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부실공사... 전문직종 실무 재교육부터 시작하자
[기고] 부실공사... 전문직종 실무 재교육부터 시작하자
  • 국토일보
  • 승인 2023.08.14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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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철 박사 / 토펙엔지니어링 해외사업 부사장
신 규 철 박사
신 규 철 박사

(국토일보)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건설현장 붕괴사고로 촉발된 부실공사 이슈는 이제 걷잡을 수 없는 건설산업 전체의 불신문제로 퍼져 나가고 있다. 이런 부실공사의 원인은 철저히 규명돼야 하며 그 대응방안 역시 모든 방면에서 구체적으로 강구돼야 한다.

하지만 현실적인 문제는 지금도 전국의 수많은 건설현장에서 다양한 공사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부실공사의 원인이 설사 규명된다고 하여도 전국의 건설현장에서 당장 어떠한 직접적인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에 지금의 문제가 있다.

과연 무량판 슬라브 한 공종의 배근만이 문제인가? 전반적인 건설과정이 글로벌 수준으로 잘 되고 있다고 할 수 있는가?

이번 부실공사의 논의 과정에서 등장하는 건설 프로세스는 시공 이전의 설계단계, 시공단계, 감리단계 등으로 크게 나눠 볼 수 있다. 더 구체적인 전문영역으로 나누자면 건축설계, 구조설계, 종합건설업, 골조전문건설업, 그리고 감리업 등이 현재 등장하는 전문직종이며 각 전문직종 단체가 역할과 책임을 나눠야 하는 실무상의 업무들로 파악된다.

지금의 당면 문제는 각 전문직종의 실무적인 개선을 어떻게 즉각 만들어 나가는가의 이슈에 있다고 본다.

현재 건설과정의 기술인력과 각 공종별 기능인력들이 적법한 자격과 능력을 갖췄다고 해도 건설기술의 발전과 주변 건설환경의 변화에 따라서 실무재교육을 받아야 하며 지금 사태는 그런 측면에서 매우 미흡한 상황으로 판단된다.

특히 건설기능인력의 부족과 기본 기능의 검증은 각 현장이 스스로 해결할 문제를 넘는 건설 전반의 제도 정책적인 문제라는 점에서 더욱 시급한데도 지금도 계속 철근배근은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나 핸드폰의 생산과정에서 이 정도의 문제가 제기된 적이 있는가를 생각해본다.

해당 설계과정이나 부품과 생산의 품질은 그 업종의 전문성이며 최종제품을 사용자에게 전달하는 책임은 단일 책임생산주체이다. 이를 위해 생산과정 내의 모든 기술과 기능의 참여자, 기술력이 최종제품 만족도와 글로벌 수준의 브랜드 만족도까지를 제공하기에 사용자는 기꺼이 가격에 대응하는 신뢰기반의 구매를 한다고 본다.

전국민 앞에서 아파트의 설계-시공-감리 오류를 밝히면서 각 전문직종단체는 그 과정상의 문제 지적과 함께 전문분야 내부 간의 업역확대를 위한 다툼으로 사회적 책임보다는 볼썽사납고 비전문적이며 또한 비윤리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도면을 볼 줄 모르는’이라고 뉴스에 언급될 때 그 주체는 수십년간 그 분야에 참여한 전문가와 전문조직이었다. 도면은 기술분야의 소통을 위한 기술언어이다. 자신들의 기술적 언어와 소통, 그리고 그에 따른 이행이 부족했다고 하는 전문조직에게 국민은 어떤 신뢰를 줄 것이며 당장의 개선방안은 무엇인지를 건설인으로서 자문하고자 한다.

하지만 이제는 전문직종단체에게 새로운 과제가 대두됐다고 본다. 그동안 어떠한 전문성과 과정상의 미흡함이 있었고 실무재교육을 통해 이런 문제의 개선방안이 무엇인가에 대해 구체적인 해결방안을 제시할 단계로 넘어가야 한다.

마치 전문직종 내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는데 상대방의 문제로 이런 부실공사 사태가 발생한 듯한 방관적인 태도라면 더욱 전문성과 윤리성을 의심받아야만 할 것이다.

기능인력 노동시장의 3국인을 포함한 현실적 수급 및 육성-검증 문제, 건설기술자의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과 실무 연관성이 있는 적절한 건설기술자의 양성의 문제, 감리라는 역할의 인력양성과 업무범위 그리고 그런 명칭의 실제 계약적 존재여부 문제 등 다양한 이슈들에서 전문직종 단체는 해야 할 많은 과제를 이미 부여 받았다고 할 수 있다.

각 전문직종의 단체는 이미 발견된 문제점 만으로도 이제는 모든 것을 다 아는 척, 할 수 있는 척하는 위선의 시대가 지나가고 있음을 토로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

전문직종단체의 당면과제는 신속한 문제의 진단과 개선방안으로서 실무재교육을 통해 국민의 신뢰를 새롭게 구축하고 타 전문직종에게 필요한 실무재교육을 제공해 공종간 협업과 통합적 관리가 근본인 건설산업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것이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