 수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원팀코리아의 행보는 정주영의 중동신화를 떠올리게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은 1975년 해군기지 해상공사(2억 달러)로 사우디 건설시장에 첫 진출을 한 이래 다음해인 1976년 ‘20세기 최대의 역사’라 불리는 주베일 산업항을 건설하며 1970년대 중동건설 붐을 이끌어 국가경제에 크게 기여한 바 있다.

현대건설의 추가 수주도 기대된다. 해외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10억 달러 규모의 네옴시티 스파인A 프로젝트와 사파니아, 파드힐리 대형 가스 플랜트 수주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정지훈 해외건설정책지원센터 책임연구원은 “최근 고금리 상황과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며 국내 부동산시장과 분양시장이 많이 힘들었다”며 “이번 중동에서 해외건설수주 및 협약들이 앞으로 국내 건설업계에 힘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