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기자리뷰] 비지떡으로 전락한 ‘K-건설’
[전문기자리뷰] 비지떡으로 전락한 ‘K-건설’
  • 신용승 기자
  • 승인 2023.10.23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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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일보 신용승 기자] 싼 것이 비지떡. ‘값이 싼 물건은 그만큼 질이 나쁘다’는 말이다. K-건설이 비지떡으로 전락하고 있는 느낌이다.

제값 주고 제대로 일하자는 건설문화가 절실하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으나 시장환경은 갈수록 악화일로이기 때문이다.

“설계·감리 인력 중 30%는 무료로 봉사하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발주처에 의해 공사가 지연돼도 제대로 된 보상 없이 업무는 지속됩니다. 공사가 재게 될 경우 기준이 달라져 새로운 검토와 계획을 세워야 하지만 그들은 공짜로 요구합니다.”

최근 연이어 발생한 붕괴사고의 가장 큰 원인은 ‘돈’이라는 설계 전문가의 직언이다.

“현재 재건축 평당 공사비는 7~800만원 정도로 이 중 구조안전을 담당하는 사람이 받는 용역비는 2,000원입니다. 국민들의 목숨 담보 값이 0.028%에 불구한 상황입니다.”

구조 실무자에 젊은 인력 유입이 안되고 과거 위상과 달리 굉장히 수준이 낮아진 이유도 결국 돈인 듯하다.

“정부는 중대재해가 발생할 경우 해당 현장에 대한 작업중지 명령을 내립니다. 하지만 이 기간도 공기에 포함돼 시공사는 더욱더 무리한 공사를 진행하고 결국 근로자의 안전은 저하될 수밖에 없습니다.”

중대재해 발생으로 한 달 이상 공사가 중지된 현장 근로자의 하소연이다. 최저가로 진행되는 시공에 공기까지 줄어들어 근로자를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는 것이다.

경제학 기본개념은 ‘수요와 공급’의 법칙이다. 애덤 스미스는 이것을 ‘보이지 않는 손’이라 정의했으며 한정판 명품들이 리셀가가 붙어 팔리는 것을 보면 일리가 있는 말이다.

내 집 마련을 위해 청약통장에 가입하고 우후죽순 늘어나는 아파트들을 보면 건설에 대한 수요는 공급을 뛰어넘는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다.

하지만 현실은 최일선에서 일하는 이들에게 제대로 된 보상이 주어지지 못하는 안타까운 실정이다.

초과수요에 대한 이득을 독점적으로 쟁취해가는 세력, 반드시 그 카르텔을 끊어내길 촉구한다.

K-건설.

제값 주고 제대로 일하는 문화 조성으로 세계 5대 건설 강국의 위상을 재확립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