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리뷰] 리더의 역할
[기자리뷰] 리더의 역할
  • 조성구 기자
  • 승인 2023.08.18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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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일보 조성구 기자] 한전산업개발 신임 대표이사에 함흥규 사장이 선임됐다.

한전산업개발은 화력·원자력·수력 등 발전설비의 운전과 정비, 전력설비 공사 등을 영위하는 종합에너지 기업이다. 신재생에너지 업종으로도 역할을 넓혀 대규모 태양광발전소 건립 등을 추진하며 다양한 에너지사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한국전력공사 전액 출자 공기업으로 출발한 한전산업개발은 1996년 현재 상호로 변경하고 2003년 한국자유총연맹이 경영권을 인수하면서 민간회사로 전환됐다. 하지만 현재도 한국자유총연맹 31%, 한전이 29%에 달하는 지분을 보유해 정부의 입김이 회사에 일정부분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사장 인사를 두고 일부 언론들이 이른바 '무자격·낙하산' 인사 이슈를 다시 끄집어 낸 이유다.

사실 함흥규 사장의 이력만을 보고 한전산업개발 사장직과 결을 같이 하느냐고 묻는다면 선뜻 동의하기 어렵다.

법학과를 졸업한 함 사장은 국제법 전공으로 석사 학위를 취득하고 이후 국가정보원 정보처장과 감찰처장 등을 역임했다. 지난 2022년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전문위원으로도 활동했다. 에너지 업계와의 전문성은 찾기 힘들다.

비슷한 사례가 있다. 지난해 12월 초 최연혜 한국가스공사 신임 사장이 취임했다. 당시 최연혜 사장도 에너지 분야의 전문성이 도마에 올랐다. 철도대학 총장, 철도공사 사장을 거친 철도 전문가가 "어떻게 가스공사를 이끌겠냐"는 의문이었다. 

하지만 세간의 우려와는 달리 최 사장 취임 이후 가스공사의 행보는 나쁘지 않다는 것이 현재 일반적인 평가다. 사장 취임을 반대하던 노조와의 갈등도 원만하게 합의했고, 눈치보지 않는 과감한 혁신으로 조직에 새로운 활기도 불어넣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한전산업개발의 현재 사업 청사진은 그렇게 낙관적이지 않다. 주 업(業)인 석탄화력 발전·운전 정비, 회처리설비 업무, 배연 탈황설비운전 업무 등은 기후 환경 이슈, 미래 클린 에너지 정책 등에 적합하지 않다. 신임 사장의 역할과 방향 제시가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최근 열린 기자간담회에 함흥규 신임 사장은 "자신이 한산(한전산업개발)의 제1호 세일즈 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많이 들었던 윤석열 대통령이 언급한 세일즈 철학이었다. 신임 사장은 "자신은 누구보다 한산의 성장을 위해 열심히 뛸 것"이라고 강조했다.

"퇴임할 때 즈음 어떤 사장으로 기억되고 싶냐"는 질문에는 "똘똘 뭉쳐 '으쌰으쌰'했던 형님같은 사장으로 기억되고 싶다"고도 강조했다.

조직의 성장과 퇴보는 조직의 공동 노력보다 어쩌면 부지런하고 능력있는 '리더의 몫'일 수도 있다. 함흥규 사장의 답변이 그의 퇴임식에서도 유효하길 진심으로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