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의 날 특집 인터뷰] 국토교통부 정채교 철도안전정책관에게 듣는다
[철도의 날 특집 인터뷰] 국토교통부 정채교 철도안전정책관에게 듣는다
  • 김현재 기자
  • 승인 2023.06.2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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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안전체계 선진화 방안 마련
탄소중립·자율주행 등 핵심 역량 집중”

‘스마트 유지보수 마스터 플랜’ 수립ⵈ 사고·운행장애 시 신속 대응
무선급전시스템 국제표준 제정ⵈ 안전환경 조성·해외시장 선점
철도시설 종합정보시스템, 하반기 가동ⵈ 건설·점검 등 전 생애주기 관리

[국토일보 김현재 기자] “지난해 1월 KTX 탈선사고를 시작으로 세 차례의 여객열차 탈선사고와 코레일 작업자 4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철도안전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와 불안감이 심화돼 왔습니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철도안전체계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올해 1월 철도사고를 획기적으로 줄이기 위해 ‘철도안전 강화대책’을 발표했으며 세부적인 추진 과제를 발표하고 있습니다.”

신호장치 및 운전자 과실 등에 따른 열차탈선 사고는 상상을 초월하는 인명사고를 유발, 국민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국가의 핵심정책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지난 10년간 지속적으로 감소해오던 철도사고는 지난해부터 증가세로 반전됨에 따라 근본적인 대책이 요구되고 있는 이 때 철도의 날 특집 기획 일환으로 정채교 철도안전정책관을 통해 정부의 철도안전 정책을 들어봤다.

- 올해 철도안전정책 중점사항은.
▲ 대한민국은 2004년에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고속철도를 도입해 고속철도를 본격적으로 운영하기 시작했다. 또한 세계에서 네 번째로 자체기술을 통해 제작한 고속열차(KTX-산천)를 운행하는 등 고속철도 수입국에서 원천기술 보유국으로 발전했다.

철도 이용객 수는 꾸준히 증가해 고속철도가 처음 개통된 2004년 첫 해 고속철도 이용객 수는 2,000만명에 불과했으나 지난해에는 연간 8,800만명으로 2004년 대비 4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그만큼 철도안전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은 매우 높아진 상황이다.

하지만 지난해 1월 KTX 탈선사고를 시작으로 세 차례의 여객열차 탈선사고와 코레일 작업자 4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철도안전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와 불안감이 심화돼 왔다. 지난 10년간 지속적으로 감소해오던 철도사고는 지난해부터 증가세로 반전됨에 따라, 근본적인 대책이 요구됐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철도안전체계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올해 1월에는 철도사고를 획기적으로 줄이기 위해 ‘철도안전 강화대책’을 발표했으며 세부적인 추진 과제를 발표하고 있다.

지난해 오봉역에서 발생한 수송원 사망사고와 같은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내년까지 8개역 10개소에 무선 차량정리 시스템을 도입하고 2025년까지 20개역의 수동식 선로전환 장치를 자동방식으로 개량하는 차량 사이 끼임사고 등 위험성이 큰 화물역 구내 차량정리 작업의 안전강화 대책을 지난 3월 발표했다.

이어 고속열차가 다니는 일반선도 고속선 수준으로 관리를 강화하는 방안 또한 발표했다. 일반선 구간에 KTX가 지나는 경우 일반선용 레일과 고속열차 차륜 형상이 달라 표면결함이 증가하는 문제가 발생해 강도, 경도, 저항력이 큰 고속용 레일로 교체하게 된다면 운행 안전성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차량의 고속화, 선로연장의 증가 등 빠르게 변화하는 철도환경에 대응해 유지보수 체계를 기계화·첨단화하는 ‘스마트 유지보수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고 사고 및 운행장애 발생 시,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관제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강화할 계획이다.

한편 최근 철도사고에서 지속적으로 문제가 제기된 관제, 시설유지보수 등 철도안전체계를 국제 컨설팅을 통해 원점에서 심층진단하고 올해 7월까지 근본적인 개선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 철도 무선급전기술 국제표준 제정 추진 계획은.
▲ 철도시스템은 그동안 가선을 통해서만 전력공급이 이뤄지는 전차선 급전방식으로 고전압에 따른 감전 사고위험 등이 있었다. 무선급전 방식은 철도차량에 무선으로 전력을 공급해 주는 기술로 전차선 급전에 비해 안전성이 향상되, 전차선 접촉에 의한 분진과 소음이 없어 도심환경이 개선되는 등 괄목할 만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이에 국토부는 국제표준을 통해 관련 기술을 선점하고자 한국철도기술연구원, 한국과학기술원과 2018년 12월 IEC(국제전기기술위원회)에 철도 무선급전시스템 상호호환성과 안전성 관련 국제표준안을 제안했고 지난 3월 정식작업그룹(PT, Project Team)으로 승인됐다. 우리나라는 타원형 코일방식을 제안하고 있으며 이 방식은 유럽 등에서 개발한 원형 코일방식보다 비용을 절반 이하로 낮출 수 있다.

