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기후 핀테크로 기후위기 해결할 수 있을까
[기고] 기후 핀테크로 기후위기 해결할 수 있을까
  • 국토일보
  • 승인 2023.10.16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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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트에너지 윤태환 대표

일반적으로 기후 핀테크(Climate Fintech)는 탄소배출을 감축하도록 직간접적으로 돕는 금융 서비스를 일컫는다.

예를 들면 스웨덴의 도코노미(Doconomy)처럼 개인이나 기업이 구매하거나 매출이 발생한 금액을 탄소배출량으로 측정하고, 탄소상쇄 프로젝트를 연결하도록 돕는 서비스부터, 미국의 아스퍼레이션(Aspiration)이나 독일의 투모로우 뱅크(Tomorrow Bank), 한국의 루트에너지(Root Energy)처럼 디지털 녹색 투자 플랫폼을 만들어 개인이나 기업이 기후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것을 직접 중개하는 서비스 등이 있다.

그렇다면 기후 핀테크가 실제 에너지 전환, 저탄소 전력생산, 에너지 효율 상승 등 기후위기를 직접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어떤 기회가 존재하며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두 가지 전제를 고려해야 한다.

첫째, 정부 관료, 일반 시민, 기업가 등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기후 핀테크에 동참해야 가능하다는 사실이다. 우선 그들이 기후 핀테크에 대한 좋은 경험을 가져야 기후 핀테크 활성화를 기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위에 언급된 대부분의 사람들이 살아가기 위해 돈은 필수적이며, 사실 노동 없이 돈을 버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위 두 가지 전제에서 기후금융의 중요한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 즉 기후 핀테크 서비스를 통해 사람들이 기후위기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고통스럽지 않게 돈을 벌거나, 기존 지출을 줄이도록 도와야 한다.

그것이 성공한다면 기후 핀테크를 이용하는 고객은 점점 늘어나고, 그들이 스스로 더 올바른 정치인에게 투표하며, 기후위기 해결에 도움 되는 기업에 더 많은 투자를 함으로써 기후위기 해결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낼 것이다.

이는 이미 미국, 스웨덴, 독일 등 많은 선진국에서 증명됐고, 이것이 앞으로 기후 핀테크가 더 발전하고 성장할 것이라고 보는 이유다.

결국 기후 핀테크의 가장 중요한 성공요소는 안정성과 수익성인데 그 부분에서 전 세계적으로 재생에너지 프로젝트 투자는 가장 인기가 많은 분야다. 특히 재생에너지 프로젝트 투자는 합리적인 에너지 정책과 매력적인 경제 정책이 함께 이뤄지는 국가들에서 활성화가 돼 왔다.

대표적으로 덴마크는 일명 원스탑샵(one-stop shop)이라는 정책으로 해상풍력 인허가를 일원화해 사업개발 위험을 감축했고, 발전소 주변 주민들이 최소 20% 이상 투자하도록 법제화하고 투자 세액공제를 통해 가계 소득을 높였다.

이를 통해 재생에너지 프로젝트 사업의 불확실성을 낮추고, 대표적인 투자 저해요소인 인허가와 지역수용성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사업의 투자 안정성과 수익성을 높였다.

이로써 재생에너지 관련 기업들은 더욱 혁신적인 기술 및 서비스 개발에 집중하고, 이를 위한 인재 육성과 협력사 역량 강화에 힘을 써왔으며, 덴마크는 명실상부한 전 세계 풍력 1위 국가로 도약할 수 있었다.

한국도 전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20년간 장기 전력 고정가격 입찰 정책으로 사업의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보장했고, 재생에너지 프로젝트 지역 주변의 주민들이 일정 비율로 투자하면 그에 비례해 REC 인센티브를 제공해 발전소 주변 주민들의 소득 증대를 이끌어 주민수용성을 높이고 있다.

이로 인해 블랙록, 맥쿼리그룹, 에퀴노르, 오스테드 등 세계적인 투자자들이 한국의 재생에너지 프로젝트에 수조 원의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개인들도 기존 가덕산풍력 발전 사업부터 현재 제주 한림해상풍력발전, 영덕 해파랑풍력 등 국내 대표적인 재생에너지 사업들에 수십, 수백억 원의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성공사례들이 점점 많아지면 국내에서도 기후 핀테크 투자 활성화는 시간 문제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윤태환 루트에너지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