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홍섭 건설안전학회장, “건설사고 근본 원인은 불공정한 책임 체제”
안홍섭 건설안전학회장, “건설사고 근본 원인은 불공정한 책임 체제”
  • 신용승 기자
  • 승인 2023.09.14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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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건설안전학회, 제3차 ‘건설안전혁신포럼’ 성료
제3차 ‘건설안전혁신포럼’ 에 참가한 주요 관계자들이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국토일보 신용승 기자] 건설산업의 안전수준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각계 전문가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건설안전 분야의 유일한 전문학술단체인 (사)한국건설안전학회(회장 안홍섭)은 14일 킨텍스에서 ‘구조물 붕괴사고의 근본원인 및 방지대책’을 주제로 제3차 건설안전혁신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는 기존 공사단계의 수급자 중심 대책으로는 반복해 발생하고 있는 구조물 붕괴사고를 방지할 수 없고, 내재한 장애요인을 밝혀 이를 해소하는 접근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 안전 원칙에 입각, 기존 제도에 미비한 건설사업의 생애주기별 참여자 역할, 권한, 책임을 명확히 함으로써 관련 제도의 실효적 이행을 통한 붕괴사고의 근절과 건설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하고자 본 포럼이 마련됐다.

안홍섭 한국건설안전학회 회장은 개회사에서 “건설사고와 부실의 근본 원인은 불공정한 책임 체제를 혁신하지 못한 잘못된 제도에 있음에도 그럴듯한 무늬로 포장된 제도의 결정적 결함들이 간과돼 왔다”며 발주자뿐만 아니라 삼풍백화점 사고 이후에 지속돼 온 정부의 미온적 대응 태도를 지적했다.

윤영구 건설기술인협회 회장은 축사에서 젊고 유능한 인재들의 건설업 회피현상, 기술이 아닌 영업중심이 되어버린 입·낙찰제도, 컨트롤 타워가 부재한 건설생산시스템, 부정적인 건설산업 이미지 등 산업의 발전을 저해하는 고질적인 문제점들을 언급하며 우리가 겪고 있는  위기를 ‘충실한 기본’으로 극복하자고 강조했다.

이어진 주제발표에서 홍건호 교수(호서대학교, 건설사고조사위원회 위원장)는 ‘인천 검단 아파트 주차장 붕괴사고 현황과 기술적 원인’이라는 주제로 최근 국민의 지대한 관심을 받고있는 붕괴사고의 기술적 원인을 분석하고 재발방지대책을 제안했다.

먼저 지난 7월에 발표된 국토교통부 건설사고조사위원회 보고서 내용을 기반으로 붕괴사고 발생 과정과 기술적 원인을 제시하고, 재발방지대책으로는 무량판 구조의 구조안전 확보 방안, 특수구조 건축물 구조협력 범위 확대, 건축물 구조안전을 위한 책임주체 제도 정비, 구조검사 범위 확대 및 디지털매체 활용, 현장의 콘크리트 품질 확보 개선, 서중콘크리트 관리 강화, 동바리 구조검토 대상에 대한 가이드라인 개발, 설계 및 시공기준 간의 연계성 검토 정비 등을 제시했다.

유정호 교수(광운대학교)는 ‘구조물 붕괴사고의 직접원인, 간접원인, 그리고 인과관계’라는 주제로 724명의 건설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기반, 인천 검단 아파트 붕괴사고의 원인을 다양한 시각에서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유 교수는 직접원인을 건설관리시스템의 미작동으로 지적하고 숨겨진 원인을 찾기 위한 7가지 질문을 제시, 결론적으로 개인과 조직의 역량, 프로젝트관리체계의 적정 운영, 제도적 환경 정비, 사회적 요인에 대한 대응 등의 관점에서 해결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 발제자인 안홍섭 회장은 ‘건설사업 주체별 안전책무의 합리화를 위한 제도개선 방안’이라는 주제로 건설법제의 핵심오류 시정을 주장했다. 총체적 위기에 처한 건설산업의 현실진단을 사람의 문제가 아닌 상부구조의 문제로 인식해야 하며, 권한에 비례한 책임구현을 역설했다.

최근 물의를 빚고 있는 공공 주택공사의 경우도 제도적으로 발주자의 책무가 공정하게 규정됐다면 이렇게 허술하게 관리되지는 않았고 결국 발주자도 잘못된 제도의 희생자라는 것이다.

아울러 산업안전보건법과 건설기술진흥법 등에 분산돼 있는 건설안전관리 체제 이슈, 발주자의 역할 규정과 책임소재의 명확화에 대한 이슈를 향후 해결해야 할 과제로 제시했다.

한편 행사 막바지에는 김한수 세종대 교수를 좌장으로 장연환 국토부 사무관, 김의용 아리수엔지니어링 대표, 조춘환 DL이앤씨 상무, 이창우 천부건설 상무 등이 열띤 토론을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