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청주 오송 궁평2 지하차도 침수사고 현장을 가다
[르포] 청주 오송 궁평2 지하차도 침수사고 현장을 가다
  • 김현재 기자
  • 승인 2023.07.17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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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재해 아닌 총체적 인재다”
오늘(17일) 궁평2 지하차도 침수사고 현장 모습.
2023년 7월 18일 오전 기준 14명의 사망사고가 발생한 오송 궁평 지하차도 입구 전경. 

[국토일보 김현재 기자] “참담합니다. 정부는 대체 미리 대응 안하고 뭐 했나요? 이번 홍수로 피해를 본 주변 마을 사람들에게 빠른 도움의 손길이 필요합니다.”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이곳에서 만난 마을 주민에게 지난 15일에 일어난 궁평2 지하차도 침수사고에 대해 묻자 주민은 열분을 토하며 강하게 말했다.

그는 “미호천교의 제방이 제대로된 보수·보강이 안돼 일어난 사고다”며 “이런 무능한 정부 대응에 불안하며 이로 인해 목숨을 잃은 사망자와 주변 마을 사람의 피해는 누가 책임질 것인가”라며 속상함을 토로했다.

아울러 그는 “지금까지 청주는 많은 비가와도 홍수로 인한 피해는 없었다”며 “이번 홍수 피해로 인해 마을 사람들 대부분은 집을 포기하고 살기 위해 도망치듯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다른 주민은 “치워도 치워도 다들 나이가 많은 어르신들이라 무거운 물건은 그대로 집안에 있고 가벼운 물건만 치우고 있네요”라고 하소연했다.

궁평2 지하차도 침수사고 근처 현장을 가봤다. 현장 주변은 태풍이 쓸고 지나간 듯 아수라장이었다. 침수사고 현장 입구에는 수많은 구조대원과 경찰, 군 관계자 등이 숨 가쁜 숨소리로 현장을 대응했다.

구조대원들은 뜨거운 햇빛 아래 폭우처럼 쏟아지는 땀을 흘리며 구조작업을 진행하고 입구 주변은 숙연한 분위기에 생존자의 기적적인 소식만 기다리는 현장 작업자들과 취재진들로 가득했다.

앞서 지난 15일 오전 8시 40분경 오송읍 궁평 제2지하차도가 갑자기 불어난 물에 침수되면서 시내버스 등 차량 10여 대가 침수됐다. 현재까지 파악된 오송 궁평 지하차도 침수 사고 사망자는 13명, 부상자는 9명이다.

이번 침수사고와 관련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어제(16일) 사고 현장을 방문해 실종자 구조와 복구 작업에 힘쓰고 있는 소방·경찰·군 관계자 등을 격려하며 “신속한 사고 수습에 최선을 다해 줄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어 “비극적인 사고가 발생해 참담한 심정이고 유가족에게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정부도 신속한 구조·복구와 피해 최소화를 위해 유관기관과 협력해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미호천교의 미흡한 제방 보수·보강으로 피해를 본 주변 마을 사람은 국토부와 지자체의 늦장 대응과 사고 이후 조치에 대해 강하게 지적했다.

그는 “여름 장마철에는 배 이상의 대비를 해야 큰 사고를 막을 수 있다”며 “미호천교 제방의 부실한 보수·보강은 더욱 말이 안 되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