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일보 현장25時] “不實… 호들갑 떨지 말고 基本으로 돌아가자”
[국토일보 현장25時] “不實… 호들갑 떨지 말고 基本으로 돌아가자”
  • 국토일보
  • 승인 2023.09.04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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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기 국토일보 안전전문기자/공학박사/안전기술사/안전지도사

부실공사는 어느 특정 분야에서 발생돼 생기는 것 아니다
부실공사 방지는 각 주체들 간 상호 유기적인 연계와 소통 필요

최 명 기 박사
최 명 기 박사

부실공사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현장의 목소리를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그런데 지금 돌아가는 형국을 살펴보면 부실공사를 실질적으로 방지하기 위한 것인지 아니면 보여주기식 쇼를 하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건설업계는 최근 연이어 발생하고 있는 부실공사로 인해 신뢰가 밑바닥으로 떨어진 상태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회와 건설관련 학회, 협회 등 단체에서는 긴급 토론회와 세미나 등을 개최하고 있다. 또한 국토교통부도 10월 중 대책을 발표하기 위하여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과 건설 관련 단체 등에서는 부실공사를 방지하기 위한 다양한 의견들을 쏟아내고 있다. 시스템과 제도가 미비해서 발생했다는 의견부터 시작해서 고질적인 불법 재하도급, 최저가 공사비, 공사기간 부족, 외국인 기능공, 감리 역할 수행 부족, 전관예우 등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러나 부실공사는 어느 한 가지 요인에 의해서만 발생한 것은 아니다. 건설산업 전반적인 측면에서 검증 시스템 작동이 제대로 되지 않아 발생한 것이다. 작동이 되지 않는 이유에 대해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보고 썩은 환부를 도려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일부 현장 관계자들은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청취하면 답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지금 흘러가는 상황을 보면 현장 목소리와는 전혀 다른 딴 세상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불만을 제기한다. 이러다가 국토부가 10월경에 내놓을 부실공사 방지대책이 산으로 가는 것은 아닌지를 우려하고 있다.

시스템이 원활히 작동되지 않은 원인은 살펴보면 설계, 입찰, 시공, 감리, 유지관리, 발주자. 외적환경요인 등 여러 가지 이유에 기인하고 있다. 현장 관계자들이 이야기하고 있는 부실공사 요인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이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 없이는 부실시공을 결코 막을 수 없다.

설계과정에서 부실공사가 발생하는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다. 개략적으로 살펴보면 부족한 설계대가, 설계기간 부족, 설계자의 자질부족, 설계의 재하도급에 의한 품질저하 등을 들 수 있다. 또한 구조해석 결과와 도면․ 시방서․ 보고서 등의 불일치, 설계사들의 영세성, 설계품질 확보를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 미흡, 구조기술사와 건축사 영역 불명확, 구조설계․도면․감리 업무의 일괄 수행 부족 등에 기인하고 있다.

입찰과정에서는 기술보다는 가격위주 저가 입찰, 평가위원 전문성 저하, 평가방법 부실, 특정업체에 유리한 입찰방식, 평가위원 로비에 의한 선정, 발주자 전관 활동 등이 부실공사를 유발시키고 있다.

시공과정 중 시공사 측면에서 부실공사가 발생하는 요인은 공사비 저가 수주, VE에 의한 공사비 감소 관행, 공사기간 부족, 무리한 공기단축(속도전), 불법 다단계 재하도급 등이 있다. 또한 도면 및 시방서 준수 미흡, 부실한 품질시험과 품질관리, 미숙련공 및 외국인 근로자 고용, 기상 대처 미흡에 따른 우중 콘크리트 타설, 부적합한 공법 선정, 구조물의 안전성 고려 미비, 기술역량(구조, 골조, 마감) 부족, 현장관리인력 적정 배치 미흡, 경영책임자의 과도한 이윤 추구, 자체 전문성 강화보다는 외주화, 자동화․로봇화․무인화․디지털화 등 스마트 기술 도입 미흡, 현장보다 서류에 치중하는 다양한 요인들에 의해 부실공사가 발생하고 있다.

이외에도 자재 납품업체들의 도면․시방과 다른 자재와 같은 불량자재 납품, 부실업체 걸러내지 못하는 조달체계, 부실한 지역 중소기업 우대에 따른 품질저하, KS 인증 심사조건과 제품 불일치 등의 요인이 있다. 또한 품질시혐 대행기관들의 경우 허위성적서 발급, 저가 품질시험 수주에 따른 형식적 품질시험 등도 부실공사를 유발하고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감리과정에서는 저가수주에 따른 감리대가 부족, 감리인력 적정 배치(건축) 부족, 감리원 역량 부족(구조지식 등), 감리원 고령화 등이 있다. 또한 감리업무에 안전과 품질에 상반되는 공정관리 과업 부여, 부실 하도급 관리 소홀, 감리원 양성체계 미흡(도제식), 경영책임자의 과도한 이윤 추구, 감리등급(특급) 산정의 문제, 공종별 감리 배치 미흡(구조, 자재, 구조 등), 감리 발주․관리․대금 체계 미흡, 감리업무 수행 환경 조성 미흡 등의 요인에 의해 부실감리가 이뤄 질 수밖에 없다.