향후 무선급전시스템이 국제표준으로 제정되면 무선급전시스템에 대한 철도 차량과 시설 간의 상호호환성을 확보하고 전자파로부터 안전한 환경이 조성되는 등 철도무선급전 기술 상용화의 기반이 될 것으로 예상되며 우리나라가 철도 무선급전기술을 선도하고 해외시장을 선점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탈선사고 및 부품 파손 대응방안은 무엇이 있는지.
▲ 열차의 탈선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차량·선로 등에 각종 안전장치가 설치돼 있다. 예를 들어 고속차량에는 기준치 이상의 진동이 발생하는 경우 이를 감지하는 탈선방지 시스템이 설치돼 있으며 선로에는 폭염에 따른 레일변형 예방을 위해 레일온도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검지장치 등 안전시설 등이 설치돼 있다.

하지만 지난해 달리던 KTX의 차륜이 파손되면서 차량이 탈선하는 사고가 발생했고 최근에는 화물열차의 차축과 베어링이 과열로 파손, 탈선하는 사고가 발생함에 따라 안전을 획기적으로 강화시킬 수 있는 정책들을 추진할 필요성이 있다.

이에 따라 차륜검사 강화를 위해 입체초음파 탐상장비를 도입해 검사의 정확도를 제고하고 검사전문인력을 양성할 계획이다. 또한 화물열차가 운행하는 일반선로에 차축 과열을 검지할 수 있는 안전시설을 설치하고 베어링 분해정비 인적오류를 감소시키기 위해 신품으로 교체하는 방안을 추진 중에 있다.

아울러 차량 제작 시에 적용되는 국내 기술기준 및 표준의 선진화를 위해 고속차량 차륜·차축 등 주행장치에 대한 기술기준을 유럽수준으로 대폭 강화할 예정이며 철도차량 주요장치에 대한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이상상태를 자동으로 검지해 안전사고를 사전에 예방을 할 수 있는 기술개발을 지원할 계획이다.

- 노후 철도역사 개선사업 추진 계획은.
▲ 철도역은 건설 당시 이용객 수요에 대한 전망을 토대로 이동·대기공간의 면적과 편의시설의 수 등의 규모를 산정해 설치되고 있으나 개통 이후 시설의 노후화, 주변 지역의 변화로 인해 증개축, 출입구 신설, 이동편의시설 확충 등 시설개선 요구가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노후 철도역사에 대한 시설 개선사업을 통해 안전을 확보하고 이용자 편의시설 확충을 도모하고 있다.

지난 2019년부터 노후도, 혼잡도 등을 바탕으로 시설 개선이 시급한 역사를 선정해 지자체 협의 등 사업 절차를 추진해 오고 있다. 대표적으로 설계 진행 중인 31곳 중 천안역·광주송정역·정동진역 등 10개 역사는 올해 설계를 마무리하고 공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국토부는 국민들이 철도 서비스의 시작점과 끝점인 철도역사를 안심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노후 철도역사 개량을 조속히 추진할 계획이다.

- 철도안전 관련 산업계에 보내는 메시지.
▲ 국토부는 철도안전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뿐만 아니라 철도산업 체질을 개선하기 위해서도 R&D를 통한 원천기술의 국산화 및 첨단화에도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다.

먼저 대표적으로 R&D 예타로 2025년까지 철도차량부품 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데이터 기반 철도안전 관리 등 스마트 철도기술 분야 및 친환경 수소철도 등 탄소중립 분야, 하이퍼튜브, 열차 자율주행시스템 등 수송능력 향상 분야 등을 핵심분야로 삼고 장기적인 관점으로 민간의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국가 철도시설물의 건설, 점검, 유지보수, 개량 등 철도시설의 전 생애주기에 걸친 이력정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철도시설 종합정보시스템(RAFIS, RAil Facilities Information System)을 구축 중에 있으며 이달까지 시범운영을 통한 시스템 성능을 검증하고 올해 하반기 개통할 예정이다.

또한 철도산업 육성 및 글로벌 철도강국 도약을 위해 제2철도관제센터, 시험선로, 시험인증센터 등 실증 인프라와 연계한 국가철도클러스터(국가산업단지) 조성을 추진 중이다. 지난 3월에 오송 철도산업클러스터가 국가산업단지 후보지에 선정됨에 따라 2028년까지 사업완료를 목표로 적극 추진하겠다.

철도기술 발전을 위한 연구개발로는 대표적으로 시속 1,200km의 구현이 가능한 초고속 이동수단인 하이퍼튜브 기술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관으로 예비타당성 조사가 진행 중에 있으며 2025년부터 사업에 착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