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렬의 의학상식] 아파야 오래산다<54>
[백종렬의 의학상식] 아파야 오래산다<54>
  • 국토일보
  • 승인 2012.11.16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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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박사 백종렬 원장의 저서 ‘아파야 오래산다’를 연재합니다.

아파야 오래산다

지난 82년부터 ‘백내과’ 의원을 개원한 이래 지역주민 건강지킴이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백 박사는 연세대 의대 졸업후 동 대학원에서 의학박사 학위 취득, 이화여대 내과 교수를 역임했다.
한국문인협회 회원이기도 한 백 박사는 이 책에서 총 5개 Chapter로 구성해 각 부문에 대한 ‘증세로 본 질병백태’를 소개, 자신의 몸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관심 갖기는 물론 정확한 의학상식을 통해 건강챙기기를 유도하고 있다. [상담전화 02-2677-5677/http:clinic104.co.kr]

 

■ 몸통 부분과 사지의 증상 | 배가 자주 아프다

복막염 경우 배를 누를수록 통증 심해져
정서장애.스트레스 경우도 과민성 장 증후군 발병

배가 아파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배앓이는 위장병의 가장 흔한 증상으로, 그만큼 위장병이 많다는 얘기가 된다.

복통이 일어나는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의학적으로 원인을 밝혀낼 수 없는 경우도 허다하다. 범위를 좁혀서 내과적 증세만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첫째, 복부 자체에서 발생하는 통증이다. 원인으로는 복막에 염증이 생긴 경우, 내장이 폐쇄된 경우, 복벽에 외상이 생긴 경우, 복부 혈관에 장애가 발생한 경우 등이 있다.

배 안쪽에서 전 내장을 덮고 있는 복막에 염증이 생기면 복통이 일어나는데 통증의 정도는 복막에 침입한 이물질의 종류와 양에 따라 다르다. 위나 십이지장 궤양이 터져 위산이 복강내로 흘러 들어갔을 때가 대장 천공으로 대변이 들어갔을 때보다 통증이 훨씬 심하다.

쓸개가 터져 내용물이 들어갔을 때보다는 급성 췌장염으로 그 내용물이 들어갔을 때가 훨씬 더 아프다. 여성의 골반 내염증과 같은 세균 오염 시에는 처음부터 가벼운 통증으로 복막염이 시작된다. 복막염에 의한 통증은 배를 누르면 더 심해진다. 배 전체가 판자처럼 딱딱해지고 부분적으로는 근육의 경직성 경련을 일으키기도 한다.

이에 반해 맹장염일 때 충수돌기가 뒤쪽으로 터지거나 위 또는 십이지장 궤양에서 후변의 소복막낭 속으로 천공됐을 때는 통증이 덜하고 복부 경직도 미미하다. 몸이 극도로 쇠약해 반응이 무뎌진 노인의 경우에도 통증을 거의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둘째, 몸의 다른 부위에서 원인이 발생한 방산통으로서 폐렴, 관상동맥폐쇄증, 척추 관절염에 의한 척추 신경근염, 고환염 등이 있다.

쓸개가 급격히 확장되면 우측 상복부에 통증을 일으키고 오른쪽 등과 어깨에도 방산통을 일으킨다.
췌장염의 통증은 누우면 심해지고 앉으면 덜해지므로 몸을 옆으로 구부린 채 앉는 것이 좋다.

소화가 안되거나 배가 아프면 위나 장에 병이 생겨 육안으로 볼 수 있는 구체적인 변화가 생겼을 것으로 단정하는 경우가 많다.

어떤 검사든지 정밀 검사를 하면 반드시 검사상의 이상이 나타나야 한다고 믿는다. 그러나 이는 질병의 한 면, 구조적 장애에 의한 질병만을 생각한 탓이며 질병의 또 다른 일면인 기능적 장애를 도외시한데서 오는 속단이다.

기능 장애란 불안, 공포 등 정서 장애나 심리적인 긴장상태에 의한 자극을 받은 자율신경이 장기의 기능에 장애를 일으키는 것이다.

특히 내부 장기는 자율신경의 지배 하에 운동과 기능이 조절되므로 만성적인 긴장 상태는 내부 장기의 기능 이상을 가장 잘 일으킨다.

정서장애나 스트레스는 복잡한 현대사회의 필연적인 부산물이며 가정적, 사회적으로 책임이 커지는 중년기에 더욱 문제가 된다. 따라서 기능 장애에 의한 질병은 중년기에 가장 많이 나타난다.

기능장애증후군 중에 과민성 장 증후군이 있다. 과민성 장 증후군은 만성적이고 자주 반복되는 복통의 가장 흔한 원인이다. 변비나 설사가 반복되며 주로 좌측 하복부에 통증이 온다. 술을 마신 후 아랫배가 아프고 화장실을 다녀오면 시원해지는 경우를 자주 본다.

방귀를 뀌거나 대변을 보면 복통이 가라앉는 경향이 있고 식사를 하면 바로 대변을 보아야만 하는 수도 있다.

장기간의 치료가 필요함을 인식하고 끈기로 임해야 치료가 가능하다. 진단을 할 때는 위나 장의 구조적 장애는 없다는 사실을 환자가 납득할 수 있도록 철저한 검사를 해야 한다.

주위 환경, 성격, 만성적인 정서 장애, 긴장과 불안 등이 모두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이들의 해소에 노력해야 한다.

음식은 섬유질이나 겨가 많은 것을 먹으면 대변의 무게가 무거워지고 대장의 운동이 개선된다.
콩으로 만든 음식이나 양배추 등은 창자 속에 가스를 많이 생기게 하는 음식이므로 피해야 하며 우유가 장에 맞지 않으면 곧 끊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