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기자리뷰] 가스기술공사 수소
[전문기자리뷰] 가스기술공사 수소
  • 조성구 기자
  • 승인 2023.10.20 16: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토일보 조성구 기자] 최근 산업부 국정감사 국회의원실 보도자료를 검토하다 낯 뜨거운 자료를 받았다.

골자는 수소충전소에 사용된 수소의 품질이 불량이어도, 생산 과정에서 수소가 불량인지 확인과 즉각적인 대처가 어렵다는 것이다.

의원실 發 국감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국내 수소충전소 세 곳에서 불량수소가 검출됐고 해당 수소를 사용한 수소차 90여 대가 고장을 일으켰다.

문제를 일으킨 수소는 한국가스기술공사 평택수소생산기지에서 출하되는 과정에서 일산화탄소, 이산화탄소가 기준치를 초과했다. 평택기지 가스분석기가 오류를 내 기준치에 맞지 않는 질이 낮은 수소가 출하됐다는 것이다. 

사고를 낸 가스기술공사 평택수소생산기지에서 사용하는 수소 개질기(고순도의 수소를 추출하는 설비)는 독일제로 원일티엔아이라는 국내업체가 시공을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스기술공사 측이 낸 해명은 평택수소생산기지 구축 당시 국내에는 해당 규모 개질기술을 제작할 만한 기술력이 없어 외국 제품을 사용했고, 제작사가 기술력 이전을 꺼려 현재 고장 시에도 긴급 보수가 어렵다는 설명이 담겼다.

공사가 이 같은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지만 “설마 사고가 발생하겠어?”라는 안이한 생각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해명이었다.

조용돈 가스기술공사 사장은 지난 2021년 취임 당시 “수소사업의 실적을 현장에서 직접 뛰면서 발로 만든 장본인이며 공사의 수소사업 추진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홍보했다.

지난해 7월, 사고를 낸 평택수소생산기지 준공 당시에는 “평택기지는 고순도 수소 생산공법으로 하루 최대 7톤의 수소를 생산하고 통합모니터링으로 양질의 수소를 공급할 것”이라고 보도자료도 배포했다.

현재 상황은 당시 공사가 홍보했던 ‘수소 공급의 안정성을 높여 모빌리티 확대에 가속도를 낼 것’이라는 워딩과는 맞지 않은 듯 하다.

가스기술공사는 2019년 수소경제 로드맵이 발표된 후, 전국 63개 소 수소충전소를 구축했다. 평택수소생산기지를 구축해 수도권 대부분의 수소를 공급하는 등 지난 30년 간 고압가스 설계·시공·관리 기술력으로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해 매진하고 있다는 좋은 평가도 받고 있다.

이달에도 협력 기업들과 ‘수소배관 안전관리기술 공동개발 협력’을 위한 협약도 체결하며 수소 산업 생태계 발전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정부도 올해 수소 재정 지원금을 약 1조3,000억원으로 늘렸고 세계 최초로 국내에 ‘수소발전 입찰시장’을 도입하는 등 제도와 인프라 마련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어쩌면 가스기술공사는 고장난 차량 숫자 ‘90여대’처럼 이번 문제를 작은 해프닝으로 치부할 수 있겠다.

하지만 내년 도입 예정인 ‘청정수소인증제’ 핵심기관으로 가스기술공사가 도약하기 위해서는 이와 같은 아마추어 사고는 없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