유지관리 단계에서 수행되는 안전점검이나 안전진단의 경우에는 안전점검 과업의 저가 수주, 부실한 안전점검 수행, 재하도급 성행, 전문인력 역량 부족 등에 따라 부실 안전점검이 이뤄진다.

민간이나 공공 발주자들이 행해오던 기존의 관행도 부실공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저가 입찰 발주, 발주기관 직원 전문성 저하, 자체 사업 수행보다는 도급․ 용역․ 위탁에 의존하는 경향, 기술직과 관리직 차별, 인원부족, 발주자 처벌 미흡 등이 있다. 또한 사업부서 간 협업보다는 칸막이 벽 형성, 직업윤리와 책임감 결여, 전관예우에 따른 역량 발휘 미흡, 설계변경과 물가변동 ES에 대한 적절한 조치 미흡, 품질확보 된 후분양제 도입 미흡 등에 의해 부실공사를 유발하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상기에서 살펴본 공사관계자들의 직접적인 요인 외에도 간접적인 외적요인에 의해서도 부실공사가 발생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사법부의 감시와 처벌 제도 미흡과 더불어 이행력 부족을 들 수 있다. 또한 사법부(재판부) 온정주의 판결, 사고 발생 시 책임 경감, 변호사 소송 부추김, 징벌적 손해배상 도입 미흡 등으로 인해 부실공사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건설기술인의 경우 전문역량 미흡, 부실공사에 대한 책임의식 결여, 자기계발 부족, 기술인으로서 자신감 부족 등의 문제가 있다. 건설기능인들 또한 기능경력 등급제 미흡, 기능능력 수준 저하, 차별임금제 미실시, 외국인 근로자 채용(소통, 기능)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부실공사 방지는 요원한 실정이다.

건설기술 교육기관의 경우 안전품질 관련 실무교육 부족, 실습부족과 강의식 위주 교육, 실무능력 해결을 위한 교육 부족, 기술인에게 기능내용 교육 미흡 등이 있다. 또한 교육강사 수준과 질 저하, 코로나로 인한 동영상 강의로 역량향상 효과 미흡, 현장 맞춤형 교육 부재, 형식적 교육 인식 팽배, 교육성과 현장반영 측정 미흡 등에 따라 부실공사를 유인한 측면도 있다.

기술관련 단체의 경우에도 특정업계의 이익 추구 극대화, 회원보다는 본회 이권 추구, 정부정책 동조와 전문단체로서 역할 미흡 등도 반성해 볼 필요가 있다.

대학이나 연구기관도 사실 문제가 많은 편이다. 실무능력 해결보다는 이론에 치중하고 있다는 점과 학계와 업계 간 로비의 장으로 변질된 부분도 한몫하고 있다. 전문가로서 신뢰도 저하와 실무능력 인재(구조) 양성 미흡 등도 향후 해결이 필요한 부분이다.

입주자나 사용자의 경우에도 집값 하락 우려로 알면서도 안전을 무시하거나 나만 아니면 된다는 인식을 부실공사를 방조한 측면이 있다.

정부는 일회성 정책과 근본적 해결방안 마련 미흡, 형식적 안전품질 점검, 인허가기관 전문성 저하, 기관장 치적을 위한 공기단축과 공사비 저가 수주 강압, 예산절감 위주 정책 수행 등에 의해 부실공사가 유발된 측면도 있다.

정치권인 국회도 평소에는 무관심하다가 사고만 나면 관심을 표명하는 점을 반성해야 한다. 또한 법만 만들면 해결된다는 인식과 근원적인 해결보다는 개인의 정치적인 치적 쌓기에 사건사고를 활용하는 것을 금해야 한다.

시민단체는 비판만 하고 대안마련 부족, 권력의 들러리나 권력 눈치보기, 사전 감시체계 미흡, 이권 단체로 전락한 부분에서 하루속히 벗어날 필요가 있다.

언론 또한 사고발생 시에만 관심을 갖는 것에서 벗어나야만 한다. 그 외에도 기사내용에 대한 전문지식 미흡, 전문가로 나온 패널들의 전문성 부족, 부실내용에 대한 과도한 공포 분위기 조성도 지양할 필요가 있다.

부실공사가 발생되는 원인은 어느 한 특정 분야만의 문제는 아니다. 부실공사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각 주체들 간의 상호 유기적인 연계와 소통이 필요하다. 어떤 한 곳에서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그 피해가 최소화 되도록 이중 삼중의 안전장치를 새롭게 갖추도록 시스템을 개선하고 운영해야 한다.

부실공사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또한 안전과 품질을 준수하는 건설문화의 토양을 새롭게 조성할 필요도 있다. 이를 위해서는 건설공사 관련 주체들의 반성과 뼈를 깍는 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